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모델에서 명품브랜드의 셀럽에 오른 인생역전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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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피팅모델 및 광고모델 등으로 활동을 시작한 한소희는 현재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공식 행사장에 초대를 받는 ‘셀럽 중의 셀럽’이 됐다. 

한마디로 인생 역전의 아이콘. 

유니크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로 패션 업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한소희지만, 한소희는 그저 비주얼에만 그치지 않고 연기자로서의 행보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그가 출연한 ‘경성크리처’는 작품성 자체도 인정받고 있어 극중 한소희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1945년의 ‘경성크리처 ‘”결국 우리 세계 이야기”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75년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시사주간지인 미국의 타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를 두고 이렇게 썼다. 1945년 한반도의 경성에서 벌어진 허구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가 “현재 시청자가 가장 공감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호평에 덧붙인 문장이다.

타임이 온라인판에 최근 ‘경성크리처’에 관한 장문의 기사를 싣고 이 시리즈가 그려낸 시대상과 현재적 의미 등을 짚어 눈길을 끈다.

‘경성크리처’는 ‘낭만닥터 김사부’ 등의 대본을 쓴 강은경 작가가 극본을 맡고 정동윤 감독이 연출해 박서준과 한소희가 주연한 작품. 지난해 12월22일 파트1이, 이달 5일 파트2가 순차 공개됐다.

시리즈는 미국의 도쿄 대공습으로 일본에 패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가운데 일제의 잔혹함이 극단으로 치달아가던 1945년 3월의 이야기이다. 경성에서 최대 규모의 전당포를 운영하며 부를 축적한 태상(박서준)과 실종된 어머니를 찾아 만주에서 경성으로 날아온 채옥(한소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경성크리처'의 주연 한소희(왼쪽)와 박서준. 사진제공=넷플릭스
‘경성크리처’의 주연 한소희(왼쪽)와 박서준. 사진제공=넷플릭스

두 청춘의 생존을 위한 사투와, 일제의 무참한 식민탄압과 그 상징으로 읽히는 괴물의 실체를 날줄과 씨줄 삼는다. 극심했던 식민의 고통이 중국 하얼빈 일대에서 한국인과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잔혹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 관동군 731부대를 떠올리게 하는 옹성병원의 모습으로도 묘사된다.

타임은 이 같은 내용을 그린 ‘경성크리처’를 “2023년 K드라마 중 주목해야 할 작품”으로 꼽았다.

타임은 ‘경성크리처’가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역사적 배경을 진지하게 다룬다”면서 ‘1945년 옛 서울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연출자 정동윤 감독을 인용했다. 정 감독은 하지만 당대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서 대신 그 시대의 전반적인 정서, 즉 그 당시의 시대가 가졌을 전체적인 모습과 느낌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타임은 이어 실제 일제 식민의 고통스런 삶을 살아야 했던 한국의 상황을 설명했다. 호주 시드니대 황수경 교수는 타임을 통해 “일본이 패망하기 전 한국인 대다수는 비참하게 살았다”면서 신사참배, 창씨개명, 징병과 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과 함께 일제의 투옥과 고문, 사형 등 자유를 잃은 한국인들의 고통스런 삶을 전했다.

타임은 한국의 역사적 사실이 한국드라마의 인기 주제라면서 2012년 KBS 2TV 드라마 ‘각시탈’과 2018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미스터 션샤인’ 등을 언급했다.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중앙대 이지행 교수는 타임 인터뷰에서 “식민지 도시 경성은 전근대와 근대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면서 “애국자와 부역자, 전통과 현대, 낭만과 억압이 모두 존재하는 시공간으로, 문화콘텐츠의 배경에 매우 적합하다”고 밝혔다. ‘경성크리처’의 정동윤 감독 역시 태상의 전당포 건물과 옹성병원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전당포 건물은 굉장히 행복하고 밝은 분위기를 풍기는 반면, 옹성병원은 어둡고 슬픈 느낌이 많다”고 설명했다.

타임은 ‘경성크리처’에서 “식민지 지배의 잔혹한 현실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면서 특히 옹성병원이 드러내듯 “초자연적 요소를 통해 식민지화의 공포를 전달한다”고 봤다.

“옹성병원에는 말 그대로 괴물이 있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의학실험을 하는 일본 장군보다도, 식민지화보다도, 세계대전보다도 훨씬 덜 오싹하다.”

타임은 2006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주한미군이 한강에 포름알데히드를 투기한 사건에서 영감을 얻고, 최근 시리즈 ‘우리 모두는 죽었다’가 좀비를 통한 문화적 불안을 탐구했다면서 관련 콘텐츠가 “초자연적 공포와 현실세계의 사회정치적 주제를 혼합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썼다.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지행 교수는 “한국 콘텐츠는 본질적으로 사회정치적이다”면서 “20세기 초 근대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100년 동안 식민지화, 전쟁, 독재, 민주화와 같은 압축된 사회정치적 격변을 경험한 독특한 역사”를 그 배경으로 설명했다.

타임은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총과 칼, 가마와 자동차가 공존”했던 1945년의 시대적 이야기가 결국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끝맺었다.

‘경성크리처’가 올해 시즌2를 공개한 것도 이런 시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성크리처’ 시즌2는 1945년 경성에서 2024년 서울로 날아온 태상과 채옥의 인연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강은경 작가는 “기억과 망각, 잔재에 관한 이야기”라면서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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