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립에도 맛집 가득하네’ 미국 라스베이거스 푸디 투어
여행 플러스 조회수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걷다 보면 화려한 조명과 활기찬 에너지가 먼저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그 사이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찾는 재미도 여행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넘쳐나는 거리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세 곳을 골라봤다.
수시삼바 라스베이거스(SUSHISAMBA Las Vegas)

수시삼바는 팔라초 리조트 안으로 들어서면 나온다. 화려한 야경과 엔터테인먼트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 한복판에서 독창적인 퓨전 요리를 내놓는 곳이다. 브랜드는 1999년 뉴욕에서 시작했다. 이스라엘 출신 사업가 시몬 보코브자가 첫 문을 열었다. 지금은 두바이 기반 투자사 샤말 홀딩이 브랜드를 운영한다.
이곳 요리는 20세기 초 이민 역사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당시 많은 일본인이 브라질과 페루의 커피 농장으로 건너갔다. 현지 식재료를 접하며 남미 특유의 활기찬 식문화와 자연스럽게 섞였다. 일본 요리의 섬세한 조리법이 여기에 더해졌다. 페루의 상큼하고 매콤한 맛과 브라질의 역동적인 바비큐와 칵테일 문화가 함께 녹아들었다. 세 나라 식문화가 한자리에서 만나며 새로운 요리로 태어났다.
직접 가보니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부터 남달랐다. 층고가 높아 공간이 시원하게 열려 있고 리본 모양의 나무 구조물이 천장을 가로지른다. 화려한 조명 아래 라틴 음악이 흐르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흥겨운 파티 분위기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곳은 익숙한 맛과 낯선 맛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른다. 미국 여행 중 기름진 패스트푸드나 느끼한 서양 음식에 지쳤다면 괜찮은 선택지다. 생선회와 밥 그리고 새콤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메뉴가 입맛을 깨운다. 페루 전통 양념인 아히 아마릴로(노란 고추로 만든 매콤달콤한 페루식 소스)와 아히 판카(붉은 고추로 만든 훈제향 나는 페루식 소스) 그리고 남미식 회무침 세비체(생선이나 해산물을 새콤한 소스에 절여 먹는 남미식 회무침)는 산미와 매콤한 맛이 살아 있었다. 한국인 입맛에도 무리 없이 잘 맞는다.
주방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뉜다. 스시 바, 일반 주방, 일본식 숯불구이 코너인 로바타(일본 전통 방식의 숯불구이 코너)다. 이 가운데 꼭 맛봐야 할 메뉴는 라스베이거스 지점만을 위해 만든 삼바 베가스 롤이다. 바삭한 라이스 위에 참치 토로(참치 뱃살 중에서도 기름기가 많은 최상급 부위)와 유자 토비코(유자향을 입힌 날치알) 그리고 아보카도를 올렸다. 훈연 향이 배어든 치포틀레 마요(훈제 고추로 향을 낸 마요네즈 소스)와 발사믹 간장 소스를 곁들여 감칠맛과 바삭한 식감을 함께 살렸다.
로바타 그릴에서 일본산 최고급 장작 비장탄(고온에서 오래 타는 일본산 최고급 숯)으로 구운 미소 시배스 안티쿠초(꼬치에 꿰어 굽는 페루식 조리법) 꼬치도 놓치면 아쉽다. 부드러운 메로 살에 달콤짭조름한 된장 양념이 배어 있어 손이 자꾸 간다. 일본산 고베규로 만든 교자(일본식 만두) 역시 손님들이 즐겨 찾는 전채 요리다. 달콤한 단호박 퓌레와 달달한 간장이 함께 나온다.
방문한다면 먼저 세비체나 티라디토(생선을 얇게 저며 새콤한 소스를 끼얹는 페루식 카르파초)로 입맛을 깨우고 삼바 베가스 롤을 비롯한 시그니처 롤을 맛볼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은 로바타 그릴에서 구운 꼬치 요리로 마무리하면 좋다. 남미 과일 향이 살아 있는 삼바 코파카바나나 자몽을 활용한 칵테일을 곁들이면 더 훌륭하다.
