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세소년들이 한국와서 반한 뜻밖의 한식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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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당서 먹은 꽃살과 계란찜 너무 맛있었어요

쿠로카와와 히이라기는 '괴물'에서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미나토와 요리 역할을 맡았다. 사진제공=NEW
쿠로카와와 히이라기는 ‘괴물’에서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미나토와 요리 역할을 맡았다. 사진제공=NEW

“촬영할 때나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많이 보셨다는 걸 듣고 일본이나 한국이나 영화를 보고 느끼는 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뻤습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아역배우 쿠로카와 소야가 흥행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영화 흥행을 기념해 주인공인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가 국내 팬들과 인사하는 무대인사와 더불어 이뤄졌다. 마침 이들의 내한 기간에 강력한 한파가 찾아왔다. 한파 경보가 내려진 20일 입국한 두 배우는 강추위를 뚫고 무대인사에 참여해 관객들과 만났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두 배우는 미리 준비해온 한국어 인사말로 한국 취재진에게 인사를 해 미소를 자아냈다.

히이라기는 “교토에 살아서 추위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서울에 오니까 얼어붙을 것 같았다”면서도 “한국 관객들의 응원과 따뜻한 목소리를 듣고 나니까 제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볼하트’를 해달라는 팬이 있었는데 인상 깊었다”고 미소 지었다.

‘괴물’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 무기노 사오리(안도 사쿠라)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다. 올해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괴물'이 21일 누적 관객 수 31만명을 기록했다. 사진제공=NEW
지난달 29일 개봉한 ‘괴물’이 21일 누적 관객 수 31만명을 기록했다. 사진제공=NEW

● 서로가 바라본 첫인상은?

영화는 같은 시간대의 상황을 학부모, 교사,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3부작의 전개 방식을 취한다. 서로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미나토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이야기는 3장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두 배우는 어른들은 모르는, 두 소년의 세계로 관객을 저항 없이 빠져들게 한다.

쿠로카와는 극중 역할인 미나토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신경 쓰는 것도 많은 친구”라고 해석했다.

히이라기 역시 자신의 역할인 요리에 대해 설명했다. “요리는 붕 떠있는 느낌이고, 다른 사람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왠지 즐거워 보이는 식으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로가 생각하는 첫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히이라기는 쿠로카와에 대해 “굉장히 잘생겼다고”고 이야기하면서 웃었다. 쿠로카와는 “처음 만났을 때 대본에서 만났던 요리가 그대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끔씩 히이라기를 요리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밝혔다.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배역을 따낸 두 배우는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들이 성소수자(LGBTQ)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성교육을 하게 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히이라기는 “LGBTQ 전문 선생님을 모셔서 이야기를 듣고, 실제 LGBTQ 분들을 만나서 이럴 때는 어떤 감정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묻고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이야기했다.

쿠로카와는 촬영 현장을 돌이키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저를 아이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사람으로 대해줬다”면서 “상의드린 적도 많았다.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해줘서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괴물’에서 두 소년 미나토와 요리는 어른들의 무지와 오해 때문에 막다른 길에 다다른다.

히이라기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굉장히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쿠로카와는 “아직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찾아가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강추위를 뚫고 내한한 두 아역배우가 무대인사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남을 가졌다. 사진제공=NEW
강추위를 뚫고 내한한 두 아역배우가 무대인사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남을 가졌다. 사진제공=NEW

●두 사람이 뽑은 최고의 한국 음식은?

두 배우가 뽑은 최고의 음식은 ‘꽃살’과 ‘계란찜’이었다.

히이라기는 “어제 저녁에 스태프들과 함께 돼지갈빗집에 갔는데, 꽃살을 주문해서 먹었다”며 “너무 맛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쿠로카와는 “고깃집에서 먹은 계란찜이 맛있었다. 집에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의 전통 과자도 먹어보고 싶다”고 수줍게 미소 지었다.

두 배우 모두 한국 작품 출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히이라기는 “당연히 출연하고 싶지만 ‘내가 가능할까?’라는 마음도 있다”면서 “(한국 작품에)출연도 하고 싶고, 한국에도 또 오고 싶다”고 말해 현장을 훈훈하게 했다.

지난 11월29일 개봉한 ‘괴물’은 예술·독립영화로 분류돼 상업영화에 비교해 상영관 수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21일까지 누적 관객 수 31민명을 돌파했다. 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일본영화로 국내 극장에서 거둔 최고 기록이다.

종전 일본영화를 통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수립한 최고 기록은 2018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어느 가족’이 세운 17만명이다.

쿠로카와는 '괴물'에 대해
쿠로카와는 ‘괴물’에 대해

쿠로카와는 “한국에서 ‘괴물’의 상영이 계속 이어진다고 알고 있다. 안 보신 분들이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봐줬으면 한다. 이미 보신 분들은 다시 보면 새로운 발견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훌륭하고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봐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히이라기 역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괴물’을 응원해 주는 걸 보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정답 맞추기를 하고 싶어진다. 여러 번 다시 보면 새로운 발견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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