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역대급 시설, 도로 열선
눈이 오고 나면 낮은 온도로 인해 땅이 얼게 된다. 그럼 출퇴근길에 발끝에 엄청난 긴장을 하고 걸어야 한다.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편을 겪던 다수의 시민들은 매년 도로 열선 설치를 주장해오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도로 열선 사업을 두고 겨울철 안전 대비 차원에서 경사도 높은 지역 등에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과 예산 투여 대비 그 효과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 곳당 15억, 대량 설치는 어려운 상황
도로 열선은 도로 포장면 7 cm 아래에 전기 열선을 설치하고 전기를 공급해 열선에서 발생한 열로 눈을 녹이는 자동 제설 시스템이다. 눈이 내려 기온이 내려가면 온도와 습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자동으로 작동된다.
또, 도로 열선은 전기료와 비교해 제설 효과가 뛰어나 강설 시 도로 결빙을 예방하고 염화칼슘 사용으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서울 은평구를 지역구로 둔 A 국회의원은 “겨울철 도로 결빙으로 인한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경사도가 높은 고갯길에 도로 열선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도로 열선이 원격 가동이 쉽고 주민 불편 해소에 효과적이라며, 특히 강설 시에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경사도가 급한 지역에 우선 설치를 요구했다.
이에 은평구청 소속의 관계자 B 씨는 도로 열선 설치에 대한 A 의원의 제안에 설치비용과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선별적으로 설치 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관계자 B 씨는 도로열선 설치에 다음과 같은 비용이 든다고 얘기했다.
▷ 설치 예산 : 3m 도로 1개 차로 기준 도로 열선 설치 약 15억 원
▷ 유지관리 비용 : 연간 약 4천만 원
반면에 염화칼슘을 사용한 제설 비용은 훨씬 저렴하게 나타났다. 관계자 B 씨는 “은평구 내에서 현재까지 2014년을 기점으로 1.7km에 열선이 설치되었다”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백련산 4차 아파트 등 2개 지역에 추가로 약 1km의 열선을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주요 지자체 우선 설치
은평구뿐만 아니라 영등포구와 강북구도 도로 열선을 활용한 제설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11월까지 3개소에 도로 열선 설치 시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강북구는 제설 취약 구간 4곳에 열선을 설치해 겨울철 도로 결빙을 예방하고 환경 오염을 줄일 계획이다.
이에 구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지역 내 급경사지, 제설 취약지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구는 올해 예산 10억 원을 투입해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안전성, 효율성, 유지관리 비용 등 도로 열선 설치 효과를 분석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등포구청 고위관계자 C 씨는 “도로열선 설치가 제설 취약지역에서 발생하는 빙판길 사고를 막고 교통 불편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한파, 폭설 등 겨울철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구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제설 대책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서울 강북구 또한 겨울철 제설 대책 중 하나로 관내 제설 취약구간 4곳에 도로 열선을 설치한다고 13일 밝혔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닌 사람
도로 열선 설치 민원이 증가하면서, 각 구에서는 비용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성북구의 경우, 구릉지(언덕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지형) 형태로 시가지가 조성되어 눈에 굉장히 취약한 구조다. 공무원들이 나와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낙상 및 자동차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성북구에서는 2016년부터 총 28개소에 도로 열선을 설치하고 있다. 6년 동안 약 73억을 도로 열선 사업에 사용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돈이 부족한 성북구는 구릉지를 중심으로 매년 조금씩 설치 구역을 나눠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시의 경우 2021년 중앙로 고산동산 하행차로 2개 차선에 도로 열선을 설치했다. 그리고 폭설이 내릴 때마다 단 한 건의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처음 시작하는 것은 무엇이 됐든 돈이 많이 든다. 비용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안전이다. 비용이 문제인 것은 알지만, 빠르게 설치하여 사고율을 줄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