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치
일본에서 ‘개존맛 김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해당 제품 사진을 공개한 후 “우리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요.
서 교수는 “한글날을 맞아 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글 오류 표기에 대한 다양한 제보를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중에 최근 일본에선 ‘개존맛 김치’에 대한 상품명 때문에 SNS상에서 논란이 됐다고 한다”라며 “제보에 따르면 ‘속어를 제품명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의견과 ‘한국인이 흔히 사용하는 표현인데 괜찮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고 한다”고 전했죠.
서 교수는 “논란이 된 후 제조사에선 사과와 함께 ‘조속히 다른 상품명으로 변경하겠다’는 입장문을 SNS에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중들에게 널리 통용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속어 사용도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라고 지적했죠.
해당 제품을 출시한 일본 제조업체는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업체는 “‘개존맛’이라는 단어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분들이 계시다는 지적이 있었다. 상품명에 속어를 사용한 점, 어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점을 반성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업체에서는 ‘개존맛’이라는 단어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너무 맛있다’는 표현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 “당사는 이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조속히 상품명을 변경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개존맛’이라는 단어는 정말 맛있는 음식을 두고 사용되는 말로 온라인상에서 자주 쓰이는 속어입니다.
이를 본 국내 누리꾼은 “비속어를 너무 흔하게 유행어처럼 사용하다 보니 분별력이 없어진 상태”,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남발하던데 방송인들 좀 제대로 된 말 좀 쓰면 좋겠다”, “보기만 해도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② 태국 야시장에서도 발견된 단어
서 교수는 과거 여행 프로그램에서 공개된 태국 방콕의 야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야시장에서 부침개를 판매하고 있던 곳에서는 ‘개존맛 해물부침개’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는데요.
서 교수는 “카메라에 ‘개존맛 해물부침개’라는 간판이 잡혀 웃음과 논란을 동시에 야기했다”라며 “우리 스스로가 속어를 너무 남발하다 보면 해외에서 이와 같은 장면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방송은 KBS2 ‘배틀 트립’으로 배우 신주아와 모델 이혜정의 태국 방콕 여행기가 전파를 탔는데요.
두 사람은 방콕의 야시장 ‘딸랏롯파이-2’에 방문했습니다.
야시장 입구에서 판매하고 있던 음식으로 ‘개존맛’이라는 단어로 한국인에게 홍보했는데요.
패널들은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단어가 시장 한복판에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③ 한국 비속어 열풍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로 널리 퍼지면서 한국 비속어 열풍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씨”, “젠장”이라는 단어가 외국인에게 알려졌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LA에 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샤네트 톰슨의 이야기를 조명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가본 적도 없고 한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드라마 속 등장한 한국어 비속어를 평소에도 사용한다고 소개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드라마 속 한국어 비속어를 외국인들이 따라 하고 익숙하게 쓴다며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외국인이 잘못된 한국어를 학습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신조어와 줄임말을 쓰고 유행어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외국인이 한국 신조어나 줄임말을 쓰면 진짜 한국인이 다 됐다고 칭찬하기도 하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정체불명의 신조어나 저속한 표현, 불필요한 외국어 혼용 등을 남발한 7개 방송사에 주의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방송은 유튜브나 OTT를 타고 전 세계로 송출되고 있는데요.
외국인은 제대로 된 뜻을 알지 못하고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예능에서 웃음을 위해 무분별한 신조어,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적인 의견을 보내는 경우도 많은데요.
세종대학교 국제교육원 김홍상 교수는 “한국어를 학습하는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미디어에서 사용하는 비속어, 은어, 선정적인 표현, 외국어 등은 한국어 학습에 혼란을 주면서 언어학습에 저해를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말을 망가뜨리는 적절하지 못한 단어 사용을 자제하고 바른 말을 사용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