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패션] 올여름 가장 뜨거운 만남이 성사되는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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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가 여행 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불가리, 베르사체, 아르마니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호텔을 짓고 운영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명품 회사인 LVMH는 벨몬드(Belmond), 슈발블랑(Cheval Blanc)이라는 호텔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패션 브랜드와 호텔 간 협업도 활발하다. 전 세계가 엔데믹에 접어든 이번 여름은 그 열기가 더 뜨겁다. 올여름 여행과 패션이 만나 뜨거운 케미를 발산하고 핫플레이스 5곳을 골랐다.

불가리 호텔 로마 Bulgari Hotel Roma

아우구스투스 무덤과 가까이 위치한 불가리 호텔 로마 / 사진=bulgarihotels.com

가장 먼저 살펴볼 소식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온 것이다. 2023년 6월 초 로마에 불가리 호텔이 문을 열었다. 불가리 호텔 로마의 오픈 소식에 전 세계 패션 업계 이목이 쏠린 것은 바로 로마가 명품 브랜드 불가리가 태동한 곳이기 때문이다.

‘고향에 바치는 헌사’라 불리며 큰 관심을 모은 불가리 호텔 로마는 불가리가 선보이는 9번째 호텔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노에 이은 두 번째다. 불가리 호텔 로마는 캄포 마르지오(Campo Marzio) 지역 아우구스토 임페라토레 광장(Piazza Augusto Imperatore) 10번지에 위치한다. 불가리 호텔 로마는 현재 로마에서 가장 세련되고 품격있는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리아 디자인과 장인 정신을 호텔 곳곳에 담았다.

지난 6월 문을 연 불가리 호텔 로마 / 사진=bulgarihotels.com

밀라노에 본사를 둔 건축 스튜디오 ACPV에서 호텔을 디자인했다. 호텔 입구에는 아우구스투스 좌상 동상을 설치했다. 불가리의 후원을 받아 복원한 작품이다. 앞으로 현관에는 이 조각상을 포함해 총 5개의 조각상이 전시된다.

호텔은 1936년에서 1938년 사이에 지어진 7층 높이 건물이다. 총 면적은 약 1만4000㎡로 객실은 전부 114개다. 흰색·노란색·빨간색·녹색 등 4가지 색상을 중심으로 디자인했다. 3층에 위치한 불가리 스위트가 전망이 제일 특별하다. 총 면적 300㎡에 달하는 불가리 스위트에서 호텔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아우구스투스 묘가 내려다보인다.

불가리 호텔 로마의 스파 / 사진=bulgarihotels.com

불가리 호텔 로마의 정체성은 옥상 공간에서도 잘 나타난다. 카바나와 라운지 공간이 있는 옥상 라 테라짜(La Terrazza)에는 갖가지 나무와 풀, 꽃 화분 200개로 채웠다. 고대 로마 거주지를 연상시키는 조경이다. 고대 로마 목욕탕의 분위기를 재현했다는 스파 역시 눈여겨 봐야 할 공간이다. 대리석 기둥이 수영장 곳곳에 솟아있고 모자이크 장식과 분수, 테라코타 조각상 등 고대 로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디테일이 많다.

불가리 호텔 로마 루프톱 공간 / 사진=bulgarihotels.com

불가리 호텔 로마에는 카페와 라운지, 레스토랑 등 총 5개 식음업장이 있다. 호텔 5층에 위치한 일 리스토란테-니코 로미토(Il Ristorante-Niko Romito)에서는 셰프 니코 로미토가 불가리 호텔만을 위해 개발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 샴페인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샴페인 바, 니코 로미토 셰프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카페 등을 갖췄다.

한편 불가리는 앞으로 몰디브와 마이애미(2025년 예정), 로스앤젤레스(2026년 예정) 등에 호텔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자크뮈스 해변

프랑스 생트로페에 연 팝업 스토어 / 사진=인스타그램(@jacquemus)

자크뮈스는 2009년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 디자이너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Simon Porte Jacquemus)가 만들었다. MZ 세대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고 있는 자크뮈스는 현시점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생 명품 브랜드 중 하나다.

