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것 없다고 누가 그래? 직접 다녀온 국내 최초 레고랜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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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 춘천으로 떠나는 봄 여행

가정의달 5월이 시작했다. 오는 금요일 어린이날부터 주말까지 장장 사흘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을 계획하는 가족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 어디로 떠나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강원도 춘천을 눈여겨보자. 오픈한 지 딱 1년이 되는 국내 최초 레고랜드부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박물관, 온 가족이 힐링하는 국립숲체원까지 완벽한 가족 여행지로 거듭난 춘천을 소개한다.

아이 때문에 갔는데 어른이 반해서 나오는

춘천 레고랜드는 지난해 5월 5일 문을 열었다. 이제 딱 1년 된 따끈따끈한 테마파크다. 우리나라에 처음 레고랜드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레고는 아이는 물론 어른 중에서도 마니아층이 많은 브랜드다. 레고를 테마로 놀이공원을 짓는다고 했을 때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2012년 레고랜드 코리아를 설립하고 2019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2022년에 문을 연 레고랜드. 회사 설립부터 공원 오픈까지 장장 10년이 걸린 셈이다. 공원이 문을 열고 몇몇 엇갈리는 반응도 있었지만 직접 가본 레고랜드는 기대 이상이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어트랙션부터 어른들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다양한 레고 작품으로 테마파크를 알차게 채웠다. 레고랜드는 어린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동심을 일깨워주는 꿈의 공간이다.

레고랜드 코리아 입구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목요일 오후 레고랜드는 한주 일찍 어린이날을 즐기기 위한 인파로 바글거렸다. 그렇다고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지는 않았다. 몇몇 놀이기구를 빼놓고는 대기 줄이 길지 않아 비교적 여유롭게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다. 의암호 중간 하중도에 위치한 탓에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도 좋았다. 시선을 멀리 두면 어디서든 산과 강이 눈에 들어왔다.

레고랜드는 7개 테마구역으로 나뉜다. 호텔 건물과 이어진 입구부터 휘황찬란하다. 알록달록한 ‘레고랜드’ 간판부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레고랜드를 가려거든 꼭 오픈 시간대를 노리자. 매일 아침 아이 한 명을 앞으로 불러내 레고랜드의 오픈을 알리는 작은 이벤트를 열어준다. 직원이 무작위로 뽑은 아이가 앞으로 나와 레고로 만든 커다란 스위치를 당기면 레고랜드의 문이 열린다. 아이는 스위치를 켤 때 사용한 레고 열쇠와 ‘모범시민’ 상장을 선물로 받는다.

국내 최대 규모 레고 판매점 ‘빅샵’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그렇게 입구를 통과하면 바로 나오는 곳이 브릭 스트리트. 국내 최대 규모 레고 판매점인 ‘빅샵’이 자리한다. 아이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들어갔다가 방긋 웃으며 양손 무겁게 나오는 곳이다. 각각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테마의 레고 장난감이 가득하다. ‘어른용’ 코너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해리포터 마법 학교, 스타워즈 우주선, 랜드로버 빈티지카 등 커다란 레고박스를 들어다 놨다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브릭스트리트에 설치된 다양한 포토월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브릭스트리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레고 팩토리 어드벤처 라이드’다. 아시아에서는 레고랜드 최초로 도입한 놀이기구로 레고 공장에 들어가 레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브릭스트리트에 위치한 레고 팩토리 어드벤쳐 라이드는 아시아 지역 레고랜드 최초로 도입된 놀이기구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브릭스트리트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한 바퀴 둘러 차례로 레고 시티, 해적의 바다, 닌자고 월드, 레고 캐슬, 브릭토피아가 펼쳐지고 공원 가장 가운데 미니랜드가 위치한다.

공항, 소방서, 경찰서 등 각종 기반 시설과 관공서로 꾸민 레고 시티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시티랜드였다. 이름을 듣고 대강 그 모습이 상상될 것이다. 레고 시티는 말 그대로 레고로 꾸며진 마을이다. ‘기차역’, ‘소방서’, ‘공항’, ‘항구’, ‘경찰서’ 등 도시 기반시설 테마로 어트랙션을 만들었다.

시티역으로 가면 레고랜드를 한바퀴 순환하는 기차를 탈 수 있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레고 시티에서 기차를 타고 먼저 테마파크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천천히 달리는 기차가 각각 테마 공간을 지날 때마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설명을 들으면서 동선을 미리 머릿속으로 정해보는 것도 괜찮다. 레고 시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해상 경비 아카데미와 드라아빙 스쿨이다. 해상 경비 아카데미는 시원한 물길을 따라 배를 타고 돌아다니고 드라이빙 스쿨은 전기 자동차를 타고 안전하게 운전을 하는 어트랙션이다.

레고 시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탈 것 중 하나인 ‘드라이빙 스쿨’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해적의 바다는 여름에 좋겠다. 배에 타 물총 싸움을 하는 스플래쉬 배틀, AR 기술을 활용한 보물찾기 등을 할 수 있다. 레고 캐슬에서는 속도를 즐기는 드래곤 코스터, 닌자고 월드에서는 4D 라이드가 인기다.

