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작품 함께한 감독·배우가 공개한 ‘가족의 비극’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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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은 김현주에 대해 “알고 있던 것과는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신선하고 좋다”며 “최근 김현주를 보면 정의로운 이미지였는데, ‘선산’에서는 지질하고 욕망을 드러내기도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가족이 만든 비극, ‘선산’… 주목해야 할 3가지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시리즈가 탄생한다.

1월19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극본 연상호·연출 민홍남)은 부모가 물려준 선산 상속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존재조차 희미한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가족 선산을 상속받게 된 주인공 윤서하(김현주) 앞에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작은 아버지의 부고와 함께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가 된 윤서하 앞에 자신도 선산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배다른 동생 김영호(류경수)가 나타난다. 이후 마을에는 의문의 살인이 발생한다. 이를 석연치 않게 여긴 경찰 최성준(박희순)과 박상민(박병은)은 마을을 찾아오고, 기이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선산’의 영어 제목은 ‘The bequeathed’. 해석하면 ‘남겨진 것’ ‘물려받은 것’이라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 선산의 개념을 지닌 나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선산’은 바로 이런 부분을 차별화로 내세워 전 세계 시청자를 공략한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전면으로 내세운 ‘선산’에서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을 세 가지 키워드로 짚었다.

● 왜 선산인가?

조상들이 묻힌 땅을 뜻하는 선산은 한국인의 뿌리에 닿아 있다. 명절 때마다 들르는 친숙한 곳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선산’ 때문에 가족들이 싸움 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라는 연상호 감독의 말처럼 껄끄러운 민낯도 숨은, 고유한 특색을 찾을 수 있는 장소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스릴러 작품을 구상하던 끝에 가족에 대한 여러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는 선산을 떠올렸다. 이후  ‘사랑으로 가득 찬 가족’과 ‘상속 때문에 다툼과 분쟁이 있는 가족’이라는 가족의 양면성과 상반된 모양을 포착했다. 이를 ‘선산’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연상호 감독은 선산으로 인해 악연과 욕망으로 얽힌 인물들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의 사랑은 항상 아름다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극중 선산을 상속받은 윤서하는 그 과정에서 잊고 지냈던 가족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고, 사건의 끝에서 가족의 ‘진짜’ 모습을 확인한다. 극의 말미 놀랄 만한 반전도 숨어 있다.

● ‘지옥’→’정이’→’선산’…연상호·김현주의 세번째 호흡은?

연상호 감독과 배우 김현주는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을 시작으로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에 이어 ‘선산’까지 함께했다. 올해 공개 예정인 연상호 감독의 연출작 ‘지옥’ 시즌2도 함께 선보인다.

연상호 감독은 김현주에 대해 “알고 있던 것과는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신선하고 좋다”며 “최근 김현주를 보면 정의로운 이미지였는데, ‘선산’에서는 지질하고 욕망을 드러내기도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연 감독은 김현주를 “페르소나”라고 표현하며 “영점이 잘 맞는 총”이라는 표현으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김현주 역시 연 감독에 대해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나의 새로운 점을 찾아주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해준다는 점이 배우로서 가장 끌린다“고 함께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런 믿음은 결과로 나타났다. 김현주는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로 극을 이끈다. 연상호 감독을 통해 연기 변신을 거듭하면서 배우로서 거둔 성과다.

● 한국적인 소재, 스릴러 장르로 녹여낸 경쟁력과 완성도는?

‘선산’은 윤서하의 선산 상속 이후 나타난 김영호와 함께 기묘하고 불길한 일들의 근원을 쫓아간다.

선산, 상속, 뿌리, 무속신앙 등 토속적인 설정들을 내세운다. 이에 더해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안개와 연기가 자욱한 마을, 황해도 굿, 동물의 붉고 짙은 부적, 오방색 천 등으로 긴장감을 높인다.

전통악기들의 활용한 부분도 돋보인다. 적재적소에 들어간 태평소 등이 극의 분위기를 더욱 미스터리하게 한다.

‘선산’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살인 등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리는 윤서하의 모습을 통해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선산과 얽힌 가족의 비밀은 무엇인지 시청자들의 추리 욕구를 자극한다.

김현주는 “대본을 읽었을 때 매회 추리하는 즐거움이 있었다”며 “모두 저마다의 가정사를 갖고 있는데, 그런 현실과도 맞닿아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선산’만의 매력을 짚었다.

‘선산’은 2024년 넷플릭스가 내놓는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의 작품이다. 시즌2를 염두에 둔 작품이 아닌 만큼 6부작으로 구성한 ‘선산’ 자체로 높은 완결성을 보이는 점은 강력한 경쟁력이다.

물론 추리 스릴러의 한계도 명확하게 보인다.

사건의 근원을 파헤치고 풀어가는 과정은 여타 작품에서 한 번쯤 봐왔던 모습이다. 극 속 몇몇 인물들과 설정들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기능적 요소로만 작용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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