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AI와 대화하며 배운다”…영어교육 새 판 짜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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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박현무 하이퍼노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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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많지만 막상 2주 정도 지나면 앱을 켜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숙제하듯 영어를 공부하려다 보니 앱을 켜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지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반대로 접근했습니다. 유저가 앱을 켜서 공부하는 게 아니라 AI(인공지능)가 먼저 전화를 걸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한 겁니다.”
박현무 하이퍼노바 대표는 AI 기반 전화영어 서비스 ‘헤이링’을 이같이 소개했다. 2022년 10월 설립된 하이퍼노바는 설립 초기부터 B2C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을 탐색했다. 초기 2년간 13개에 달하는 B2C 서비스를 출시하고 접는 과정을 반복한 끝에 지난해 ‘전화영어’라는 시장에 집중해 헤이링을 내놨다. 헤이링은 출시 후 국내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박 대표는 “AI가 미래에 무엇을 바꿀 것인지보다 지금 당장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뒤 B2C 영역에서 교육 시장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이후 3개월간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며 전화영어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전화영어가 국내에서 발달한 학습 방식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해외에서는 화상영어가 주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레슨보다 친구처럼”…AI 전화영어가 택한 대화 방식
헤이링은 기존 전화영어처럼 정해진 시간에 수업받는 방식 대신 친구와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구성했다. 박 대표는 “언어를 배우고 싶은 본질적인 이유는 결국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인데 기존 서비스들은 그 부분까지 해결해주지 못했다”며 “대화가 끝나면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헤이링은 대화 과정에서 사용자의 발화를 원어민이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바꿔 보여주는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 기능을 제공한다. 통화가 끝나면 유창성, 발화 속도, 사용 단어 수, 주요 표현 등을 정리한 리포트도 제공한다. 사용자는 리포트 내용을 바탕으로 궁금한 점을 추가로 질문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언어에는 정답은 없지만, 국내 사용자들은 자신이 사용한 표현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질의응답 기능을 넣었다”고 말했다.
헤이링이 내세우는 또 다른 특징은 사용자별 대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 경험을 개인화한다는 점이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사용자가 어떤 주제로 대화했는지, 어떤 표현을 사용했는지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음 대화와 학습 콘텐츠에 반영한다. 박 대표는 “유저가 대화를 계속하면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 개인화된 대화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교정 방식 역시 사용자에 따라 달라진다. 박 대표는 “당장 영어로 말을 시작하는 자신감이 필요한 사용자와 문장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다듬고 싶은 사용자의 니즈가 다르다”며 “AI가 이를 판단해 사용자에 따라 교정 강도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경쟁은 치열해도 오래 쓰게 만든 곳은 없다”

영어 교육 시장은 다양한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는 분야다. 박 대표는 시장의 경쟁 구도를 사용자가 얼마나 꾸준히 서비스를 이용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바라봤다. 그는 “마케팅 관점에서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리텐션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여러 영어 서비스가 국내에도 많이 있지만 확실한 리텐션의 해자를 만든 기업은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AI가 먼저 전화를 거는 경험과 대화를 이어가며 형성되는 친밀감이 헤이링의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화를 걸어오는 경험과 AI와 쌓은 관계를 통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이퍼노바는 2023년 7월 스프링캠프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팁스(TIPS)에 선정돼 멀티모달 기반 개인화 대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추가 투자보다는 자체 매출을 기반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투자를 딱 한 번만 받았고 그 이후로는 영업이익으로만 운영하고 있다”며 “6명 내외의 소규모 팀으로 마케팅비를 크게 쓰지 않고 국내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오른 것은 시장에서 실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가 투자유치 여부는 매출을 기준으로 판단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하면 투자를 고민해볼 것 같다”며 “실제 수요가 확인된 시장에서 투자받고도 매출을 만들지 못한다면 후속 투자를 받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진행하고 있다. 하이퍼노바는 현재 일본어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대만에서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남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대만에서는 ‘전화영어’라는 개념을 앞세우기보다 ‘친구 같은 통화 경험’으로 설명했을 때 반응이 더 좋았다”며 “나라별 정서에 따라 어떤 요소를 앞세울지는 현지에 맞게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AI와 실제 사람처럼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인 만큼 학습 외의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박 대표는 “성적인 대화 등 윤리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될 경우 사전 경고 없이 영구 정지시키는 내부 정책을 두고 있다”며 “캐릭터 채팅이나 AI 연인 서비스와는 명확히 다른 지점에서 사용자를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사용자들은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습 가치를 강조한 마케팅에서 전환율도 높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향후 헤이링의 방향을 ‘학습’보다 ‘소통’에 맞추고 있다. 그는 “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소통으로 배워야 한다는 게 저희의 접근”이라며 “이 방식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저희가 도달하고 싶은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학 2학년 때 처음 창업을 경험했다. 생명과학을 전공했지만 연구에 10년 이상 매달려야 한다는 점이 당시에는 너무 길게 느껴져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이후 창업 경험을 이어가면서 자신이 성취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헤이링에 대해서는 “저를 증명하는 첫 번째 작품”이라며 현재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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