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없이 시속 40km…바람 타고 질주하는 카이트서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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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를 타고 시원하게 달리다가, 바람이 세질 때 그대로 공중에 떠오릅니다. 얼핏 보면 서핑 같지만 파도를 기다리지 않고, 하늘에 띄운 대형 연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스포츠입니다. 바로 카이트서핑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제주와 부산, 시화호, 포항 등에서는 이미 꾸준히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여름에만 타는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절보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더 중요합니다. 카이트서핑이 어떤 운동인지부터 언제 타는지, 어디에서 배울 수 있는지까지 정리했습니다.
카이트서핑

카이트서핑은 대형 연 모양의 카이트를 하늘에 띄우고, 그 힘으로 보드를 끌며 물 위를 달리는 스포츠입니다. 원리는 의외로 단순한데, 바람이 카이트 표면을 지나가면서 만들어내는 양력을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바람이 강해지면 보드가 수면에서 떠오르는 순간도 생기는데, 이때는 서핑이라기보다 패러글라이딩에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필요한 장비는 카이트와 카이트를 조종하는 컨트롤바, 몸에 착용하는 하네스, 그리고 보드입니다. 파도가 있어야 하는 일반 서핑과 달리 바람만 있으면 잔잔한 호수나 강에서도 탈 수 있다는 게 카이트서핑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바람

카이트서핑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파도가 아니라 바람입니다. 보통 초속 5~15m 정도의 바람이 불어야 카이트가 안정적으로 떠 있고 보드에 힘이 실립니다. 이보다 약하면 카이트가 뜨지 않고, 반대로 너무 강하면 컨트롤이 어려워져 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계절보다는 그날그날의 풍향과 풍속이 더 중요해서, 국내에서도 여름보다 봄가을 환절기에 바람이 꾸준한 지역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카이트서퍼들은 일기예보보다 실시간 풍속 앱을 더 자주 확인하는 편입니다.
국내 탈 수 있는 곳

제주, 부산 다대포, 경기 시화호 일대, 충남 서해안 등을 중심으로 카이트서핑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만 당일 풍향과 파도, 해수욕 운영 여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주는 섬을 둘러싼 해안이 많아 바람 방향에 따라 장소를 옮겨가며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다대포해수욕장이 대표적입니다. 모래사장이 넓고 수심이 비교적 완만해 카이트보딩과 윙포일 등 여러 해양레포츠가 운영됩니다. 수도권에서는 시화호와 거북섬 주변이 알려져 있습니다. 바다보다 수면이 잔잔한 날이 많아 카이트서핑 교육이나 연습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포항의 송도와 영일대 주변에서도 카이트보딩 활동과 대회가 진행돼 왔습니다. 동해안은 서해보다 조수간만의 차가 작지만 파도와 너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초보자는 당일 해상 상태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포항시 관련 시설 조례에도 카이트보드 운영 종목이 포함돼 있습니다.
해외 탈 수 있는 곳

카이트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곳들은 대부분 연중 바람이 꾸준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스페인 남부 타리파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강한 바람이 거의 매일 부는 지역으로, 유럽 카이트서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입니다. 이집트 다합은 홍해를 낀 잔잔한 만과 강한 바람이 동시에 갖춰져 있어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두루 즐기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라질 북동부의 세아라 해안, 특히 쿰부쿠와 제리코아코아라 일대는 무역풍이 안정적으로 불어 세계적인 카이트서핑 대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블로우버그스트란드도 여름철 강한 남동풍 덕분에 카이트서퍼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명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