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따뜻해지면서 집안 습도가 부쩍 높아졌다. 특히 화장실은 잠깐 문을 열어둬도 쉽게 눅눅해진다. 덕분에 변기나 세면대에 생긴 얼룩 하나가 괜히 더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흰색 타일 위에 번진 분홍색 자국. 평소엔 비누 찌꺼기나 물때려니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흔적이다. 그런데 이 분홍 얼룩이 곰팡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서레이라이브는 16일(현지시간) 배관 전문가 피터 존스의 발언을 전했다. 존스에 따르면 화장실 세면대에 생긴 분홍 얼룩은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라는 박테리아일 가능성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낯설지만, 문제는 이 박테리아가 우리 몸에 끼칠 수 있는 피해다.
세면대에 생긴 얼룩, 왜 그냥 넘기면 안 될까

존스는 사람들이 이 얼룩을 흔히 물때나 곰팡이, 비누 자국쯤으로 착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단순한 때가 아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바이오 필름’이라는 끈적한 막을 만들어낸 세균이다.
이 박테리아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번식한다. 특히 뜨거운 물로 샤워할 때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 샤워하면서 깊게 숨을 들이쉬는 순간, 세균이 호흡기로 들어올 위험이 생긴다. 피터 존스는 호흡기 문제나 요로감염뿐 아니라 피부 감염, 결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 영유아, 고령자, 질병 치료 중인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감염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면대 ‘분홍 얼룩’ 청소하는 법, 어렵지 않다

문제의 박테리아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결국 욕실 습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번식을 막을 수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 재발을 막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샤워를 시작하기 전 환풍기를 켜고, 끝난 후에도 최소 20분 동안은 계속 작동시킨다. 습기를 빠르게 빼기 위해서다. 샤워 후에는 샤워 커튼이나 벽면에 묻은 물기를 바로 닦아낸다. 물기 제거를 소홀히 하면 박테리아가 자리 잡기 쉽다.

욕실 매트와 커튼도 신경 써야 한다. 항균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미생물 성장 억제에 도움이 된다. 주기적으로 세탁하거나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커튼이나 매트 구석은 특히 곰팡이나 박테리아가 자주 번식하는 부위라서 더욱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청소할 때는 물만으로는 부족하다. 표백제를 물에 10% 정도 희석해 사용하면 남아 있는 세균까지 제거할 수 있다. 세면대나 변기 주변, 샤워 부스 벽면까지 솔로 문질러 닦아내야 한다. 청소 후 물기까지 깨끗이 제거해야 완벽하다.
특히 욕실 도구 관리가 중요하다. 칫솔꽂이나 비누받침처럼 물이 쉽게 고이는 곳은 박테리아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 작은 도구들도 정기적으로 세척하고 필요하면 교체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위험, 꾸준한 관리가 답이다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눈에 띄는 얼룩이 생기기 전에도 욕실 어딘가에서 조용히 번식하고 있을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났을 때만 치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평소 환기, 건조, 청소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국내에서도 가정 내 습도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봄철에 접어들면서 환기가 줄고 습기가 쌓이기 쉬운 계절이다. 욕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방심하면 세균 감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면대에 분홍색 얼룩이 생겼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간단한 관리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니,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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