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도 달리기를 포기할 수 없는 러너들을 위해, 방콕 러닝코스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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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러닝을 놓치지 않는 러너들에게 여행은 새로운 러닝코스를 시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화려한 야경과 맛있는 음식, 분주한 도심의 에너지로 가득한 태국 방콕은 러너들을 위한 도심 속 러닝스폿들이 있다.
고즈넉한 호숫가를 따라 달리는 도심 공원부터 왕궁과 짜오프라야강의 야경을 가로지르는 시티런, 현대적인 생태공원 속 전용 트랙까지 선택지도 다양하다. 국내외 러닝 마니아들이 방콕을 방문했을 때 놓치지 않는 대표 러닝 코스 3곳의 상세 정보와 실전 팁을 정리했다.
룸피니 파크(Lumpini Park)

방콕 중심부의 실롬(Silom)과 사톤(Sathorn) 마천루 사이에 넓게 자리 잡은 룸피니 파크(Lumpini Park)는 명실상부 방콕에서 가장 역사 깊고 상징적인 공원 러닝 코스다.
방콕의 러닝클럽, 러너들이 모이는 곳! 공원 4번게이트 앞에선 매일 저녁 에어로빅 댄스가 열리며 SNS에서도 화제가 된 곳이다.
이곳은 도심의 빌딩 숲 가운데 호수가 조화를 이루는 풍경으로 방콕의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라 불린다. 새벽부터 현지 러너와 외국인 러너들이 모여들어 공원 전체가 활기로 가득하다.
공원 외곽을 크게 도는 메인 코스는 한 바퀴에 약 2.5㎞다. 트랙 전체가 발에 무리가 적은 평탄한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으로 정비돼 있다. 길을 따라 100m 간격으로 바닥에 거리 표시가 세심하게 표시돼 있어 페이스를 조절하거나 인터벌 훈련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공원은 매일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한다. 이후에는 게이트를 막으니 참고하자.
러너들의 단골스폿답게 러너들을 위한 기반 시설도 잘 갖췄다. 살라댕(Sala Daeng) 게이트 인근 화장실 주변에는 무료 물품 보관함이 설치돼 있다. 개인 자물쇠만 챙겨오면 짐을 맡기고 가볍게 달릴 수 있다. 약 10바트(약 400원)의 소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간이 샤워 시설도 있다. 코스 곳곳에는 음수대가 있고, 아침에는 공원 정문 근처에서 생수와 생과일주스를 파는 상인들도 만날 수 있어 수분 보충이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방콕 안에서도 최고 수준! 지하철인 엠알티(MRT) 룸피니역(Lumphini) 3번 출구나 실롬역(Silom) 1번 출구, 지상철인 비티에스(BTS) 살라댕역(Sala Daeng)에서 내리면 도보 1~3분 만에 공원 정문으로 들어설 수 있다.
방콕의 강렬한 더위를 피하려면 오전 5시 30분부터 7시 사이 또는 오후 5시 30분 이후에 달리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아침 일찍 방문하면 호숫가에서 방콕의 명물인 거대한 물왕도마뱀이 유유히 돌아다니는 풍경을 직접 볼 수 있다.
공원 내 자전거 통행 시간은 별도로 정해져 있으므로 러닝 중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 공원 전체가 금연 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규정을 위반하면 벌금이 부과된다는 점도 기억하자.
카오산로드~싸얌박물관~짜오프라야 스카이공원 시티런

