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아이유’ 비비, ‘밤양갱’의 달디단 인기 질주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ㄹ’ 받침과 ‘밤양갱’의, ‘o’ 받침이 이어지면서 경쾌하고 발랄한 감성을 한껏 자아낸다. 청순한 듯 귀엽고, 통통 튀는 듯 부드러운 보컬은 사랑스러운 느낌을 안겨준다. 왈츠풍 리듬의 엇박자가 이를 더욱 짙게 한다.
‘달디단’ 사랑 노래인가 싶더니, ‘달디단’ 사랑 끝에 찾아온 이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마냥 슬프지 않아서 오히려 밤양갱의 달콤함에 빠져들며 이별의 아픔을 순식간 지워내는 청춘의 발랄함이 묻어 나온다.
‘진수성찬을 차려주는 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우리가 노나 먹었던 양갱이 하나가 더 생각나더라. 우리 했던 사랑이 초라한 게 아니라 양갱이가 완전 대단한 걸지도 몰라’라는 노래 소갯말도 이를 제대로 보여준다.
양갱은 팥을 주 재료로 설탕, 물엿, 한천 등을 섞고 졸여 만든다. 여기에 밤을 넣으면 ‘밤양갱’이 된다.
가수 비비가 최근 이를 소재로 한 ‘밤양갱’을 내놓고 온라인 음원 순위 정상을 휩쓸고 있다. 간식거리로서 양갱 또는 밤양갱에 대한 관심도 높이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아가 ‘음원강자’로 군림해온 아이유의 신곡을 제치며 대중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노래는 2019년 강렬한 터치의 음색으로 무장한 듯 보였던 비비의 새로운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비비는 데뷔곡 ‘비누’로부터 ‘조또’, ‘불륜’ 등 눈길을 끄는 제목과 감성을 강하게 꽉 채운 보컬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밤양갱’은 순식간에 비비의 또 다른 감수성과 매력을 확인시켜준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 ‘화란’에서 송중기와 함께 호흡하며 연기자(김형서)로서도 나선 그는 어둡지만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덕분에 ‘어둠의 아이유’라는 별칭을 얻어왔다.
‘밤양갱’은 비비의 이 같은 이미지를 순식간에 바꿔놓으며 한창 인기 질주 중이다.
노래는 가수 장기하가 쓰고, 비비의 보컬 디렉터로까지 나선 작품. 한때 아이유와 교제했던 그였기에, ‘밤양갱’이 아이유의 신곡을 제치며 음원 순위 정상에 오른 뒤 ‘장기하의 복수극’이라는 누리꾼의 유머까지 나돌고 있다.
특히 ‘밤양갱’을 따라 부르는 일명 ‘커버송’이 유튜브 전송망을 타고 누리꾼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 이효리, 최유리 등이 ‘밤양갱’을 따라부르는 영상을 공개했고, 노래의 ‘창시자’ 장기하는 물론 김광석의 목소리를 AI(인공지능)로 재생한 영상도 인기를 모은다.
여기에 배우 황정민의 영화 속 대사를 덧입힌 영상도 최근 공개돼 조회수 140만건을 넘기기까지 했다.
이 같은 인기 속에 실제 양갱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들은 관련 매출액이 최대 40%까지 늘어나 반기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아예 비비와 협업한 밤양갱 제품을 선보였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디저트 카페 등에서도 양갱 관련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