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아너 매직 V5, 스펙 과장 논란 “자국민들도 손절?”.. 갤럭시 Z폴드7보다 더 두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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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얇다’던 중국 스마트폰
뚜껑 열어보니 ‘화들짝’… 도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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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Honor)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 ‘매직 V5’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그러나 공개된 스펙과 실제 두께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실제 측정 결과 오히려 삼성의 갤럭시 Z 폴드7보다 두꺼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허위 스펙’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아너 “세계 최박형” 주장, 그러나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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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아너는 지난 2일 매직 V5를 공개하며, 제품 두께가 접었을 때 8.8mm, 펼쳤을 때 4.1mm라고 소개했다. 이 수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보다 각각 0.1mm 얇은 수준이다.

하지만 16일, IT 팁스터 ‘UniverseIce’가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비교 영상에서 두 기기의 실제 두께 차이가 드러났다.

카드 한 장을 두 기기 위에 올리고 가장자리를 눌렀을 때, 매직 V5 쪽에서만 카드가 떠오르는 모습이 확인됐다. 팁스터는 “테스트 방식과 위치를 바꿔도 결과는 같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사용자는 마이크로미터로 측정한 결과 매직 V5의 실제 두께는 접었을 때 9.417mm, 펼쳤을 때 4.536mm였다고 밝혔다. 삼성 폴드7은 각각 8.790mm, 4.287mm로, 오히려 더 얇았다.

‘화이트 모델’ 한정 수치… 실상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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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아너의 수치가 특정 색상 모델에만 해당된다는 점도 있었다.

매직 V5의 ‘아이보리 화이트’ 모델은 후면이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상대적으로 얇은 편이다. 그러나 다른 금속 소재 모델의 두께는 9mm 이상으로 더 두꺼웠다.

게다가 아너는 이 두께 측정을 자사 연구소 시스템으로 진행했으며, 측정 시 디스플레이 보호필름과 카메라 돌출부는 제외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설명했다. 이는 일반적인 측정 방식과 차이가 있다.

IT 매체 샘모바일은 이에 대해 “두께 측정 시 카메라를 제외하는 건 어느 정도 허용되지만, 보호필름까지 빼는 건 드문 사례”라고 비판했다.

중국 소비자도 비판…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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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논란은 중국 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을 불러왔다. 웨이보 등 SNS에서는 “직접 측정해봤더니 금색 모델도 9.417mm였다”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는 “색상 하나로 마케팅하는 방식은 소비자 기만”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이런 방식으로 경쟁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명확히 거짓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측정 방식과 정보 제공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두께’에 집착한 이유… 초박형 경쟁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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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중국 제조사들이 초박형 폴더블폰을 강조하는 이유는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전략 때문이다. 얇고 가벼운 제품은 사용성과 휴대성이 뛰어나며, 젊은 소비자층에 특히 어필한다.

화웨이, 샤오미, 아너 등은 ‘세계에서 가장 얇다’는 문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왔다. 삼성 등 선두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수치 중심의 마케팅이 정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숫자만 앞세운 주장은 더 이상 효과적인 전략이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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