공원의 정돈된 트랙에서 벗어나 방콕의 역사와 올드타운의 고즈넉한 밤 풍경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싶다면 올드타운 시티런 코스를 추천한다. 전 세계 배낭여행자의 집결지인 카오산로드(Khaosan Road)에서 출발해 왕궁 주변의 고풍스러운 거리를 지나 짜오프라야강을 로맨틱하게 가로지르는 스카이공원까지 이어지는 약 5~6㎞의 원웨이 또는 왕복 코스다.
출발점은 네온사인과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오산로드. 숙박시설이 많은 곳이라 이곳에서 숙박한다면 아침에 준비해서 바로 나가기 좋다.
카오산로드를 빠져나오면 잘 정비된 왕궁 외곽 대로변으로 이어진다. 흰 담벼락과 조명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왕궁, 왓 프라깨우(Wat Phra Kaew)의 웅장한 전경을 보며 달릴 수 있다
이후 국립박물관을 지나 태국의 역사와 현대적인 전시가 어우러진 싸얌박물관 앞 광장과 왓 포(Wat Pho) 정문을 통과한다.
코스의 도착점은 짜오프라야 스카이공원(Chao Phraya Sky Park)이다. 보행자 전용 다리인 프라 뽁끌라오 교량(Phra Pokklao Bridge) 중앙을 개조해 만든 방콕 최초의 공중 정원이다. 스카이공원 자체는 약 280m 길이의 보행자 전용 공원 트랙으로, 짜오프라야강 상공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러닝을 마무리하기에 좋다.
도로변을 달리는 시티런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지만 짜오프라야 스카이공원은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운영한다.
시티런 특성상 전용 물품 보관함은 없다. 러닝 벨트나 가벼운 러닝 베스트에 스마트폰과 현금, 또는 큐알(QR) 결제 앱만 최소한으로 챙기는 것이 좋다. 대신 코스 곳곳에 24시간 운영하는 세븐일레븐(7-Eleven) 편의점이 있고, 왓 포 인근에도 카페가 수시로 나타나 얼음물이나 이온음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이 코스는 낮 시간대의 무더위와 극심한 교통 체증, 보도블록의 보행자를 피해 오후 7시 이후 나이트 시티런으로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밤이 되면 왕궁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이 줄어들고 건물과 유적에 조명이 켜져 잊기 어려운 야경을 만날 수 있다.
다만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하거나 턱이 높은 구간이 간혹 있다.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을 건널 때는 서행하는 오토바이를 반드시 확인하며 달려야 한다.
벤짜끼띠공원
(Benjakitti Park & Forest Park)

최근 몇 년간 대대적인 확장을 거쳐 방콕에서 가장 현대적인 공원으로 탈바꿈한 벤짜끼띠공원(Benjakitti Park & Forest Park)도 추천한다. 아속(Asok) 중심가와 가깝고, 탁 트인 호수와 울창한 습지 숲이 어우러진다.
벤짜끼띠공원은 크게 기존 호수를 따라 도는 호수 코스와 새로 조성된 숲 공원(Forest Park) 코스로 나뉜다. 호수를 중심으로 우레탄과 전용 포장을 적용한 메인 러닝 트랙은 한 바퀴에 약 2.8㎞다. 보행자용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완벽하게 분리돼 있어 다른 이용자와 충돌할 걱정이 적다.
공원 상공에는 1.6㎞ 길이의 세련된 스카이워크(Skywalk)가 이어진다. 다만 이 구역은 보행과 스냅 사진 촬영을 위한 공간이므로 빠른 러닝은 금지된다. 러너들은 지상에 마련된 전용 러닝 트랙을 이용해야 한다.
공원은 매일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방콕의 주요 공원 가운데 비교적 늦은 시간까지 개방해 저녁 러닝을 즐기기 좋다. 최근 개장한 공원답게 공중화장실도 깨끗하고 현대적이다. 공원 내 리노베이션을 마친 옛 담배공장 건물 내부와 화장실 블록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정비돼 있다.
비티에스(BTS) 아속역(Asok)이나 엠알티 수쿰빗역(Sukhumvit)에서는 도보로 약 10~15분이 걸린다. 엠알티 퀸 시리킷 내셔널 컨벤션 센터역(Queen Sirikit National Convention Centre)에서 내리면 출구와 공원이 바로 연결돼 접근성이 특히 좋다.
벤짜끼띠공원은 그린마일(Green Mile)이라 불리는 약 1.3㎞ 길이의 고가 보행로를 통해 첫 번째 코스인 룸피니 파크와 연결해 달릴 수 있다.
장거리주인 엘에스디(LSD·Long Slow Distance)를 즐기는 엘리트 러너라면 룸피니 파크 2.5㎞, 그린마일 1.3㎞, 벤짜끼띠공원 2.8㎞를 하나로 엮어 달려보자. 차도를 단 한 번도 지나지 않고 총 8~10㎞ 이상의 연속 카프리(Car-Free) 장거리 러닝을 완주할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를 구성할 수 있다.
이번 방콕 여행에서는 낯선 도시의 새벽 공기와 해 질 녘의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달리는 특별한 즐거움을 경험해보자. 땀방울 뒤에 찾아오는 시원한 땡모반 한 잔과 야시장의 맛있는 길거리 음식까지 함께 방콕여행을 완성해보자.
문서연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