레고랜드 곳곳에서 다양한 레고 작품을 볼 수 있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닌자고 월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브릭토피아의 상징은 높이 43m의 전망대다. 전 세계 레고랜드 중에 전망대 시설을 갖춘 곳은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탑을 따라 원형 전망대가 천천히 오르내린다. 멀리서도 보이는 레고랜드의 상징이다. 전문가와 레고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브릭토피아에서 진행한다.

브릭토피아에는 높이 43m 전망대가 있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의외로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한 건 미니랜드에서였다. 미니랜드는 쉽게 말하면 레고로 재현한 미니어처 세상이다. 국내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레고로 만들었다. 디자인에만 1년 반 넘게 걸리고 실제 제작하는데 6개월 정도가 걸렸다. 경복궁, 청와대, N서울타워, 부산 해운대, 경주 불국사 등 정교하게 만들어진 국내 랜드마크를 보고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어른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미니랜드다. 신기할만큼 정교한 레고작품이 전시돼 있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전국 주요 도시의 모습을 레고로 재현한 미니랜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전 세계 레고랜드 중에 최초로 야간개장

불이 환하게 켜진 레고랜드 / 사진=레고랜드 코리아

4월 말부터는 레고랜드를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게 됐다. 춘천 레고랜드는 10월 29일까지 전 세계 레고랜드 최초로 야간개장을 진행한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매주 금∙토∙일 및 공휴일에 밤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단순히 개장 시간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인다.

온 가족이 K-팝 음악에 맞춰 춤을 배워보는 ‘렛츠고! 파티고!’을 야간 공연으로 재탄생하고 브라스 밴드 공연과 함께 불꽃놀이도 펼쳐진다. 불꽃놀이는 5월 5·6·13·20·27일 공연이 끝나는 저녁 8시에서 8시 20분 사이에 진행된다.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는 10월 29일까지 주말과 공휴일 밤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 사진=레고랜드 코리아

DJ 파티 콘셉트의 ‘뉴 키즈 온 더 브릭스’도 새롭게 진행한다. 간식 이용권, 레고 럭키 박스 등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도 있다. 여기에 어른 방문객을 위한 맥주존, 치맥 파티 등의 콘텐츠도 마련한다.

오픈 1주년 특별 이벤트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레고 프렌즈 스탬프 투어’는 6월 6일까지 진행한다. 다인국, 다인종을 모토로 제작된 레고 프렌즈는 레고 인기 시리즈 중 하나다. 파크 곳곳에 설치된 스탬프 부스 4곳을 찾아 도장을 받으면 선착순으로 가방을 선물로 준다.

오는 5월 5일 1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인 레고랜드 코리아 / 사진=레고랜드 코리아

5월 7일까지는 레고랜드 생일파티 주간이다. 매일 오전 10시 정문에서 레고랜드 캐릭터 댄스 공연과 생일파티를 연다. 레고 테마 코스튬 콘테스트 ‘오늘의 레고랜드 스타’도 5월 14일까지 토∙일요일 하루 1회 진행한다. 기사, 해적, 닌자, 경찰관, 소방관 등 레고랜드 파크 7개 테마에 맞는 의상을 입고 온 아이를 뽑아 레고랜드 연간이용권 등의 상품을 준다.

레고랜드와 함께 가볼 만한 곳

호반 도시 춘천에는 의외로 아이와 함께 즐길 곳이 많다. 레고랜드 바로 강 건너 위치한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그중 하나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2003년에 문을 열었다. 애니메이션을 테마로 만든 박물관 중에서는 국내 최초다.

춘천에 위치한 애네메이션 박물관. 볼거리는 물론 체험거리도 다채롭게 갖췄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애니메이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부터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제작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가 준비돼 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지역 주민들도 자주 이용한다. 주변에는 아이를 위한 놀이터, 산책로 너른 잔디밭 등 한적하게 쉬어갈 공간이 많다.

주변 조경이 잘되어 있는 애니메이션 박물관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온가족이 힐링할 곳을 찾는다면 국립춘천숲체험을 추천한다. 산림청 산하 산림복지진흥원 소속기관으로 다양한 산림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에 숲체원이 15곳 있는데 춘천숲체원 비교적 최근에 생긴 곳이다. 2020년 6월 완공해 21년 5월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용화산 옆 삼한골에 위치한 국립춘천숲체원은 특히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곳이다. 예전에 군부대가 있던 곳인데 최근 산림청과 토지를 맞교환하면서 숲체원이 들어왔다.

국립춘천숲체원은 2021년 5월 문을 열었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국립춘천숲체원은 연간 4만명, 주말에는 500~6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숲속에서 하룻밤 머물다 갈 수도 있다. 단체 예약을 우선 받고 남는 객실은 일반 고객에게 제공한다.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숙박 인원은 137명이다.

국립춘천숲체원에는 숙박시설이 있다. 하루 137명이 묵을 수 있는 규모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보다 여유롭게 숲체원을 즐길 수 있도록 시간대를 나눠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하루 3번(오전 10시, 오후 1시, 3시) 각각 80까지 숲체원에 들어올 수 있다. 전문가와 함께 숲을 돌아보는 해설 프로그램(2시간)이 가장 인기다. 암벽등반과 로프 체험도 반응이 좋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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