SUSHISAMBA Las Vegas
Venetian Resort, 3327 S Las Vegas Blvd Level 2, Las Vegas, NV 89109 미국
슈가케인 로 바 그릴 (SUGARCANE Raw Bar Grill)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한복판 베네시안 리조트 안 그랜드 캐널 숍스 식당가에 슈가케인 로 바 그릴이 자리한다. 미식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곳이다. 세계 각지의 맛을 한 공간에 모아 놨다.
슈가케인을 만든 주인공은 삼바 브랜즈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 시몬 보코브자와 제임스 비어드 상 후보에 올랐던 셰프 티몬 바루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2010년 마이애미에 첫 매장을 냈다. 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애미를 대표하는 식당으로 자리를 잡았고 2016년 11월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리조트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주방은 오너 셰프 티몬 바루와 총괄 셰프 라이언 누키가 함께 이끈다.
슈가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3대 키친’ 구조부터 알아두면 좋다. 신선한 해산물과 사시미 롤을 다루는 ‘로 바’ 숯불과 고온으로 재료 본연의 불맛을 살리는 ‘오픈 파이어 그릴’ 그리고 클래식한 요리를 새롭게 풀어내는 ‘트래디셔널 키친’을 한 지붕 아래 함께 운영한다. 직접 앉아보니 약 200석 규모의 다이닝 공간은 남미와 아시아 캐리비안의 휴양지 분위기를 섞어 활기차게 꾸며 놓았다. ‘편하게 쉬며 맛있게 먹고 오래 머무르라’는 브랜드 슬로건대로 격식을 덜어내고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미국 여행 중 흔히 마주치는 양 많고 느끼한 식사에서 잠깐 벗어나고 싶다면 슈가케인을 눈여겨보자. 슈가케인은 여러 요리를 조금씩 나눠 맛보는 타파스(스페인식 소량의 여러 요리를 나눠 먹는 형식) 스몰 플레이트 방식으로 메뉴를 짰다. 짠맛과 단맛이 균형을 이루고 바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식감이 대비를 이루며 아시안 퓨전 풍미가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베네시안 호텔 안 화려한 운하 쇼핑몰 구역에 자리해 이동하기도 수월하다. 브런치부터 늦은 밤 저녁까지 언제 찾아가도 만족스러운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대표 요리를 하나만 꼽으라면 ‘덕 앤 와플’을 빼놓을 수 없다. 덕 앤 와플은 슈가케인을 미국 전역에 알린 메뉴다. 오리 다리를 오리 기름에 오래 익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만든 크리스피 레그 콩피(고기를 기름에 천천히 익혀 부드럽게 만드는 프랑스식 조리법)와 노른자가 흘러내리는 오리알 프라이 그리고 고소한 와플 위에 머스타드 메이플 시럽을 얹어 먹는다. 오리 고기의 묵직한 풍미와 메이플 시럽의 단맛 머스타드의 알싸함이 한데 어우러진다. 슈가케인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주문해야 할 메뉴다.
덕 앤 와플과 함께 베이컨 랩트 데이츠도 맛볼 만하다. 훈제 링귀사 소시지와 만체고 치즈를 대추야자 열매 속에 채워 넣고 베이컨으로 감싸 바삭하게 구워낸 요리다. 알싸한 디종 머스타드 아이올리(겨자와 마늘로 향을 낸 프랑스식 마요네즈 소스) 소스에 찍어 먹으면 단짠 감칠맛이 배가된다. 해산물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토치드 살몬 크리스피 라이스나 스파이시 튜나 크리스피 라이스(바삭하게 튀긴 밥 위에 생선을 얹은 일본식 핑거푸드)를 시켜보자. 바삭하게 튀긴 밥 위에 불맛을 입힌 연어나 매콤하게 양념한 참치를 얹고 고소한 스파이시 마요 소스를 곁들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살렸다.
