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0%가 매일 쓴다”… 현대차그룹이 ‘이 AI’에 투자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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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임직원 10명 중 8명이 사내 생성형 AI를 일상 업무에 쓰고 있다. 충돌 안전 분석 시간은 90% 줄었고, 공장 생산 중단 시간은 86% 단축됐다. 7년에 걸친 디지털·AI 전환의 결과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8월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전사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의 구체적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이후 7년간의 변화를 수치로 집약한 자리였다.
2019년 ‘데이터 인프라’ 구축, 2025년 전 임직원 AI 개방
현대차그룹의 AI 전환은 단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2019년 글로벌 협업 체계와 데이터 중심 경영 구축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지라·두레이·컨플루언스·마이크로소프트 365를 순차 도입해 업무와 의사결정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인프라를 다졌다.
연구개발·생산·품질·판매 등 각 사업부에 흩어진 데이터를 표준화해 연결하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도 이 시기에 구축됐다. 개발 데이터가 생산·품질 관리로 이어지고, 판매 데이터가 다시 제품·공정 개선으로 환류되는 구조다. 이 데이터 기반 위에서 2025년,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가 전 임직원에게 개방됐다.
H 챗 프로는 보안 환경 안에서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를 선택해 문서 작성,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 7월 기준 사용자는 3만 명을 넘어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의 약 80%에 달한다.
연구소부터 공장·정비소까지…수치로 확인된 현장 성과

AI 적용의 효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남양기술연구소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 충돌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를 통합 검색해 유사 사례를 비교·분석한다. 엔지니어의 자료 검토 시간을 약 90% 단축했다.
제조 현장에서는 카메라로 차량식별번호(VIN)를 읽어 실차와 시스템 정보를 실시간 대조하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가 국내외 약 70개 생산 거점에 적용돼 연간 52억 40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부품 공급 대차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는 AI는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고객 접점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앱 리뷰를 분류하고 답변 초안을 작성하는 AI는 건당 처리 시간을 평균 35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고,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을 AI가 처리한다. 오는 9월부터는 리뷰 대응 전 과정을 자동화할 예정이다.
“AI 많이 쓰는 기업 아닌, 제대로 쓰는 기업”…’피지컬 AI’로 확장 예고
그룹은 제조 특화 AI 플랫폼 ‘이포레스트: 폴라리스’도 구축했다. 품질·생산·설비·물류 담당 엔지니어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현장에 적용하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개인에게 쌓인 암묵지를 조직의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계획의 핵심 키워드는 ‘피지컬 AI’다. 차량·로보틱스·제조 현장 등 물리적 세계와 AI를 결합하는 영역으로 혁신 범위를 넓히겠다는 방향이다. 중소기업의 AX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새 기술을 빠르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