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은 나물이 가장 풍성한 시기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나물도 연하고 향이 짙어진다. 막 올라온 어린순은 질기지 않고 손질도 간편하다. 채소 하나만으로도 반찬이 되고, 제대로 무치면 밥 한 그릇은 금방 비운다. 재료도 흔하고 조리법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막상 손질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 자주 보이지만 막상 사와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그냥 두다 버리는 경우도 많다. 지금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5월 제철 나물,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먹는지까지 정리했다.
향으로 먹는 쌈채소 ‘곰취’

곰취는 5월에 들어서면 잎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향이 진해진다. 잎에 광택이 돌고 연두색을 띠면 제철 곰취다. 줄기 부분은 질길 수 있으니 잎 위주로 사용하는 게 좋다.
쌈으로 먹을 땐 생으로 그냥 써도 되지만, 살짝 데쳐도 향은 그대로 남고 식감이 더 부드러워진다. 소고기와 함께 쌈으로 싸 먹거나, 삼겹살이나 두부와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나물 무침으로 만들 땐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0초 정도만 데친 뒤 찬물에 헹군다. 꼭 짜서 고추장,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 넣고 무치면 된다. 곰취는 무치고 나서 30분 정도 뒀다 먹으면 양념이 잘 배어 더 맛있다.
고소한 향 살아있는 봄 한철 재료 ‘죽순’

죽순은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가 가장 부드럽다. 겉껍질이 얇고 속은 단단하지 않아 요리하기 좋다. 겉껍질을 벗긴 뒤 밑동에 칼집을 넣어 통째로 삶는다. 쌀뜨물이나 쌀 넣은 물에 30분 이상 끓이면 쓴맛이 빠진다. 물이 식으면 꺼내 한 김 식혀야 결이 그대로 살아 있다.
삶은 죽순은 조림, 국, 볶음에 다 잘 어울린다. 채 썬 죽순을 들기름에 살짝 볶다가 간장, 마늘, 물을 넣고 조리면 짭조름한 밑반찬이 된다. 쇠고기국에 넣으면 씹는 식감이 살아나고 국물 맛이 구수해진다. 두부랑 같이 볶거나, 김치와 함께 국을 끓여도 잘 어울린다.
부드러운 향 입안 가득 채우는 ‘취나물’

취나물은 5월 중순까지만 짧게 나온다. 향이 진하고 잎이 연해 무침으로 많이 먹는다. 겉잎이 마르지 않고 줄기가 너무 굵지 않은 걸 고른다.
끓는 물에 소금 한 스푼 넣고 30초 안쪽으로 데친 뒤 찬물에 식힌다. 물기를 꼭 짜고 국간장, 마늘, 참기름, 깨소금으로 무치면 된다. 파는 생략해도 된다. 오래 무치면 질감이 뭉개지니 살살 버무리는 게 좋다.
된장찌개에 넣어도 향이 산다. 나중에 넣고 살짝만 익히면 된다. 생으로 겉절이처럼 무쳐도 먹을 수 있다. 초고추장에 살짝 무치면 새콤하게 즐길 수 있다.
쌉쌀한 맛이 살아있는 제철 줄기채소 ‘머위’

머위는 줄기가 연하고 잎이 너무 크지 않은 걸 골라야 한다. 겉껍질을 벗겨내고 5cm 정도 길이로 자른다.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떫은맛을 빼고 끓는 물에 데친다. 데친 뒤에도 물에 다시 담가두면 쓴맛이 더 빠진다.
된장, 들기름, 다진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거나, 양념한 된장으로 볶아도 좋다. 멸치나 다시마 국물에 넣고 끓이면 국물에 쌉쌀한 맛이 스며들어 구수해진다. 생선조림에 같이 넣으면 국물이 깔끔하고 기름기 있는 생선과도 잘 어울린다.
줄기보다 어린 잎이 더 부드럽고 향도 진하다. 이 시기의 머위는 잎까지도 나물로 먹기에 적당하다.
아삭한 향으로 봄을 감싸는 ‘방풍나물’

방풍나물은 뿌리보다는 어린 잎을 나물로 많이 먹는다. 5월이 지나면 잎이 질겨지기 시작하니, 지금이 가장 좋다. 줄기가 가늘고 잎이 동글동글한 걸 고르면 된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다진 마늘, 참기름, 된장으로 무치면 기본 무침이 된다. 고추장 대신 된장을 쓰면 쌉쌀한 맛이 더 잘 살아난다.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는 사람도 있다.
방풍나물은 생선회와도 잘 어울린다. 생선회를 감싸 먹거나, 채 썬 나물과 함께 무쳐서 초무침처럼 내면 입안이 깔끔하다. 국에 넣을 때는 마지막에 살짝 넣는 게 좋다. 너무 오래 끓이면 질감이 무너진다.
제철은 짧고, 맛은 확실하다
이 시기의 봄나물은 뿌리나 열매가 아니라 잎이나 줄기를 먹는 게 대부분이라, 제때 먹지 않으면 금방 질겨지고 향도 줄어든다. 오래 데치거나 조리하면 맛이 다 날아간다. 물을 끓일 때 소금을 넣고 짧게 데친 뒤 바로 찬물에 담그는 게 기본이다.
양념은 되도록 단순하게 해야 나물 본연의 향과 식감이 산다. 여러 가지 섞기보다 국간장이나 된장, 참기름만으로도 충분하다.
시장이나 마트를 지날 때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장바구니에 담아보자. 손이 많이 갈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어렵지 않다. 한 번 해먹고 나면 다시 생각나는 맛이다. 봄이 지나기 전 꼭 한 번은 챙겨야 할 제철 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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