자크뮈스는 지난 6월 중순 남프랑스 생트로페(Saint Tropez)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번 팝업의 백미는 가게에서 가까운 팜펠로네 해변(Pampelonne Beach)에 조성한 자크뮈스 존이다. 현지 프라이빗 비치 클럽 인디 비치와 협업해 레몬색 줄무늬 파라솔과 선베드를 해변에 설치했다. 자크뮈스와 인디비치 협업은 10월 10일까지만 운영된다.

해변에 마련된 자크뮈스 비치 클럽 / 사진=인스타그램(@jacquemus)

디올의 바다

디올은 여름을 맞아 생트로페 셸로나 비치클럽과 협업해 비치클럽을 열었다. / 사진=인스타그램(@shellona_sttropez)

패션 명품 크리스챤 디올이 고른 곳 역시 남프랑스 생트로페다. 디올은 셸로나 비치클럽과 협업해 올여름 뜨거운 팝업 이벤트를 준비했다. 6월 1일부터 셸로나 비치클럽 해변 선베드와 파라솔, 쿠션 등 전부 디올 로고가 박힌 것들로 채우고 공간을 구분하는 벽 역시 핑크빛으로 칠했다. 단순히 가구만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니라 디올은 여름 내내 다양한 이벤트를 펼칠 예정이다. 디올의 여름 컬렉션을 보여주는 패션쇼도 정기적으로 열고 디올 명품을 소개하는 세션도 펼쳐진다.

이탈리아 밖 구찌 세상

올여름 생트로페로 가면 온갖 명품 브랜드의 여름 이벤트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구찌 역시 생트로페 팜펠로네 해안에 있는 루루 라마투엘레(Loulou Ramatuelle) 비치클럽과 협업해 ‘구찌 해변’을 공개했다. 해당 협업은 6월부터 9월 말까지 계속한다.

명품 브랜드 구찌 역시 생트로페에서 팝업 이벤트를 진행한다. / 사진=인스타그램(@gucci)

이탈리아에도 아름다운 해변과 휴양지가 많은데 왜 프랑스를 골랐을까. 실제로 구찌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트로페 팝업 소식을 알리자 몇몇 이탈리아 사람은 “왜 프랑스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점을 의식했기 때문일까, 구찌는 이탈리아를 정체성을 담은 메뉴를 팝업 스토어에 추가했다. 구찌의 고향 피렌체에 위치한 칵테일바 지아르디노 25(Giardino 25)가 엄선한 칵테일을 남프랑스 해변에서 선보인다.

생트로페에 위치한 구찌 팝업 비치 클럽 / 사진=인스타그램(@gucci, @loulourestaurants)

구찌 상징 초록색 빨간색 줄무늬로 장식한 선베드가 해변에 늘어서 있고 침대 사이사이 ‘GUCCI’라고 적힌 노란색 줄무늬 파라솔이 보인다. 왜 생트로페일까. 한 패션 전문가는 “현재 명품 업계 화두는 ‘경험의 확장’이다. 생트로페는 상징적인 럭셔리 여행지다. 패션을 일상, 여행의 순간으로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가장 좋은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구찌 팝업 비치 클럽 / 사진=인스타그램(@gucci, @loulourestaurants)

펜디 비치클럽

또 다른 이탈리아 브랜드 펜디가 고른 곳 역시 나라 밖이었다. 펜디는 브랜드 최초 비치 클럽을 선보이기 위한 장소로 스페인 마르베야(Marbella) 푸엔테 로마노 비치 리조트(Puente Romano Beach Resort)에 있는 엘 치링지토 비치 클럽(El Chiringito Beach Club)을 낙점했다. 엘 치링지토 비치클럽을 통으로 빌려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 등 온통 펜디스럽게 바꿨다.

스페인 마르베야에 꾸민 펜디 비치클럽 / 사진=인스타그램(@chiringuitopuenteromano), fendi.com

펜디 비치클럽을 상징하는 색깔은 붉은색이다. 1990년대 펜디를 대표했던 점성술 컬렉션을 연상하는 복고풍 장식이 곳곳에 있다. 야외 라운지에는 빨간색 줄무늬 소파 베드와 같은 디자인의 파라솔을 설치했다. 비치 클럽 바로 옆에 팝업 스토어가 있어 쇼핑도 즐길 수 있다. 펜디 비치클럽은 9월 말까지 한정적으로 운영한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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