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 금양, 물적분할 자회사에 기장공장 이전…주주는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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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2차전지 대장주’로 불렸던 코스피 상장사 금양이 상장폐지 위기 속에서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신설법인 케이와이디씨에 핵심 자산인 부산 기장공장을 넘기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해 새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금양 소액주주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상장폐지 목전에 놓인 상황인데도, 금양은 데이터센터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 로드맵 없이 물적분할의 필요성만 강조했다. 금양이 모든 부채를 짊어지는 점과 케이와이디씨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소액주주에게는 불안 요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일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케이와이디씨를 설립할 예정이다. 케이와이디씨는 데이터센터 사업도 추진하며 분할기일은 12월5일이다. 눈에 띄는 점은 금양이 케이와이디씨에 데이터센터 사업 용도로 기장공장 내 토지, 건축물 및 관련 시설, 전력 관련 인프라 같은 자산을 이전한다는 점이다.
기장공장은 금양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짓던 공장이다. 금양이 2월 주주서한에서 “기장공장을 준공할 수만 있다면 어떤 투자방식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힐 정도로 2차전지 사업의 핵심 자산으로 보던 곳이다. 그런데 금양이 존속법인으로서 2차전지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데도, 케이와이디씨가 기장공장 관련 자산을 가져가는 것이다.
금양에서 밝힌 공식적인 이유는 ‘기존 사업의 정상화’ 및 ‘신규 데이터센터 성장사업의 육성’이다. 금양은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배터리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미 구축한 기장공장 부지와 건축물, 전력 및 기반시설을 데이터센터 사업에 활용하면서 회사를 정상화한 뒤 2차전지 사업을 거듭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금양은 주주서한을 통해 “배터리 사업 추진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구축한 전력·부지·건물·냉각 등 각종 기반 인프라는 데이터센터 사업에 매우 높은 활용가치를 가진다”며 “이에 금양은 기존 사업에 더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새로운 성장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금양 이사회도 “데이터센터 사업의 독립적 사업 개발과 투자 유치를 위해 기장공장의 데이터센터 전환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케이와이디씨에 이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종목토론 게시판 및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서 확인한 금양 소액주주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지 않다. 일단 데이터센터 사업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금양은 구체적 투자계획이나 향후 로드맵을 내놓지 않았다. 또 기장공장에는 640억원 이상의 가압류가 걸렸고, 특히 부지는 공사대금 미납 때문에 법원에서 지난 3월 경매절차 개시 결정을 통보했다.
금양이 상장폐지 위기 속에서도 그간 뾰족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점도 소액주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금양은 작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사 스카이브트레이딩앤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브)를 대상으로 40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 이상 지난 10일 현재도 대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금양은 올해 6월 주주서한에서 “복수의 투자자와 투자 유치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그 뒤로 별다른 소식이 없다.
또 물적분할 시 보통 신설법인이 가져가는 담당 사업부문의 자산에는 보통 부채도 포함하는데, 게이와이디씨는 ‘부채 0원’으로 시작한다. 금양은 “케이와이디씨는 데이터센터 사업에 필요한 ‘클린 인프라’ 중심이고 금양이 기존 사업 및 채무의 정상화 책임을 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양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6614억원을 기록했는데, 유동자산 789억원의 8배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채가 없는 신설법인을 물적분할하는 점은 금양 소액주주의 불안을 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금양이 향후 케이와이디씨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금양의 이번 물적분할 공시에는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 매각을 추진함으로써 분할되는 회사는 물론 신설회사의 경쟁력 강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둔 말로 볼 수 있지만, 케이와이디씨 매각 역시 길을 열어둔 셈이다. 기장공장을 쥔 케이와이디씨가 매각될 경우 금양의 기업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금양이 상장폐지될 경우 소액주주는 향후 금양의 케이와이디씨를 통한 사업이나 매각 추진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힘들다. 금양은 2년 연속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한국거래소에서 5월 상장폐지를 결정한 상태다. 금양은 상장폐지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는데, 법원에서 이르면 이달 안에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이 금양의 상장폐지 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할 경우 금양은 정리매매를 거쳐 상장폐지된다. 이렇게 상장폐지되면, 금양은 감사의견 거절 종목이기 때문에 소액주주는 비상장주식의 장외거래 시장인 ‘K-OTC’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거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K-OTC 편입 요건 중 ‘최근 결산 재무제표 감사의견이 적정이거나 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양 관계자는 “주주서한 및 이사회 결의문에서 설명한 것 외의 다른 언급을 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금양 이사회는 “실제 이전 대상 자산의 범위와 가액은 독립적인 가치평가와 회계 및 법률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