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노리는 제약바이오株, 의료파업 허들 넘을까… “수출 뒷받침 종목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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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증시에서 뜨겁게 오르다가 4월 들어 주저앉았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최근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초 급등세와 비교하면 주가 흐름은 답답하지만, 야금야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은 6월 이후로 밀릴 듯하나 ‘연내 인하’ 기대감 자체는 유지되고 있어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의료 파업 이슈는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를 흔드는 악재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수출 실적 동반 종목 투자에 주력할 때라고 조언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 등락 거듭하며 야금야금 재반등하는 제약바이오

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 현재 KRX 헬스케어 지수는 전날보다 13.69포인트(0.39%) 하락한 3452.73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이 지수는 2거래일 오르면 다음 2거래일은 빠지는 식의 변동성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직전 7일과 8일에는 이틀 연속 상승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월 25일 2930.19이던 KRX 헬스케어 지수는 3월 25일 3728.61로 2개월 만에 27% 상승했다. 당시 국내 증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를 6회 인하할 것이란 전망 덕에 치솟았다. 금리 인하 시기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도 덩달아 불기둥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끈적한 고물가 기조를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시장이 예상하는 첫 금리 인하 시점이 6월에서 9월로 밀리자 주식시장은 주가에 선반영했던 기대감을 토해냈다. 4000을 향해가던 KRX 헬스케어 지수도 4월 중순 3200 아래로 추락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낮고 투자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해 금리와 같은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바닥을 찍은 지난달 중순과 비교하면 3400을 웃도는 현재 KRX 헬스케어 지수는 재반등 추세에 올라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래프 기울기는 1분기와 비교해 완만한 모양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초보다 속도는 더디지만, 꿈틀꿈틀 반등 조짐을 보인다”며 “어쨌든 금리 인하가 연내 이뤄진다는 전망은 여전하다 보니 (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을 떠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 공간 앞으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을 떠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 공간 앞으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 “의료 파업 영향 거의 안 받는 수출 동반 종목이 매력적”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큰 그림에서 보면 제약바이오 업종이 다시 상승세인 건 맞지만,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게다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3개월가량 지속 중이란 점도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를 취약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이런 환경에선 수익률 방어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 급등했던 신약 개발 선두 업체보다는 SK바이오팜·유한양행·에스티팜·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수출 실적 동반 종목이 유망하다”며 “수출은 의료 파업과 같은 국내 상황 변수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수익률 방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거시 불확실성이 큰 여건에서는 덩치가 작은 신규 상장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큰손’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서다.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상장한 33개 바이오 기업 중 확정 공모가 시가총액보다 현재 시총이 큰 기업은 28%에 불과하다. 또 이들 기업 3곳 중 1곳은 시총이 1000억원 이하로 추락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총 1000억원 이하에서는 기관 투자자의 접근이 쉽지 않다”며 “기업 가치가 낮아지면 시장으로부터 소외되고, 낮은 가치에서 자금 조달을 단행하면서 시장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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