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드디어 해냈다” .. 포기했던 신기술 업그레이드에 소비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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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전 특허 포기한 안전벨트
AI 품고 다시 진화하고 있다
실시간 반응하는 ‘스마트 벨트’ 시대
볼보
멀티 어댑티브 안전벨트 / 출처 : 볼보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가 65년 전 3점식 안전벨트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 그저 ‘착한 기술’이라 여긴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볼보는 이 평범한 안전장치를 인공지능과 연결해 자동차 안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고, 목적은 생명이다. 볼보는 과거처럼 특허보다 생명을 선택했고, 이제는 그 생명을 더욱 정교하게 지켜내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3점식 안전벨트, ‘그 이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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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어댑티브 안전벨트 / 출처 : 볼보

1959년 볼보는 닐스 볼린 엔지니어의 손을 빌려 3점식 안전벨트를 세상에 선보였다.

기존의 2점식 벨트가 상반신 보호에 취약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깨와 허리를 동시에 지지하는 구조로 설계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술을 특허로 묶지 않고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무료로 공개했다는 점이다.

당시 볼보는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선언해 이윤보다 공익을 택한 결정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로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리고 65년 후, 볼보는 차세대 전기 SUV EX60에 세계 최초로 ‘멀티 어댑티브 안전벨트’를 적용한다. 이 장치는 기존의 단일 설정 벨트가 아닌, 탑승자의 체형·자세·충돌 강도에 따라 작동 방식을 조절하는 지능형 안전 시스템이다.

데이터로 움직이는 벨트, 생명과 직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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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어댑티브 안전벨트 / 출처 : 볼보

멀티 어댑티브 안전벨트는 차량 내외부 센서를 통해 탑승자의 신체 정보, 자세, 좌석 위치는 물론, 충돌 각도와 속도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차량 내 중앙 컴퓨팅 시스템으로 전송돼 분석되고, 상황에 가장 적절한 하중 제어 값이 선택된다.

기존의 안전벨트가 3단계 정도의 하중 제한값만 제공한 데 비해, 이번 신기술은 무려 11단계로 세분화된 조절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체격이 큰 성인이 고속 충돌 상황에 놓이면, 머리 부상을 막기 위해 안전벨트가 강하게 조여진다. 반대로, 몸집이 작은 아이나 여성처럼 충격에 더 민감한 경우에는 갈비뼈가 다치지 않도록 안전벨트가 부드럽게 조여진다. 이는 단순한 기계 작동을 넘어,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생명 맞춤형 시스템’이라 부를 수 있다.

또한 이 벨트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진화한다. 실제 사고 데이터를 축적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방식으로 지속적인 고도화를 진행할 수 있어 단순한 안전 기능이 아니라, 학습하는 생존 기술이라 부를 만하다.

AI 시뮬레이션까지…볼보가 만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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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60 / 출처 : 볼보

볼보는 안전벨트에 AI 기술까지 접목해 기술력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차량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실시간으로 사고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반응하게끔 구성된 것이다.

젠스액트(Volvo 자회사)와 스웨덴 정부의 AI 프로그램 WASP, 그리고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볼보는 고해상도 3D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실제 급제동, 급조향 같은 수천 가지 돌발 상황을 재현해, AI 알고리즘이 다양한 변수를 학습하게 만든다.

볼보 소프트웨어 총괄 알윈 바케네스는 “예전 같으면 몇 달이 걸리던 소프트웨어 검증을 이제 며칠 만에 완료할 수 있다”며, “AI가 수백만 건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학습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목숨을 잃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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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60 / 출처 : 볼보

볼보는 단순히 기술력만 뽐내지 않고, 단 한 가지 목표를 향한다. 바로, 사고로 생명을 잃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도록 하는 것이다.

볼보는 이미 ‘비전 2020’을 통해 2020년 이후 자사 차량에서는 중상자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 목표는 공상이나 마케팅이 아닌, 실도로 기반의 기술 개발과 수십 년간의 데이터 축적으로 가능해진 현실적인 도전이다.

볼보 세이프티 센터 책임자 아사 하글룬은 “볼보는 과거에 안전 기준을 만들었고, 지금은 그것을 다시 쓴다.”라고 말헀다.

AI와 센서, 그리고 데이터로 무장한 이 작은 검은 끈은, 이제 단순한 끈이 아닌 볼보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죽지 않는 미래’의 가장 강력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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