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가 브랜드를 재정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에 태어난 차, 샤말. 과연 이 차에 대한 세간의 평판은 적합한 것일까?
자신의 심장과 입 중 어느 것이 더 나대는지는 구별하기 어렵다. 어쨌든 마세라티 샤말의 경우, 평판이 차를 앞서 있다. 인터넷에는 두려운 존재,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시무시한 것처럼 묘사한 글들이 넘쳐난다. 이 차는 마세라티 비터보(Biturbo)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 차는 흔들거리는 쇼핑 손수레 같은 코너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다른 점 한 가지는, 바탕이 된 비터보보다 샤말의 휠베이스가 짧다는 것이다. 아, 그리고 샤말은 V8 트윈 터보차저를 탑재했다. 역동적인 면에서, 샤말은 일반적인 한계를 넘어 급진적이거나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는 악명 높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그러한 평가는 공평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이 차와 함께 시간을 보내보면,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빠르고 세련되면서 편안한 GT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에 대한 평판에는 이해할만한 설명이 가능하다.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의 모든 마세라티들이 그렇듯이 샤말에게는 매우 ‘그럴 수밖에 없는 절묘한 타이밍’이 있었고, 그런 흐름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이 모든 것은 당시가 마세라티의 ‘드 토마소 시대’였다는 단순한 이유로 설명하기 쉽다. 19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한때 존경받던 이 브랜드는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길고 배배꼬인 이야기를 간단히 말하면, 1975년 8월, 국영 지주회사인 GEPI가 자동차 거물 알레한드로 드 토마소와 제휴를 맺는 합의가 성사됐다. 다른 이들의 돈으로 부실기업을 인수해버릇한 현명한 경영자이자 아르헨티나 이민자, 드 토마소는 11.25%를 거둬들였고, 이 거래를 통해 전반적인 지배권의 장악을 보장받게 됐다.
놀랍게도, 드 토마소는 선금으로 64파운드밖에 지불하지 않았으며, 직원 수가 반 토막이 난 다음이었다. 그러고 나서 이 계약으로 인해 자신이 나중에 단독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안심하고 마세라티를 구조조정하기 시작했다. 그는 콰트로포르테의 새로운 변형 모델과 2도어 모델인 칼라미(본질적으로 드 토마소 롱샹을 재설계한 것)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즐거움을 위한 결들임 수준이었다. 마세라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량으로 판매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드 토마소는 판단했다.
그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국비 지원에 힘입어 마세라티의 새로운 2도어 쿠페가 구상되었다. 이 차의 모노코크 차체는 드 토마소 소유의 이노센티 공장에서 제작되고, 합금 V6와 그에 결합되는 구동장치는 새로 갱신된 모데나의 마세라티 공장에서 생산하게 됐다. 최종 조립은 람브라테에 있는 과거 람브레타 공장에서 이루어졌다. 비-터보(Bee-Turbo)의 생산은 1982년 12월에야 시작됐다. 하지만 드 토마소는 라인업에 다양한 차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4도어 변형 모델이 추가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휠베이스가 더 긴 425는 1984년에 출시되었다. 단축된 플랫폼을 이용해 자가토가 제작한 스파이더도 그해에 나왔다.
기타 등등. 여러 종류로 세상에 등장했던 비터보는 그렇게 나쁜 차는 아니었지만, 대단히 좋은 차도 아니었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다. 기존에 존재하던 것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보다, 시장에 바꾸어 넣을 것을 끝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드 토마소가 기여 요인이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일리 있다. 1980년대에는 세 가지 엔진 크기와 다섯 가지 차체 스타일을 아우르는 50가지 이상의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었다. 원래 비터보는 BMW 3시리즈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그것이 빠르게 바뀌어 가격표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였다.
그 과정에서 제작 품질과 주행성을 개선했고, 동일한 기본 패키지를 재가공해 새로운 이름(대개 숫자로 된 명칭)을 붙이는 변화가 있었지만, 이는 비터보의 잠재 고객을 되려 혼란스럽게 했다. 피에란젤로 안드레아니가 그렸던 원래의 각진 윤곽은 나중에 마르첼로 간디니에 의해 둥글려졌다. 1987년부터 89년까지 전체적인 레인지에 걸쳐 단계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간디니는 1991년에 두 번째 리스타일 작업을 맡았는데, 이때에는 한 번에 전체 라인업에 걸쳐서 변경이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계속 감소했다.
이러한 환경에 맞서기 위해 드 토마소는 하락세를 멈추게 할 새로운 안간힘을 시작했다. 나머지 덜한 모델들에게 긍정적인 빛을 반사시켜 줄 후광 역할의 자동차를 구상한 것이다. 비터보가 생산되기 시작한 지 이미 7년이 지났고, 이국적인 상품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할 일이 태산이었다. 회사 재정이 좋지 못하다는 사소한 문제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말은 어떻게든 아이디어로부터 현실로 도약했고, 대담하게 세상에 나왔다.
