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겼더니 암 치료 성공?”… 韓 연구진 대발견에 50조 시장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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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굶기자 암 정밀 치료 가능성
국내 연구진, 새로운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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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암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이 한국 연구진의 손에서 태어났다.

세포를 굶주리게 해 자가포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교정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이로 인해 암과 난치성 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전망이다.

굶주린 세포의 비밀… 정밀 편집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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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남혜진 박사 연구팀과 서울대 의대 조동현·배상수 교수 연구팀은 지난 25일, 세포를 굶긴 상태에서 자가포식을 유도하면 유전자 정밀 교정 효율이 크게 올라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세포가 영양분이 부족해지면 자가포식 과정에서 DNA 복구에 필요한 단백질을 분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세포 내 유전자 가위인 카스9 주변에 정밀 복구를 돕는 단백질이 몰려드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 결과, 세포의 DNA 손상 복구 과정에서 ‘상동 재조합’(HR) 효율이 최대 3.1배까지 높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방법이 기존 유전자 교정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이를 더 발전시켜 다양한 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0조 시장으로 뛰어드는 유전자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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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획기적인 발견은 366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전자 치료 시장과 맞닿아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29일 인용한 마켓앤마켓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 시장은 앞으로 9년간 연평균 19.4%씩 성장해 2032년에는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자 치료는 유전자의 결함을 고치거나 새로운 기능을 더해 암, 혈액암, 신경계 질환 등 기존 치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치료법이다.

특히 ‘유전자 침묵’ 기술이 가장 두드러져, 2023년 47.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핀라자(Spinzar)가 꼽히는데,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로 국내에서도 식약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보고서는 “이미 승인 및 상용화된 치료제가 늘고 있고, 신경계 질환 치료 효과도 뛰어나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의 도전…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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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도 유전자 치료제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전자 치료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았으며,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체 치료제 중심에서 벗어나 유전자 치료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RNA 기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알지노믹스는 지난달 일라이릴리와 1조9천억원 규모의 전략적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유전성 난청 치료를 목표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협력이다.

식약처 역시 지난해 발표한 임상시험 분석에서 유전자 치료제 연구 강화 움직임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 수요가 글로벌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암 치료 등 난치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

앞으로 이 기술이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검증되면, 유전자 치료 시장은 물론 암 정밀 치료의 판도까지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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