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모래 가져가려는 관광객에 핑크 해변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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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섬 부델리의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Spiaggia Rosa) 모래를 실수로라도 주머니에 넣어 가면 벌금 최대 3500유로(500만원)를 물게 된다.
 
최근 영국 매체 더 선이 이탈리아 정부가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중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부델리섬에 있는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은 독특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이 해변에는 신비로운 분홍색 모래벌판이 있다.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 사진=flickr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 사진=flickr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모래톱이 분홍색을 띠는 이유는 산호초에 서식하는 바다생물 분홍 미니아시나때문이다. 분홍 미니아시나는 유공충류로 산호초 밑면에 사는 단세포 생물이다. 분홍 미니아시나는 이름처럼 분홍색 껍질을 가지고 있다.
 
분홍 미니아시나를 비롯해 유공충류 평균 크기는 1가 채 되지 않는데, 이 작은 생물이 죽고 나면 파도에 의해 사체가 더 잘게 부서지며 모래와 뒤섞이며 모래가 분홍빛을 띠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의 진귀한 분홍색 모래벌판을 보기 위해 1980년대부터 관광객 행렬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방문한 관광객 중 일부가 분홍색 모래를 소장하거나 팔기 위해 가져간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해변 보호를 위해 1998년 스피아지아 로사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며 이후 관광객은 이 해변에 발을 디딜 수 없게 됐다.
 
다만 이탈리아 당국 허가를 받은 보트 탑승자는 멀리서 이 해변을 관람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강력한 보호 규제에도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 사진=flickr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 사진=flickr

파브리지오 폰네수 마달레나 군도 국립공원 관리 국장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해변에 도착한 뒤 기어이 모래사장을 밟고 올라서서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린다앞으로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모래 위에서 인증 사진을 게시하면 최대 500유로(70만원)의 벌금을 물고, 해변 모래 채집 시에는 최대 3500유로(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17년부터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 모래 채집 행위를 불법으로 지정했다. 이전까지는 이를 어길 시 최대 3000유로(422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왔으나 보호를 위해 최대 3500유로(500만원)까지 처벌 수위를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제부터 SNS에 해변 방문 인증 사진을 올린 관광객 등에게도 새롭게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탈리아 당국은 2021년 해변에 방문한 한 연인이 플라스틱병에 모래를 가득 채워가려던 것을 적발해 벌금 1000유로(140만원)를 부과했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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