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만 기다렸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 인생 2막 꿈꾼 5060의 ‘참담한 현실’

151
창업 3년 뒤 절반은 문 닫는다
5060세대, ‘희망’보다 ‘현실’ 직면
생존율 높은 업종 따로 있었다
5060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문을 닫을까 말까, 매일 고민이다.”

치킨집 간판을 내리며 한 50대 자영업자가 남긴 이 한마디는 지금 창업 현실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국세청이 지난 4월 29일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생존율 통계’에 따르면, 창업 후 3년이 지나 살아남는 자영업자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퇴직 이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50대, 60대에게 이 수치는 절망 그 자체다.

3년 안에 절반이 사라진다

5060
출처 = 연합뉴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국세청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100대 생활밀착형 업종의 3년 생존율은 평균 53.8%에 그쳤다.

2020년에 창업한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2023년까지 사업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5년 생존율은 39.6%로 더 낮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폐업하는 가게들이 넘쳐나는 현실을 수치로 확인한 셈이다.

1년 생존율은 77.9%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사업장이 급격히 늘어난다.

잘되는 업종은 따로 있었다

5060
출처 = 연합뉴스

같은 창업이라도 성패 차이는 뚜렷했다. 생존율이 높은 업종으로는 미용실로, 1년 생존율은 91.1%, 3년 생존율은 73.4%로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펜션·게스트하우스(3년 생존율 73.1%)와 교습학원(70.1%)도 비교적 안정적인 업종으로 나타났다.

반면, 창업 진입장벽이 낮고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업종일수록 폐업률은 높았다. 분식점은 3년 생존율이 46.6%, 치킨·피자 등 패스트푸드점은 46.8%에 그쳤다. 통신판매업은 이보다 더 낮은 45.7%로 바닥 수준이었다.

60대 창업 증가…하지만 ‘위험도’ 커

5060
출처 = 연합뉴스

눈에 띄는 점은 고령층 창업 비중이 유독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30대 이하와 40~50대의 창업은 줄어든 반면, 오직 60세 이상에서만 창업이 증가했다.

60대 창업은 전년 대비 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 은퇴와 고령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3고’ 현상과 함께 소비 위축, 저출생, 고령화 등의 사회 구조가 창업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생존’이 창업의 최대 목표가 된 지금,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창업은 여전히 하나의 출구지만, 이 또한 만만한 길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실시간 인기기사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