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튜닝의 새 지평
편안함과 성능의 완벽한 조화
한정판, 소장가치 높아
60년대 북유럽 레트로
볼보 P1800 시안
요즘 올드카 복원으로 주목받는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만 해도 포니나 갤로퍼 중고차를 구매해 새 차로 복원하면서 색다른 감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 분야로 상당한 호평을 받은 차 한대가 있다. 바로 볼보 P1800 시안(Volvo P1800 Cyan)이다.
P1800은 1961년부터 1973년까지 생산된 볼보의 후륜구동 스포츠카다. 개발 단계에서 폭스바겐이 위기를 느낄 만큼 멋진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볼보에서는 2013년 이 차를 오마주한 컨셉카를 출시한 바 있으며, 몇 년 전에는 P1800 시안이 라는 모델명으로 재등장하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할 P1800 시안은 볼보의 정식 모델이 아니다. 올드카 복원을 거치면서 최신 기술을 접목한 ‘레스토모드(Restore+Modification=Restomod)’ 버전이다. 제작은 경주팀인 시안 레이싱(Cyan Racing)에서 맡았다.
P1800 시안 익스테리어
이 차는 2020년에 한정 수량으로 판매 됐다. 원래 이 차는 P1800을 베이스로 경주용차로 튜닝하려 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물은 그랜드 투어러(GT) 성향을 갖춘 쿠페형 세단이 됐다. 강력한 퍼포먼스는 기본이고 편안한 주행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정판 모델이기 때문에 차 마다 계약한 예비 오너의 취향을 반영 했다. 일종의 인 디 오더 방식이다. 다만, 차 고유의 멋을 해치지 않도록 기본적인 디자인 요소는 과거의 멋을 유지한다.ㅋ
전반적으로 곡선형 디자인이며, 당시 각지고 길쭉한 미국의 머슬카(또는 스포츠카)와는 다른 감성이다. 전면부는 과거 영국의 스포츠카를 보는 기분이다. 낮게깔린 차체와 동그란 헤드램프, 메쉬 타입의 타원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띈다.
측면은 길쭉한 보닛과 날렵하지만 고전적인 느낌의 루프라인이 돋보인다. 대신, 레스토모드인 만큼 요즘 퍼포먼스카에서 볼 법한 5 트윈 스포크 휠 디자인과 대용량 브레이크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어서 후면 디자인은 마찬가지로 고전적인 느낌이다. 타원형 리어램프와 크롬 가니시들이 60년대의 멋이 무엇인지 가감없이 보여준다.
P1800 인테리어
실내는 아날로그 계기판을 과거 느낌 그대로 살렸다. 디스플레이 계기판이 범람하는 시대에 동그란 속도 및 RPM 게이지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도어 손잡이는 가죽 끈으로 장식했고, 시트는 스포츠 버킷 타입 또는 가죽시트가 적용된다.
P1800, 성능은 어떨까?
P1800 시안은 강철과 탄소섬유로 차체를 찍어 냈다. 1톤 미만의 경량화 덕분에 민첩한 움직임을 가능케 한다. GT 모델은 티타늄 롤 케이지와 흡차음재가 더 많이 반영 돼 편안한 장거리 주행을 돕는다.
성능은 볼보 경주용차량에 탑재했던 2.0L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해 420 PS – 46.4 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5단 수동이며, 무게가 990kg 정도이며 전후 4P 브레이크 시스템 적용으로 효과적인 제동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덕분에 포르쉐 911 터보 S와 거의 동급인 중량 대비 출력 비율을 달성했다.
다만, 차체자세제어 시스템이 없고, ABS 시스템도 없다. 운전을 좋아하고 잘하는 마니아를 위한 그런 차량인 셈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 차를 운전하면 80년대 페라리를 모는 듯한 느낌이라 평가한다. 전자제어 시스템이 거의 없어, 운전하는 ‘손맛’은 좋지만 요즘 차에 익숙한 일반 운전자들은 오히려 운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가격은 50만 달러~70만 달러(6.6억~9.3억)에 달한다. 6.4억에 달하는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보다 더 비싸다. 스펙이나 디자인을 놓고 보면 페라리로 눈길이 갈 것이다. 하지만 레트로풍의 유니크한 차를 원하는 예비 오너라면 충분히 위시리스트에 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