간디니 같은 일류 디자이너가 이 차의 스타일링을 맡은 것은 회사에 큰 도움이 됐다. 차의 타이틀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그의 이름은 마케터들의 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근사한 수컷 고릴라는 비터보의 기본형 아키텍처가 옮겨진 카리프 모델(짧게 만들어진 쿠페를 기반으로 한 스파이더의…‘픽스드 헤드 쿠페’ 버전)과 경쟁해야 했다. ‘일 모스트로(몬스터)’라는 별명이 붙은 알파로메오 SZ를 제외하면, 당시 어떠한 이국적인 자동차도 샤말에 견줄 만큼 압도적으로 파격적인 것은 없다. 간디니 디자인의 특징을 담아 경사진 형태로 뻗어나가는 뒷바퀴 휠 아치에서 보듯, 이 변신은 아름다움이나 우아함에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토론을 촉발시켰고, 그것이 요점이었다.
가족 중 다른 구성원들과는 달리 샤말은 V8 3217cc 엔진을 사용했다. 비터보 V6의 쿼드캠 발전형으로서, 두 개의 수냉식 IHI 터보차저와 두 개의 공랭식 인터쿨러를 냉각 라디에이터 앞에 배치하였고, 터보 사이의 압력을 동등하게 하는 부스트 컨트롤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샤말은 비터보의 파생 모델로는 처음으로 완전히 ECU로 제어되는 점화장치와 베버-마렐리 연료 분사장치(각 뱅크는 자체 ECU를 통해 제어되었다)를 갖추었다. 회사에 따르면 샤말은 6000rpm에서 326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2800rpm에서 44.5kg·m의 넉넉한 토크를 자랑했다.
이 엔진에는 게트락 6단 변속기가 결합되고, 마세라티/콰이프의 토센 기반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을 통해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한다. 앞바퀴 서스펜션의 맥퍼슨 스트럿 구조와 보조장치가 있는 랙 앤 피니언 스티어링은 후기형 비터보 모델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하지만, 뒷바퀴의 튜브형 트레일링 암 배열은 새로운 것이다. 사진으로 남겨진 프로토타입은 유난히 보기 흉한 멀티 스포크 휠을 사용했지만, 양산차에서는 7개의 스포크를 가진 OZ 휠로 대체되었다. 실내에는 비터보의 대시보드가 옮겨졌으나, 모양이 잘빠진 앞좌석은 샤말의 전유물이었다.
이 멋진 신세계(인 것 같게 포장된 차)는 1989년 12월에 등장했다. 같은 해 마세라티의 지분 49%가 1320억 리라에 피아트로 매각되었다. 토리노의 거대기업 피아트는 1993년 인노첸티의 지배지분을 포함한 계약의 일환으로 나머지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드 토마소 가문은 회사 설립자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완전히 자리를 물려받도록 피아트를 초청했다. 이 일은 더욱 불안한 배경 속에 벌어졌다. 밀라노 공장은 1년 전 모데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1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으며 문을 닫았다.
피아트는 변화를 만드는 데 지체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파올로 칸타렐라 전무이사를 회장으로, 페라리 및 알파로메오 출신의 에우제니오 알자티를 전무이사로 임명했다. 샤말은 이 유명한 회사의 미래를 위한 그들의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이후의 시대를 위해 새로운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IV에 초점이 맞춰졌다. 샤말의 느릿느릿한 생산은 1994년에 종료되었고, 이때까지 369대만이 세상에 나왔다. 어찌됐든 적어도 샤말은 마세라티를 헤드라인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고, 대부분 타당한 이유를 가졌다.
샤말이 빠른 반응의 시끌벅적한 야수 같은 지위를 얻은 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기록을 살핀 결과이다. 물론 당시의 평가들은 운전자가 선을 넘을 경우 차가 다소 시끌벅적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가득했지만, 대부분의 동시대 다른 차들도 마찬가지였다. 대다수의 리뷰들은 폄하하기보다는 오히려 열정적인 감정표현이 과했다. 이야기가 이렇게 와전된 원인의 일부는 차의 희소성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 도로에서 샤말을 거의 볼 수 없으니 전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스타일링이 있다. 더 적절한 단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세라티 차들 중 가장 색다른 이 차에 매료되지 않고, 충격 받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샤말은 영향력의 혼합을 상징하며, 최고의 공격성을 뿜어낸다.
