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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던 바이낸스, 아부다비에 둥지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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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바이낸스는 수년 동안 ‘떠도는’ 회사를 자처해 왔다. 그런데 마침내 본사를 정한 듯한 신호를 보냈다. 목적지는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최근 발표에서 아부다비 내 특별경제구역인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bu Dhabi Global Market·ADGM)’에서 글로벌 금융 라이선스 3개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 라이선스는 거래소, 청산소, 브로커-딜러 서비스라는 세 갈래 사업 부문을 각각 규제하는 틀이다. 세 개 규제 법인 명칭은 각각 ‘네스트 익스체인지 리미티드(Nest Exchange Limited)’, ‘네스트 클리어링 앤 커스터디 리미티드(Nest Clearing and Custody Limited)’, ‘네스트 트레이딩 리미티드(Nest Trading Limited)’다.

리처드 텡(Richard Teng) 바이낸스 공동 CEO는 아부다비가 바이낸스의 글로벌 본사가 맞는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다만 “사실상(intents and purposes) 글로벌 규제 환경을 놓고 보면, 각국 규제 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우리가 전 세계 기준으로 어디에서 규제를 받느냐는 점”이라며 “바이낸스의 ‘글로벌 플랫폼’을 관할하는 곳이 바로 ADGM”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대변인 역시 텡의 설명에 덧붙이길 거부했지만, 바이낸스가 아부다비를 본거지로 택한 것처럼 보인다는 포춘의 해석을 굳이 부인하지도 않았다.

이번 아부다비 발표는 그간 고정된 본사가 없다는 점을 일종의 브랜드처럼 활용해 온 바이낸스가 이제는 대형 금융회사로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창업자이자 전 CEO인 창펑 자오(Changpeng Zhao·CZ)는 2017년 바이낸스를 출범시킬 당시 홍콩에 법인을 세웠다. 하지만 설립 몇 주 뒤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면서, 자오는 막 문을 연 거래소를 곧바로 옮겨야 했다.

그 이후 바이낸스는 사실상 ‘유랑 기업’이었다. 자오는 2020년 한 인터뷰에서 “내가 어디에 앉아 있느냐가 곧 바이낸스 사무실 위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본사 소재지는 기업의 세금 의무와 적용받는 규제 범위를 결정한다. 2023년 바이낸스는 미국 법무부와 43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고, 자오는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AML) 프로그램을 구축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며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바통을 이어받은 텡은 이사회 같은, 회사 규모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새로 선임된 공동 CEO 이허(Yi He)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2024년 4월에는 바이낸스 역사상 첫 이사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텡은 여러 차례에 걸쳐 “규제 준수(compliance)가 바이낸스의 최우선 과제”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미 UAE 내에서 발자취를 넓히고 있다. 두바이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올 3월에는 아부다비계 벤처펀드로부터 2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달, UAE 내 직원 수가 1000명에 달한다고도 밝혔다.

/ 글 Ben Weis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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