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연인’의 주인공 안은진을 비롯해 라미란, 염혜란, 장윤주 등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영화 ‘시민덕희’를 위해서다. 극의 주역 라미란과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이들은 ‘시민덕희’에서 보통의 영웅으로 관객에게 따뜻한 웃음을 전한다.
[리뷰: 포테이토 지수 85%] ‘시민덕희’, 슈퍼히어로보다 더 마음 가는 보통영웅
사람들이 지난해 여름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 열광한 건, 세상을 구하겠다는 대의보다 가족을 지키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그야말로 ‘보통 영웅들’의 거대한 힘이 더 인간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덕분일 터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시민덕희’의 주인공 덕희(라미란)가 바로 그런, 사람 냄새 나는 ‘보통 영웅’이다.
덕희(라미란)는 두 어린 아이를 키우며 세탁소를 운영하던 싱글맘. 세탁소를 운영하던 중 화재 사고를 당해 급히 돈을 구할 곳을 알아보던 그에게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마련하면 대출해주겠다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하지만 덕희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덕희가 절망에 빠져있던 그 순간, 자신에게 보이스피싱 사기를 친 재민, 이른바 손대리(공명)가 전화를 걸어온다. 그러면서 경찰에 대신 신고해 달라며 자신이 있는 곳을 제보한다. 덕희는 이를 경찰에 알리지만, 밀려드는 사건과 업무에 정신없는 경찰은 덕희의 얘기를 흘려 듣는다.
언제 수사가 시작될지, 아니 수사를 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조차 모를 경찰을 믿고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덕희는 보이스피싱 본거지를 찾아 나선다. 공장 동료 봉림(염혜란), 숙자(장윤주)와 함께 직접 중국 칭다오로 향한다.
추진력 강한 덕희부터 중국어에 능통한 봉림,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해 고성능 카메라에 범인들의 얼굴들을 포착해내는 숙자, 칭다오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며 그곳 지리에 밝은 애림(안은진)까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을 소탕한다.
평범한 중년의 여성이 동료들과 힘을 합해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직접 보이싱피싱 본거지를 찾아내고 총책까지 잡는 이야기가 통쾌함을 넘어 감동을 안긴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흥미를 돋우기 위해 상황의 묘사나 인물의 성격 등에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지긴 했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덕희’의 미덕이 더욱 크다.
게다가 영화는 그 과정에서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자기 눈에는 피눈물 나는 거야”라며 라미란의 목소리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상처까지 어루만지며 위로를 선사한다.
‘정직한 후보’ ‘걸캅스’ 그리고 ‘응답하라 1988’등으로 대중을 웃고 울린 라미란의 연기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 작품에서 평범한 시민의 얼굴을 대변하는 라미란은 그 자신도 두렵지만 용기를 내 끝까지 맞서는 덕희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내며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시민덕희’는 순 제작비 65억원으로 알려진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다. 그렇지만 그 안에 담긴 재미와 의미는 슈퍼히어로가 나오는 수백억원 제작비 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다.
작지만 블록버스터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영화, ‘시민덕희’다.
감독: 박영주 / 출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안은진 / 제작: 씨제스스튜디오, 페이지원필름 / 개봉: 1월24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