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운전자들은 차 곳곳에 스티커를 붙인다. 때로는 상당히 요란하다고 생각될 만큼 붙이기도 하는데, 일반 운전자 관점에선 차가 큰 만큼 존재감을 강조하려는 행동으로 비칠 뿐이다. 마치 튜닝카에 여러 데칼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에 대해 화물차 운전자들은 붙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거리 운전이 잦은 업계 종사자일수록 필수로 붙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TASS) 내 20~22년도 화물차 교통사고 데이터 분석 결과, 야간(18시~익일 6시)의 교통사고 사망 비율이 주간(6시~18시)의 1.5~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치는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정도다.
한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4 ~2016년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야간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6명이 화물차를 충돌하는 사고로 사망했다. 특히 화물차 사고로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사율은 다음과 같다.
화물차 야간 추돌 사고 치사율 : 7.1% (승용차의 21.6배, 승합차의 4.5배)
주된 원인은 모두가 다 아는 운전자 과실이다. 졸음운전, 전방 주시 태만, 과속, 난폭운 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되는 항목들이다.
물론, 쉬지 못하고 계속 이동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업계 구조 상 가까운 시일 내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위와 같은 상황엔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안으로 반사띠 부착이 지목된다. 화물차 후면이나 측면에 붙이는 여러 스티커들은 대체로 반사판 역할을 한다. 이를 반사띠나 반사 테이프라 부른다.
법적으로 차량 후면에 반사판을 부착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한 목적으로 형광 반사띠를 붙이는데, 화물칸 테두리를 따라 크게 붙이는 사례가 가장 흔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사고 예방 효과에 보탬이 될까? 다행히 주목할 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5톤 이상 화물차에 반사띠 부착을 의무화 했다. 이후 연 7,800여 건에 달하는 야간 화물차 추돌사고를 예방했다.
이외 국가의 연구 결과를 간략히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독일 : 반사띠 부착 의무화 후
┗ 후면 추돌사고 41% 감소
┗ 측면 충돌사고 37% 감소
러시아 : 반사띠 부착 차량 3만 대 조사
┗ 사고 건수 67% 감소
┗ 사망자 수 62% 감소
헝가리 : 5년간 교통사고 차량 1,400대 분석
┗ 야간 사고 43% 감소
그렇다면 화물차에 부착한 반사띠는 야간에 얼마나 잘 보일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형광 반사띠 부착 시 그렇지 않은 화물차와 비교했을 때 아래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
┗ 100m 후방 시인성 : 4.40배 개선
┗ 150m 후방 시인성 : 15.2배 개선
구체적으로 운전자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다. 일반 차량은 후방 91m 지점에서 차를 알아차렸다. 한편 반사띠를 부착한 차량은 후방 261m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실험에 참가한 운전자들은 사고 예방을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이를 상세히 알아보면,
┗ 안전거리 21m 추가 확보
┗ 추월 시 조향, 6.2% 더 부드럽게 행동
┗ 급제동, 5.8m 더 일찍 시작
즉, 멀리서 화물차를 인지했기 때문에 더 여유롭고 안전하게 대응했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반사띠를 화물차 가장자리를 따라 붙이기만 해도 주변 운전자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부 시민들은 “반사띠는 개당 1~2만 원 선인데 여러 개 사서 붙이면, 수십만 원 첨단 기능보다 가성비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만약 야간 운전 중 반사띠를 요란하게 붙인 화물차가 보이더라도 “안전 때문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네.”와 같은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이걸 왜 몰랐지?” 역대급 안전 가성비에 화물차 운전자들 당장 붙인다 난리!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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