‘삼체’ 젊은 예원제 박사, 배우 진 쳉 향한 궁금증
이야기도, 배우도, 새로워서 더 매력적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체’가 지난 3월21일 공개 이후 역사와 철학을 뒤섞은 묵직한 SF 장르의 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방대한 분량의 중국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서구의 시선을 더해 재해석해 더 확장한 이야기로 호평을 얻고 있다.
SF 장르의 드라마와 영화가 넘치지만 ‘삼체’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주인공이 외계의 문명을 자발적으로 지구에 불러 들인다는 설정을 통해 기존 공상과학 장르의 작품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3개의 태양을 지닌 행성에 사는 외계 문명 ‘삼체’를 지구로 이끄는 인물, 다름 아닌 문화대혁명 시절 부친을 잃은 천재 예원제이다.
젊은 예원제는 ‘삼체’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주인공. 1966년 문화대혁명 당시 공개 비판 집회에서 홍위병들에 의해 부친이 사망하는 상황을 목격한 예원제는 당시의 충격으로 세상을 향한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가치관을 형성한다.
젊은 예원제를 연기한 배우는 중국계 신인 배우 진 쳉(Zine Tseng). 국내 시청자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낯선 배우다.
실제로 그는 ‘삼체’ 이전에 출연한 작품이 단 두편의 단편영화에 불과할 정도로 인지도가 거의 없는 연기자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삼체’에 푹 빠진 국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배우 역시 예원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진 쳉이다. 부친의 죽음, 모친의 배신을 목격한 그는 내몽골의 벌목장에서 고된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연민을 자극하고, 천재성을 인정받아 중국의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습으로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예원제는 태양을 이용하면 전파를 더 먼 우주로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몰래 외계 문명이 보낸 전파에 회신한다. 지구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결국 외계 문명이 지구를 점령하도록 도우면서 비밀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숨 가쁘게 휘몰아치는 예원제의 이야기는 진 쳉을 통해 더욱 드라마틱하게 표현된다.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의 눈동자에서는 극중 예원제가 처한 비극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무엇보다 예원제의 선택은 지구를 위협하는 종말의 위기를 몰고 오지만, 시청자들이 그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데는 설득력을 갖춘 진 쳉의 탁월한 연기력 덕분이기도 하다.
진 쳉은 1994년생으로 ‘삼체’ 이전에 단편영화 ‘러닝 잉글리쉬'(Learning English)와 ‘온 어 윔'(On a Whim)로 경력을 쌓은 신인이다.
‘삼체’의 또 다른 주인공인 중국계 배우 제스 홍처럼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연기자이지만, 제작진의 까다로운 눈을 통과해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돼 극을 이끌었다.
진 쳉의 인지도는 그의 개인 SNS에서도 확인된다. ‘삼체’ 공개 직전 팔로워가 1만명도 되지 않았지만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