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여행 : 팔레 루아얄, 시뉴섬 산책길, 비르아켐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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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DalDal

프랑스 파리 여행

팔레 루아얄, 시뉴섬 산책길, 비르아켐 다리

비가 오락가락하며 시작되는 아침, 4일 동안 머물게 될 우리 동네 아침 산책을 나선다. 루브르와 마주 보는 곳에 있는 팔레 루아얄은 본래 리슐리외 추기경의 저택이었다가 루이 14세가 머물면서 왕궁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곳이다. 안뜰에 설치된 독특한 작품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으므로 이른 아침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팔레 루아얄

Palais-Royal

Open. 8:30-20:30

무료입장

다니엘 뷔랭 Daniel Buren의 설치 작품

두 개의 고원 Les Deux Plateau (1986)

서로 높낮이가 다른 흑백 줄무늬 원기둥 260개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있다. 현재 팔레 루아얄에는 프랑스 문화부 청사와 최고 행정법원인 국사원, 프랑스 헌법재판소가 입주해있다. 안뜰을 횡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싶더니 한창 출근시간이었다. 무심한 파리 시민의 일상과 다시없을 우리의 추억. 그 간극만큼의 여운이 이 사진 속에 남았다.

1층 회랑에는 여러 디자이너 숍들과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원래 왕가의 소유였던 건물이 프랑스 대혁명 이후 저택을 나눠 상가로 임대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공간이 되었다.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기둥을

특정한 각도에서 보면

이렇게 높이가 같아 보이기도 한다.

착시현상 신기방기:)

안뜰 옆으로 왕궁의 정원이 이어진다.

이 역시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함께 산책하기에 좋다.

버스 72번 노선도

오늘은 72번 버스를 타고 시뉴섬으로 간다. Palais Royal – Musee du Louvre(팔레 루아얄 – 루브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참 동안 소식이 없는 거다. 앱에는 3분 후 도착이라는 버스가 10분이 넘어도 오지 않자 불안감이 일었다. 파업의 영향으로 우회하는 노선들이 많다더니 혹시 이곳에 정차 안 하는 건가 싶어 다음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Pyramides – Tuileries(피라미드 – 튈르리)도 마찬가지.. 옆에 있던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파업할 때는 원래 이렇게 좀 늦게 온단다. 그래도 기다리면 오긴 온다더니 몇 분 후 정말 나타났다.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72번 노선은 센강을 따라 주요 관광지들을 모두 거쳐간다. 우리는 그르넬 다리가 있는 Radio France – Pont de Grenelle(라디오 프랑스 – 그르넬교) 정류장에 하차했다.

시뉴섬 산책로

İle des Cygnes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미국이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이 있는 곳. 시뉴섬은 그르넬 다리에서부터 비르아켐 다리까지 이어지는 훌륭한 산책로다.

그르넬교 위에서는 이렇게 여신상의 뒷모습만 보인다. 다리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가다 방향을 바꿔 시뉴섬의 꼭짓점으로 가면 정면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앞서 프랑스가 미국의 독립 선언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했던 자유의 여신상에서 4분의 1로 축소된 크기라 귀욤귀욤하다.

이렇게 센강의 한 가운데에 놓인 기다란 형태의 시뉴섬에는 잔디와 무성한 나무들 그리고 잘 닦인 산책로가 있다. 찬찬히 걸어 비르아켐 다리를 지나 에펠탑까지 가볼 참이다.

ⓒ Google Maps

목줄을 풀고 반려 인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유로이 산책하는

강아지들의 모습에서

평화가

행복이

뚝뚝 묻어 나온다.

후엘 철교(Pont Rouelle)

걸음걸음 다가오는 에펠탑과

양옆에 놓인 센강의 풍경에

쉴 새 없이 행복해진다.

게다가 한가롭기까지 하다고:)

시뉴섬의 아침 산책은

완벽 of 완벽

비르아켐 다리

Pont de Bir Hakeim

일명 ‘인셉션 다리’라 불리는 비르아켐 다리에 도착했다. 1층에는 도로와 인도가 있고 가운데 회랑 위로 지하철이 다니는 2층 구조다. 영화를 통해 인상적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었지만 이곳은 원래부터 뷰포인트로 알음알음 소문난 곳이었다.

에펠 뷰포인트

다리 중앙의 아치를 통해 보는

에펠탑 뷰가 아주 멋지지 않은가?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드레스로 한껏 치장한 스냅러들이 다리의 기둥을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부지런한 사람들. 텅 빈 다리의 회랑을 멋들어지게 담고 싶었던 소망은 가볍게 날아가 버렸다. 이럴 때 문득문득 속상해져 버린다. 언제나 실천하기 어려운 미션이자 다짐, 사진 욕심 조금 덜어내고 마음에 더 담기. 오늘도 조절 실패다. 힝.. 속상해

옆에서 봐도 예쁘다 뭐.

규칙적으로 매달린 조명이 포인트라

밤에 불 들어오면 또 다른 감성일 듯:)

무채색 하늘과 세피아 필터를 입힌듯한 도시에 또렷한 컬러의 메트로가 지나가는 순간, 셔터를 누르며 탄성이.. 아.. 역시 영원히 남는 찰나의 감동은 찍는 자만이 누리는 선물이다. 이러니 손에서 카메라를 놓을 수가 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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