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야 팔 차를 그냥 팔았다…볼보 리콜 미시정 1902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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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기록장치 오류 시정 없이 판매…10월 26일 국토부 제출 자료 보도
과징금은 6월 말 확정…전체 리콜 9만5573대와 구분해야
문제는 일부 정보의 기록시간…볼보 측은 해당 사안 확인 중
리콜 공지 뒤에도 고치지 않고 팔린 1902대

새 차를 받는 사람은 이미 알려진 결함이라면 출고 전에 고쳐졌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소비자가 차를 인도받은 뒤에야 챙겨야 할 문제로 남겨두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안전을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삼았다면 더욱 그렇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리콜 미시정 차량 판매 보도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핵심은 결함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넘어, 시정 대상 차량이 필요한 조치를 받지 않은 채 판매됐다는 점이다.
10월 26일 MTN이 국토교통부의 국회 제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사고기록장치 결함을 시정하지 않은 차량 1902대를 판매했다. 해당 건의 과징금 처분은 올해 6월 말 확정됐다.
보도가 나온 날짜와 제재가 확정된 날짜는 다르다. 10월 26일 새로 과징금이 부과됐다는 뜻이 아니다. 보도에 등장하는 숫자도 구분해야 한다. 전체 리콜 대상은 9만5573대이며, 그중 이번에 문제가 된 미시정 판매 차량이 1902대다. 전체 대상 차량을 모두 고치지 않고 팔았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일부 차량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볼 사안도 아니다. 리콜 대상임을 알고 구매한 소비자와, 필요한 조치가 끝난 새 차라고 생각한 소비자의 판단은 같을 수 없다. 판매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구매자의 확인 과제로 넘어갔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
사고기록장치 오류, 무엇이 문제였나

문제가 된 부분은 사고기록장치, EDR의 소프트웨어 설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운행정보의 기록시간이 국내 안전기준에 맞지 않았고, 복합 충돌 등 특정 상황에서는 정보를 수동으로 추출해야 하거나 기록시간이 올바르게 표시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를 사고기록이 전혀 남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사실의 범위를 벗어난다. 이번 보도만으로 차량의 제동 성능이나 충돌 안전성 전체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다.
다만 기록을 남기는 장치에서 시간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별도로 따져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어떤 정보가 어떤 순서로 남았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운전 중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기록장치의 오류를 사소하게 취급하기 어려운 이유다.
볼보는 해당 결함에 대해 2025년 5월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시정하기로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소비자가 알고 싶은 것은 복잡한 기술 용어보다 단순하다. 내 차가 대상이었는지, 그리고 판매 전에 필요한 조치가 끝났는지다.
안전 이미지보다 중요한 판매 전 시정 절차

자동차 회사가 안전을 강조하려면 설계와 시험 결과뿐 아니라 판매와 사후관리 과정에서도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미 확인된 문제를 출고 전에 처리하는 일 역시 소비자가 기대하는 안전의 일부다.
이번 보도 당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해당 위반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내부의 고의나 은폐 여부까지 단정할 근거는 없다. 이후 설명에서는 미시정 차량이 판매된 경위와 재발 방지 절차가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차주에게 필요한 판단 기준도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나 불안이 아니다. 자신이 보유한 차량의 리콜 해당 여부와 조치 이력을 확인하는 일이다. 대상 차종 이름이 같더라도 개별 차량의 적용 여부와 작업 완료 상태를 따로 살펴봐야 한다.
좋은 안전 이미지는 구매를 결정하게 만들 수 있다. 그 신뢰를 유지하는 것은 차가 고객에게 넘어가기 전, 해야 할 조치를 빠짐없이 끝내는 과정이다. 이번 1902대 보도는 바로 그 기본을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