여럿이 함께 방문했다면 생굴과 랍스터 킹크랩을 층층이 쌓아 올린 쉘피시 타워(여러 층의 접시에 조개류와 갑각류를 쌓아 올린 해산물 모둠 요리)나 참숯 향이 살아 있는 프로운(새우) 버거 갈릭 휩 포테이토(마늘향을 넣고 부드럽게 휘저은 매시트포테이토)를 곁들여보길 권한다. 대표 칵테일 원 인 어 멜론이나 스트로베리 발사믹을 함께 곁들여도 좋다.
SUGARCANE
3355 S Las Vegas Blvd, Las Vegas, NV 89109 미국
에스티아토리 밀로스 라스베이거스(estiatorio Milos Las Vegas)

에스티아토리 밀로스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적 수준의 지중해식 해산물 레스토랑이다. 그리스 출신 셰프 코스타스 스필리아디스가 만든 브랜드다. 스필리아디스는 1979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첫 매장을 열었다. 이후 뉴욕과 런던 아테네 마이애미 두바이 싱가포르까지 매장을 넓혔다. 지중해 해산물 요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라스베이거스 매장은 지난 2010년 12월 더 코스모폴리탄 안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2021년 3월 15일에는 더 베네시안 리조트 라스베이거스의 레스토랑 로우로 자리를 옮겼다. 입구부터 웅장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필리아디스는 지금도 총괄 셰프로 주방을 이끈다. 지중해 최상급 식재료를 고르는 철학을 매장 전체에 담아냈다.
이곳은 복잡한 조리법이나 과한 소스를 쓰지 않는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지중해 전통 방식을 따른다. 매장 한쪽에는 커다란 얼음 진열대가 놓여 있다. 이름은 피시 마켓이다. 그리스 키테라섬을 비롯한 지중해와 대서양에서 매일 공수한 생선과 해산물을 진열해 둔다. 직접 진열대 앞에 서서 원하는 생선을 골라봤다. 무게를 재고 주문하면 셰프가 조리를 시작한다. 바다소금 구이나 그리스식 숯불구이로 담백하게 구워낸다.
신선한 해산물과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특히 잘 맞는다. 채소와 최상급 올리브 오일 수제 치즈 고급 생선 요리로 채운 지중해식 식사는 지친 위장을 달래준다. 저녁보다 점심에 나오는 3코스 프리픽스(정해진 코스대로 나오는 정식) 메뉴도 눈여겨볼 만하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 요리를 맛볼 수 있어 가성비 코스로 통한다.
에스티아토리 밀로스에서 가장 먼저 맛봐야 할 요리는 밀로스 스페셜이다. 얇게 썬 애호박과 가지를 바삭하게 튀겨 높이 쌓아 올린 요리다. 옆에는 고소한 케팔로그라비에라(그리스산 양젖 치즈) 튀김 치즈와 상큼한 자지키(오이와 마늘 요거트로 만든 그리스식 소스) 소스를 곁들인다. 직접 한 입 베어 물어보니 바삭한 식감이 가장 먼저 느껴졌다. 채소는 기름기 없이 깔끔한 풍미를 낸다. 마늘과 요거트가 어우러진 자지키 소스가 균형을 잡아준다.
밀로스 스페셜과 함께 지중해에서 직송한 생선 통구이도 꼭 맛봐야 한다. 바다소금 구이 방식은 생선 전체를 소금 반죽으로 감싸 오븐에 구워낸다. 생선살 속 수분과 감칠맛을 그대로 가둬두는 방식이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생선 본연의 맛을 끌어올린다. 지중해산 랍스터를 넣은 아테네 스타일 랍스터 파스타도 빼놓을 수 없다. 잘 익은 토마토와 오이 적양파 페타 치즈 최고급 올리브 오일로 만든 정통 그리스 샐러드 호리아티키(토마토 오이 양파 페타 치즈로 만든 그리스식 전통 샐러드)도 준비돼 있다. 디저트로는 그리스산 꿀을 얹은 진한 그리스 요거트가 나온다.
estiatorio Milos Las Vegas
3355 S Las Vegas Blvd, Las Vegas, NV 89109 미국
라스베이거스(미국)=권효정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