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과 영웅시대…영화 ‘소풍’의 값진 기록 탄생 이끌었다
가수 임영웅과 영웅시대가 한국영화의 의미있는 기록 수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가수와 팬덤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스크린에서도 확인되는 순간이다.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알갱이’가 수록된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제작 로케트필름)이 한국 독립영화로는 5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다. 15일 누적관객 20만7310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한 ‘소풍’은 2019년 ‘항거:유관순 이야기’ 이후 5년 만에 20만 관객을 모은 독립영화가 됐다.
나문희와 김영옥이 주연한 ‘소풍’은 80대 배우들이 그리는 80대 노년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따뜻한 온기가 녹아있는 작품이지만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시도한 적 없는 ’80대 배우가 그리는 80대 이야기’의 설정으로 제작 과정에서 투자 유치는 물론 배급사를 확정하고 개봉하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소풍’이라는 영화의 존재가 널리 알려지고 배급사를 확정해 설 연휴 개봉까지 이뤄질 수 있던 데는 자작곡으로 영화에 힘을 보탠 임영웅의 역할이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소풍’은 임영웅이 처음 자작곡으로 영화 OST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작품의 인지도가 급상승했고,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당시에도 임영웅 패덤인 영웅시대가 보인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전 회차 상영 매진을 기록했다.
설 연휴 개봉을 앞두고 지난 1월21일에는 주연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이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임영웅의 전국투어 콘서트 마지막 무대에 관객으로 참석해 사연을 응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번 숱한 화제를 뿌렸다.
당시 나문희는 임영웅에게 보낸 사연을 통해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남편을 향한 절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드러냈고, 깊은 슬픔 속에서도 임영웅의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나문희의 편지를 직접 읽은 임영웅은 응원을 보냈고, 두 사람의 모습은 연일 대대적으로 알려지면서 덩달아 영화 ‘소풍’을 향한 관심도 집중됐다.
임영웅과 함께 ‘소풍’의 20만 돌파를 이끈 또 다른 원동력은 다름 아닌 영웅시대다. 영화 엔딩곡으로 삽입된 ‘모래알갱이’를 직접 감상하려는 영웅시대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 결과 ‘소풍’은 개봉 2주차 주말인 16일~18일 사이에 손익분기점인 25만 돌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영웅시대는 단지 관람에만 머물지 않고 ‘소풍’이 담은 가치가 더 많은 관객에 알려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영화 관람평 섹션에는 임영웅의 노래가 어우러지는 영화에 감동한 팬들의 리뷰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단지 임영웅을 향한 팬심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노년의 우정과 사랑을 넘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는 인생의 마지막 죽음에 대한 고민까지 투영한 작품의 메시지에 주목해 절절한 리뷰를 풀어놓고 있다.
이에 더해 임영웅과 ‘소풍’ 제작진이 ‘모래 알갱이’ 사용료 전액을 부산 연탄은행에 기부한 사실도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소풍’이 세상에 알려지고, 개봉 이후 20만 관객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임영웅과 영웅시대의 역할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제 ‘소풍’은 장기 흥행을 노리고 있다.
지난 2월7일 나란히 개봉한 윤여정 유해진의 ‘도그데이즈’와 조진웅 김희애의 ‘데드맨’의 성적을 15일 기준 앞지른 ‘소풍’은 중장년층 관객의 꾸준한 발길 속에 장기 상영을 잇는다. 손익분기점까지 넘어선다면 또 하나의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