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년간 매일 울리던 이탈리아 종탑, 관광객 항의로 멈추게 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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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년간 종을 울려온 이탈리아 피엔자(Pienza)의 종탑이 관광객들의 항의로 밤중 타종을 중단한다. 주민들은 지역 문화 훼손이라며 반발하지만, 결정을 뒤집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탈리아 피엔자/사진=언스플래쉬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탈리아 피엔자/사진=언스플래쉬

지난 4일(현지시간) 타임아웃(Timeout) 등의 외신은 이탈리아 피엔자의 종탑이 앞으로 밤중 타종을 중지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타종이 멈추는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다. 해당 종탑은 지난 560년간 하루 30분 간격으로 매일같이 종을 울려 왔다.
 
이번 결정에는 종탑이 있는 중앙광장 주변에서 머무르는 관광객들의 항의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최근 유럽을 덮친 폭염 속에 창문을 열어두고 잠드는 관광객들이 늘며 밖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민원도 함께 급증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피엔자 골목/사진=플리커
관광객으로 붐비는 피엔자 골목/사진=플리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외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도시의 고유한 문화를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평생 종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조용한 환경에서는 쉽게 잠들지 못한다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마놀로 가로시(Manolo Garosi) 피엔자 시장은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종탑이 있는 마을은 모두 이런 변화를 겪었고 우리만 예외일 수는 없다”며 “결정을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엔자에서 촬영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사진=플리커
피엔자에서 촬영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사진=플리커

피엔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주(Toscana)에 위치한 인구 2000여 명의 소도시다. 15세기 교황 비오 2세(Pius II)의 명령으로 건설된 르네상스 건축물이 온 도시에 가득해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 감독이 연출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1978)’ 촬영지로도 유명해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글=강유진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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