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테슬라 제쳤다?… 해외 정부가 콕 집어 강남까지 배우러 온 ‘국산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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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심야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택시 ‘서울자율차’가 글로벌 교통당국의 공식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상했다. 태국과 체코의 교통부 차관이 불과 열흘 간격으로 서울 강남을 찾아 직접 탑승하고 운영 노하우를 살펴봤다. 상용 서비스 개시 6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태국·체코 차관, 강남 심야 자율주행 직접 탑승
카카오모빌리티는 아담 칼루스 체코 교통부 차관이 지난 9월 8일, 시리퐁 앙카사쿨키앗 태국 교통부 차관이 9월 16일 각각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운행 중인 ‘서울자율차’를 직접 시승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리퐁 태국 교통부 차관은 카카오T 앱으로 호출해 탑승하는 전 과정을 체험한 뒤 “5점 만점에 5점을 줄 만큼 매우 훌륭했다”며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일상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태국 대표단은 이튿날인 17일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자율주행 기술 구조와 서비스 운영 사례를 심층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태국 교통부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체코 교통부 차관의 방문은 ‘2026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GMC)’ 참석을 계기로 성사됐다. OECD 국제교통포럼(ITF) 의장국 대표이기도 한 칼루스 차관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서비스는 매우 훌륭한 경험이었으며,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체코가 유럽의 주요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자율차’란 무엇인가…기아 EV6 기반 레벨3, 센서 15개 장착

서울자율차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서울시의 자율주행차 여객운송 사업자로 선정되어 올해 3월 16일부터 상용 운행을 시작한 심야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다. 기아 EV6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라이다(LiDAR) 3개·레이더(Radar) 5개·카메라 7개 등 총 15개의 센서로 주변 환경을 실시간 인지한다.
현재 SAE 기준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으로 운영되며, 운전석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자율주행 매니저(안전요원)’가 동승한다. 공사 현장이나 골목길 등 특수 환경을 제외한 대부분 구간은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한다. 운행 시간은 매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이며, 이용자는 카카오T 앱에서 일반 택시를 부르듯 서울자율차를 호출할 수 있다.
기술 구조에서도 차별점이 있다. 카카오 자체 자율주행 스택을 탑재해 별도 앱 없이 카카오T에 완전히 통합했고, 인지·판단을 하나의 엔드투엔드(E2E) AI 모델로 처리하면서 안전 관련 점검은 별도 룰 기반 모듈로 병행하는 ‘E2E+안전 룰’ 구조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배차에 실패할 경우 일반 택시로 자동 연결되는 백업 로직도 운영한다.
6개월 만에 1만3,000km·2,000건…사고 제로
서비스 개시 6개월 차인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자율차의 누적 주행 거리는 1만3,000km, 누적 운행 완료 건수는 2,000건을 넘어섰다. 차량은 출시 당시 2대에서 현재 6대로 늘었고, 평균 가동률은 84.3%에 달한다.
심야 시간대 수요에 맞춰 차량이 거의 쉬지 않고 운행되는 수준이다. 이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4.97점이며, 카카오모빌리티 귀책으로 기록된 대인·대물 사고는 아직 한 건도 없다.
태국은 왜 강남에 왔나…레벨3~5 규제 샌드박스 설계 중

태국 교통부는 올해 7월 SAE 레벨3~5 자율주행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별도 구역·절차를 만들어 레벨3~5 자율주행을 시험·실증하고, 관련 법률·기술 기준·도로 인프라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태국 도로에서 운행 중인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은 대부분 레벨2 이하의 운전자 보조(ADAS) 수준으로, 법적으로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완전 자율주행은 허용되지 않은 상태다.
규제 설계를 위해 실제 도심에서 승객을 태운 레벨3 상용 서비스 운영 사례가 필요했고, 그 레퍼런스로 강남 사례가 선택된 것이다. 태국 대표단이 시승에 그치지 않고 판교 본사를 직접 찾아 AI 모델 구조와 관제 시스템까지 살펴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로보택시 삼각 경쟁…강남 대수는 7대에서 19대로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동안, 국내 경쟁 구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서울 로보택시 운영권을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단독 담당하던 구도는 깨졌다. 현대자동차와 티머니모빌리티도 서울 로보택시 운영권을 확보하며 복수 사업자 체제로 전환됐다. 서울시는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전체 대수를 7대에서 19대로 대폭 늘렸고, 서비스 지역도 주요 역세권·간선도로 중심으로 확대했다.
이 구도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전략 포인트는 차량 대수가 아닌 데이터와 플랫폼이다. 카카오T에 통합된 호출 흐름, 강남 야간 복잡한 도심에서 쌓은 E2E 학습 데이터, 그리고 이를 해외 사례에 이식할 수 있는 플랫폼·관제·AI 패키지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추진하는 해외 각국에서 국내의 앞선 플랫폼 환경과 자율주행 기술의 실제 서비스 적용 사례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축적해 온 미래 모빌리티 역량과 자생적인 AI 생태계 구축 경험을 세계에 적극 공유하며 한국의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알리는 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