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와 베니스 황금사자상 다투는 경쟁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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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올해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이병헌 손예진 등이 출연하는 ‘어쩔수가없다’가 경쟁 부문에 초청돼서다. 여기에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어쩔수가없다’와 경쟁하는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2022년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9일 저녁(현지시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어쩔수가없다’를 비롯해 총 21편이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합을 펼친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노아 바움바흐, 캐서린 비글로, 기예르모 델 토로, 짐 자무시, 프랑수아 오종 등 예술성이 돋보이는 걸작들을 다수 남긴 거장의 작품부터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 현실을 비춘 대담한 신작들이 포함됐다. 올해 경쟁 부문에 오른 주요 작품들을 살펴봤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노아 바움바흐, 기예르모 델 토로 등 거장의 신작

경쟁에 오른 21편 가운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바움바흐 감독의 ‘제이 켈리’, 비글로 감독의 ‘다이너마이트의 집’,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등이 박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한 장면. 사진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한 장면. 사진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잘 나가는 여성 CEO를 지구를 파괴하려 하는 외계인이라고 의심하며 납치 계획을 세우는 두 젊은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구를 지켜라!’에서 백윤식이 연기했던 인물의 성별을 바꿔 엠마 스톤이 여성 CEO를 연기했다. 란티모스 감독이 ‘가여운 것들’에 이어 스톤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이다.

‘제이 켈리’는 딸들과의 소원한 관계, 은인 같은 감독의 죽음 등을 연달아 겪으며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 서는 성공한 60대 영화배우 제이 켈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바움바흐 감독과 조지 클루니, 애덤 샌들러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조지 클루니가 타이틀롤 제이 켈리를 연기했다.

비글로 감독의 ‘다이너마이트의 집’은 미국에서 발사된 무인 미사일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그리는 정치 스릴러로 이드리스 엘바, 레베카 퍼거슨, 그레타 리 등이 출연하며,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고전 SF소설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한 작품으로 오스카 아이작, 제이콥 엘로디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들과 함께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라 그라치아’,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라즐로 네메스의 ‘오르판’, 베니 사프디의 ‘더 스매싱 머신’도 주목받고 있다.

‘라 그라치아’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물로 올해 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를 가진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세 개의 개별적인 이야기로 구성한 작품으로 케이트 블란쳇, 애덤 드라이버 등이 출연한다.

‘사울의 아들’로 알려진 네메르 감독의 신작 ‘오르판’은 1950년대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가족 드라마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소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사프디 감독의 ‘더 스매싱 머신’은 종합격투기 UFC 헤비급 챔피언 2회 우승자 마크 커의 전기 영화로 드웨인 존슨과 에블리 블런트 등이 출연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한 장면. 사진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한 장면. 사진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서기, 감독 데뷔작으로 경쟁 부문에…올해도 확인된 넷플릭스 영향력

올해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에는 여성 감독의 작품이 5편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비글로 감독의 ‘다이너마이트의 집’을 비롯해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더 보이스 오브 하인드 라자브’, 린리후이(서기) 감독의 ‘소녀’, 발레리 돈젤리 감독의 ‘아 피 드 우흐(A Pied d’Ouvre)’, 모나 파스트볼드 감독의 ‘더 테스터먼트 오브 앤 리’ 등이다. 이 가운데 ‘소녀’는 서기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대만배우 린리후이의 감독 데뷔작이다.

또한, 콘텐츠 강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장해나가고 있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의 영향력도 올해 영화제에서 여지없이 확인된다. ‘다이너마이트의 집’, ‘제이 켈리’, ‘프랑켄슈타인’ 3편이 넷플릭스의 작품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가 관심을 모으는 데에는 최근 몇 년 간 이 영화제에 초청받아 수상의 영예를 누린 작품들이 이듬해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감독상 수상작 ‘브루탈리스트’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고, 2023년 황금사자상 수상작 ‘가여운 것들’이 2024년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러한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 속에서 ‘어쩔수가없다’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수상 낭보를 들려올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 섬에서 열린다.

여성 감독의 작품이자 넷플릭스 영화 '다이너마이트의 집' 한 장면. 사진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캐서린 비글로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영화 ‘다이너마이트의 집’ 한 장면. 사진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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