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관망세 확산…냉·온탕 오가는 세종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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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후로 세종시 아파트값 ‘롤러코스터’ 양상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 한풀 꺾이자 쌓이는 매물

이렇다 할 호재 없어 한동안 하락세 지속 전망도

세종시 부동산시장이 행정수도 이전 등 정치적인 이슈에 냉·온탕을 넘나드는 모습이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세종시 부동산시장이 정치적인 이슈에 냉·온탕을 넘나드는 모습이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단기간 불붙었던 매수세는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계획과 함께 빠르게 사그라드는 양상이다. 매수세가 한풀 꺾이면서 매물은 쌓이고 집값이 조정받는 등 다시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6902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6270건) 대비 10.0% 늘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매물 증가율을 보였다.

세종시 아파트 매물을 올 초 8156건 수준을 나타냈으나 지난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돌입하며 빠르게 소진됐다. 4월 말께는 6042건까지 매물이 줄었다.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주자들의 집무실 이전과 세종의사당 건립 등 공약으로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 유입이 활발해진 탓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계획이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한풀 꺾이면서 매물이 다시 쌓이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공약했으나 당선 후 이를 중장기 계획으로 전환 당장은 청와대를 신속히 보수해 다시 들어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세종 집무실 이전이 사실상 후순위 정책으로 미뤄졌단 의견이 나오면서 들썩이던 시장 분위기는 점차 냉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는 세종시 아파트값 움직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지난 4월 7일 –0.07%를 기록한 세종시 집값은 일주일 뒤 0.04%로 상승 전환했다.

계속해서 상승 폭을 키워 4월 마지막 주에는 0.49%까지 치솟아 지난 2020년 8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발언 이후인 5월 들어선 상승 폭이 점점 축소됐다.

5월 12일 0.48% 오른 세종시 아파트 값은 0.3%, 0.1%, 0.07% 등 매주 상승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거래도 주춤한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 305건에 그쳤던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4월 1409건까지 확대됐으나 5월 들어선 503건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이달 말까지 신고기한이 남았으나 4월 거래량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호가를 올리던 집주인들도 달라졌다. 지난 4월 12억8000만원에 매매된 나성동 ‘나릿재2단지 리더스포레’ 전용 84㎡ 같은 평형대는 한 달 만에 1억8000만원 떨어진 11억원에 팔렸다.

인접한 ‘나릿재5단지 한신더휴리저브’ 전용 84㎡는 지난 4월 9억3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현재는 7000만원가량 몸값을 낮춘 8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별다른 호재가 없다면 세종시 집값을 다시 끌어올리긴 힘들 것”이라며 “세종시는 외지인 투자가 많은 지역적 특색이 있고 이미 호가가 많이 오른 상황이어서 현재보다 더 떨어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국회 이전이나 대통령 집무실 이전만으로 집값이 올라가긴 힘든 데다 실제 집무실이 이전한다고 해도 고도 제한 등 규제가 생기기 마련이어서 실질적으론 시장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르면 2029년쯤 일부 이전이 가능하거나 시늉 정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세종 집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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