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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와 ‘밤양갱’은 대중의 ‘놀이’가 됐다

#장면 하나.

영화 '파묘'의 포스터(왼쪽)를 한 관객이 본 따 만든 스페셜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의 포스터(왼쪽)를 한 관객이 본 따 만든 스페셜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최근 700만 관객을 넘어 800만명에 육박한 ‘파묘’의 제작진은 영화의 포스터를 상징화한 스페셜 포스터를 공개했다. 한 관객이 실제 포스터를 본뜬 ‘팬아트’로,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온라인상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페셜 포스터는 실제 포스터 속 인물들이 묘를 들여다보는 사이 그들의 얼굴 사이에 자리한 빈 공간이 한반도를 상징하는 듯 보이는 것을 더욱 뚜렷하게 형상화했다.

이는 영화가 담아낸 항일 메시지와 주제를 매우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온라인상 크게 회자되고 있다.

#장면 둘.

강렬하고 힘찬 음색으로 팬덤을 쌓아온 가수 비비는 ‘밤양갱’이라는 노래로 한창 새로운 이미지를 쌓아가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왈츠풍 리듬의 엇박자 위에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등 경쾌하고 발랄한 노랫말과 보컬로 ‘음원강자’ 아이유를 제치고 각종 음원 순위 사이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이에 유튜브 등 SNS와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일명 ‘커버송’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효리와 최유리 등이 노래를 따라부르는 영상은 물론 노랫말을 쓰고 멜로디를 지은 장기하와 고 김광석의 목소리를 AI(인공지능)로 재생한 영상까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두 장면은 최근 영화와 가요 등 대중문화 콘텐츠가 대중적 인기를 얻는 배경의 한 가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각 작품의 힘에 얹힌 대중의 ‘체험’ 또는 ‘참여’이다.

‘파묘’는 연출자 장재현 감독 등 제작진이 극중 곳곳에 숨겨놓은 이른바 ‘미끼’와 ‘떡밥’ 또는 ‘사소한 정보’를 뜻하는 ‘트리비아’와 ‘숨겨진 메시지’를 의미하는 ‘이스터 에그’ 등을 둘러싼 많은 관객의 해석을 낳고 있다.

‘0301’(3·1절)·‘1945’(해방 연도)·‘0815’(광복절) 등 극중 인물들의 차량 번호나, 실제 독립운동가인 윤봉길·김상덕·고영근·이화림 등에서 따온 캐릭터 이름 ‘봉길’(이도현)·‘상덕’(최민식)·영근(유해진)·화림(김고은) 등을 비롯해 적지 않다.

감독과 제작진은 이에 관해 개봉 이전에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관객과 누리꾼은 세밀한 영화 관람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잡아채 마치 놀이하듯 다양하게 변주하며 해석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파묘’의 장재현 감독과 함께 관객과 만나 “관객들이 ‘파묘’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도대체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변화할 것인가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한 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밤양갱'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이끌어낸 비비. 사진제공=필굿뮤직
‘밤양갱’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이끌어낸 비비. 사진제공=필굿뮤직

노래 ‘밤양갱’으로 향하는 관심 역시 대중의 적극적인 ‘체험’과 ‘참여’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밤양갱’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토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함께 즐기고 있다. 이미 일부 노래가 ‘커버송’은 물론 동영상을 통해 안무 동작을 따라하는 등 가수들의 움직임을 따라하는 ‘챌린지’ 영상 등에 기대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다만 최근 AI를 활용한 ‘커버송’ 영상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우려도 제기된다.

‘밤양갱’의 경우 양희은, 아이유, 이무진 등 실제 가수들의 음성을 AI에 덧입힌 영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에 저작권 침해와 목소리를 악용한 범죄 발생 등에 관한 우려가 나오면서 관련 사안에 대한 더욱 세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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