육중하게 부풀어 오른 아치들, 사이드 스커트, 노골적인 흡기구는 딱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의 자동차임을 보여준다. 앞 유리 가장 아래쪽에는 스포일러처럼 보이는 이상한 구성 부품도 있다. 이것이 여기에 있는 이유는 물론 공기와 와이퍼에서 나온 물의 방향을 바꾸기 위함이다. 차에 타보면, 실내는 더욱 보수적임을 알 수 있다. 광택이 나는 목재, 애지중지 키워진 소들의 가죽, 그리고 알칸타라가 풍성하다. 어느 모로 보나 럭셔리 GT다. 시트는 지지부가 잘 보강되어 있고, 계기는 한눈에 잘 들어온다. 뒷좌석 또한 이 모델 맞춤이며, 순전히 장식을 목적으로 배치되었다.
시동을 걸면 샤말은 정확히 말해서 폭발적인 소리를 내뿜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더 세련됐다. 공회전할 때는 약하게 부글대는 소리만 난다. 변속기를 1단에 넣고 묵직한 클러치를 연결하면 차는 깔끔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일단 워밍업을 마치면, V8은 다루기 쉽고,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 6단 변속기는 기계적인 느낌이 사랑스럽다. 기어가 착착 물리고, 어렴풋이 ‘커크렁’ 소리가 나지만 멈칫거림은 없다. 부스트가 차지 않은 상태에서의 샤말은 온순함 그 자체이다. 첫 번째 터보 스풀링은 2500rpm 언저리부터이고, 두 번째는 회전수가 높아짐에 따라 매끄럽게 작동한다.
이 시점에서 샤말은 으르렁거리지만, 동력 전달은 마세라티 6기통 터보들보다 훨씬 덜 거칠다. 발 빠르고 토크가 강하다. 3000rpm을 돌파할 때 이미 최대토크를 발휘하니 6500rpm의 회전한계를 향해 밀어 올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터보가 휘파람을 울리고 웨이스트게이트가 재잘거리면서 엔진 노트가 눈에 띄게 강해진다. 만약 그 당시에 기록된 성능 수치를 믿는다면, 샤말은 정지 상태에서 5초 남짓 만에 시속 97km로 달릴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270km에 달한다. 그러나 더욱 인상적인 것은 장거리 주행용 차로서의 세련된 면모이다. 시속 47km에서 6단 기어를 넣으면 엔진회전수는 1000rpm에 불과하다.
엔진회전수가 낮은 상태에서도 확실하게 뒷바퀴 타이어를 압도할 수 있을 만큼 토크는 강력하다. 마른 노면에서, 3단 기어에서도 헛바퀴를 굴린다. 하지만 매우 열중해서 운전하면 – 10분의 1 이하로 밟는다면 – 허우적거리지 않는다. 비에 젖은 도로에서는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동력 전달 장치의 단절이 약간 있긴 하지만 뚜렷하진 않고, 굳어진 아스팔트 위 구조물을 통과할 때 삐걱거리거나, 신음 소리를 내거나, 몸서리치듯 흔들리는 것도 없다. 차의 연식을 생각하면 그 자체가 극히 일부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동료라는 것을 의미한다.
스티어링은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세 바퀴가 도는 등 빠르게 작동하지만, 이상하게도 비선형적인 느낌을 준다. 샤말에는 네 개의 견고도 세팅이 있는 코니 조절식 댐퍼가 장착되었다. 이것들은 낡은 TV 리모콘처럼 보이기도 하는 기어 레버 근처에 위치한 키패드를 통해 전자적으로 제어된다. 가장 부드러운 세팅을 선택하더라도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ABS를 포함한 운전자 보조 장치는 없다. 그래도 브레이크 페달은 서보 기구가 잘 되어 있고 극적인 사건 없이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샤말의 코너링 자세는 생각보다 앞머리가 무겁지 않다. 차체 롤링이 잘 제어되고 있는데, 이는 일정 부분 억센 프런트 안티 롤 바와 작은 리어 롤 바 덕분이다. 이 차는 분명히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싶어지는 자동차가 아니고, 그렇게 운전한다고 해서 행복해할 것 같은 자동차도 아니다. 차라리 사랑스럽다. 적어도 마른 노면에서는, 당신이 이전까지 믿었을지 모를 그런 선입견들과 같은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오래 전, 패스트 레인에서 마크 헤일즈가 언급한 바에 따르면 샤말은 ‘도취하게 만들고, 언더스티어 없는 즐거움을 주지만, 서킷을 긁어내는 차 보다는 장거리를 꿀꺽 삼키는 그랜드 투어러의 느낌이다.’
자, 바로 그것이다. 마세라티 샤말은 오해를 받고 있고, 더 나아가 비방을 당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차는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비터보에 머물러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명민하다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확실히 심금을 울린다.
글·리처드 헤즐틴(Richard Heselt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