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차이나 머니’ 뚫고 인니 양극재 공장 사업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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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엔솔 부회장, 인니서 양극재 공장 연내 착공 언급

광산 투자는 후순위로 밀린 듯…인니 정부·컨소시엄·中 자본 영향 등

‘차이나 머니’ 배터리 밸류체인 위해 빠르게 장악력↑…韓도 민관 적극 나서야

LG화학 양극재 제품 사진ⓒLG화학 LG화학 양극재 제품 사진ⓒ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하는 전기차 배터리 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 양극재 공장 착공에 나선다. 예고대로 연내 첫 삽을 뜨면, LG컨소시엄 배터리 프로젝트의 첫 성과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 성장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인도네시아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이 가장 공격적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의 성패는 ‘차이나 머니’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LG컨소시엄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권 부회장은 “향후 투자 지분 구조 합의가 마무리되면 연내 양극재 공장을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이 언급한대로 양극재 공장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설 경우, LG컨소시엄의 첫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컨소시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중국업체 화유 등이 참여하고 있다.

LG컨소시엄은 니켈 등 대규모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셀 생산까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힘을 합친 것으로, 작년 4월에는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회사 안탐(Antam),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Indonesia Battery Corporation) 등과 ‘논바인딩 투자협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후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내 구체적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계획을 공개하며 니켈 광산 지분 투자 등에 관심을 보여왔다. 조만간 광산 투자 발표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권 부회장이 막상 양극재 공장만 언급한 것을 놓고 보면 광산 프로젝트는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가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LG컨소시엄 주축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이 양극재 착공 시점까지 밝힌 만큼 공장 설립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이와 관련 MOU(양해 각서) 체결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회의론적인 시각을 제기하는 곳도 있다.

특히 광산 투자가 뒤로 밀린 것에 대해 업계는 현지 정부와의 이견, 컨소시엄 구성원, 강력한 중국 자본 등이 주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경제적 채굴이 가능한 매장량(니켈) 기준으로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국가 중 선두에 있다. 2020년 기준 매장량은 4900만t이며 생산량은 76만t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통제하고, 해외 기업의 제련 시설 투자 유치에 나섰다.

전기차 시장 성장 이전에도 스테인리스 제조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원광을 수입해오던 중국은 수출 금지 조치에 대응해 인도네시아에 300억 달러를 투자, 대규모 제련 시설을 구축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핵심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 분석:니켈’ 보고서를 통해 “현재 계획 중이거나 신규 건설 중인 니켈 광산 프로젝트 대부분이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자본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인도네시아, 중국) 두 나라가 세계 니켈 공급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을 중심으로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갈등이 격화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국 기업들의 현지 투자를 부담스러워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제정으로 중국을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노골적으로 제외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장악력을 늘리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른 해외 기업을 찾고 있는 데 LG컨소시엄이 그 중 하나다.

다만 LG컨소시엄에는 중국 정·제련 업체 화유가 포함돼있어 인도네시아가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영 광물 지주회사 마인드ID(MIND ID)의 헨디 프리소 산토소 회장은 지난 2월 “우리는 화유가 (광산 지분 투자에) 적합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대내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LG컨소시엄의 광산 투자가 늦춰질 수 밖에 없었다는 진단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인도네시아 니켈, 현재와 미래' 보고서ⓒ한국자원정보서비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인도네시아 니켈, 현재와 미래’ 보고서ⓒ한국자원정보서비스

그렇다고 국내 기업들이 무작정 공격적으로 나서기도 어렵다. 중국이 자본력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어서다.

광물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은 국영 기업들을 앞세워 광산 투자를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 가치 보다 높게 투자 계약을 체결해 다른 해외 기업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니켈 광산 투자를 하고 싶어도 중국 기업들이 가격을 앞세워 현지 정부·지자체에 어필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광물개발을 자체 역량 보다는 외국 기업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투자중이거나 검토중인 해외 기업들은 중국 CATL·칭산·웨이밍, 한국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SK온·에코프로·LG컨소시엄, 독일 폭스바겐, 영국 브리티시볼트, 브라질 발레 등이 있다. 광산 투자 등 가장 성과를 내는 곳은 중국이어서 민간기업 뿐 아니라 정부가 나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역협회는 “정부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자원개발 및 광물자원 확보를 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과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자원 가격 사이클, 국내 정치환경 및 정책변화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10년 이상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독립된 지원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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