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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반전 스토리를 품은 방콕 올드타운 숨은 스폿 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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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방콕을 찾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이 가장 바쁘게 향하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딸랏노이와 송왓로드일 것이다. 수쿰빗이나 카오산 로드의 유흥과는 결을 달리하는 이곳은 옛 차이나타운의 거친 숨결과 방콕의 가장 젊고 감각적인 크리에이티브 에너지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공간이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 구석구석을 지나치면 그저 낡은 고물상거리나 빛바랜 구시가지에 불과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연대기와 반전 스토리를 들여다보는 순간, 공간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낡음 속에 감춰진 반전의 매력으로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방콕 올드타운의 유서 깊은 스폿 4곳을 소개한다.

엘리펀트 퍼레이드 딸랏노이 (Elephant Parade Talad Noi)

: 상처 입은 아기 코끼리를 위한 오픈 에어 갤러리

딸랏노이의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생동감 넘치는 벽화들 사이로 알록달록하게 채색된 이색적인 코끼리 조형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엘리펀트 퍼레이드 딸랏노이는 ‘예술을 통해 멸종 위기의 아시아 코끼리를 구한다’는 따뜻한 반전 스토리를 품은 글로벌 소셜 벤처의 문화 거점이다.

프로젝트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덜란드 출신의 마크 스핏츠(Marc Spits)와 그의 아들은 태국 여행 중 북부의 코끼리 병원에서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를 잃은 아기 코끼리 모샤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샤에게 세계 최초로 의족을 만들어 선물했고, 나아가 아시아 코끼리의 멸종을 막기 위한 전 세계적인 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것이 바로 ‘엘리펀트 퍼레이드’의 서막이다.

전 세계의 유명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이 1.5m 크기의 코끼리 동상에 저마다의 영감을 불어넣는 이 야외 전시 프로젝트는 런던,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등 세계적 도시를 거쳐 이곳 방콕의 가장 유서 깊은 골목인 딸랏노이에 둥지를 틀었다. 태국의 전통 패턴을 입은 코끼리부터 현대적인 팝아트가 가미된 피규어까지, 매장 안팎을 채운 디자인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서사를 뽐낸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미니어처 피규어와 굿즈 수익금의 일부는 모샤의 의족 교체 비용과 아시아 코끼리 서식지 보존을 위해 기분한다.

매장에서 지도를 받아 들고 주변의 유서 깊은 카페와 숨은 골목 요충지에 설치된 수십 마리의 코끼리 동상을 찾아 나서는 보물찾기는 최고의 경험이다. 낡고 거친 콘크리트 골목이 전 세계 예술가들의 거대한 오픈 에어 갤러리로 치환되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다.

Elephant Parade Talad Noi

ร้าน Elephant Parade สาขาตลาดน้อย เลขที่ 1172 Trok San Chao Rong Kueak, Khwaeng Talat Noi,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태국

소행타이 맨션(Baan So Heng Tai)

: 중국식 고택 한가운데 펼쳐지는 푸른빛 다이빙 풀

엘리펀트 퍼레이드에서 멀지 않은 곳, 세월의 더께가 두껍게 내려앉은 붉은색 중국식 등과 이끼 낀 벽면이 시선을 끄는 고택이 있다. 이곳은 겉에서 보면 그저 방콕의 흔한 옛 가옥 같지만, 중정으로 들어서는 순간 200년이 넘은 목조 발코니 아래로 새파랗고 깊은 현대식 스쿠버다이빙 풀이 넘실거린다.

이곳은 라마 1세 시절(약 230년 전) 태국으로 이주한 푸젠성 출신의 고위 관료이자 거상이었던 한씨 가문이 지은 전통 홋키엔(복건식) 양식의 저택이다. 방콕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중국식 사가 중 하나로, 현재까지 8대째 그 후손들이 실제로 거주하며 공간을 지켜오고 있다.

목조 건물의 특성상 해마다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자, 후손 중 한 명이자 스쿠버다이빙 강사였던 주인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저택 중앙의 전통 안뜰을 과감하게 개조해 깊은 다이빙 교육용 수영장을 만든 것이다. 붉은 빛의 중국식 등불과 클래식한 대리석 기둥으로 둘러싸인 유적 같은 공간에서, 산소통을 멘 다이버들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이색적인 반전은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장관이다.

나무 계단을 타고 2층 복도로 올라가 삐걱거리는 목조 난간에 기대어 아래쪽의 푸른 수영장과 저택을 감상해보자.

소행타이 맨션

282 Soi Wanit 2, Khwaeng Talat Noi,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태국

시암상업은행 탈랏노이 지점(Siam Commercial Bank, Talat Noi Branch)

: 유럽 감성의 태국 금융 심장

짜오프라야 강변 방향으로 골목을 따라 끝까지 걸어가면, 고물 부품 공장들이 즐비하던 거친 풍경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유럽풍 건축물이 홀연히 나타난다. 마치 파리의 어느 거리나 이탈리아의 광장을 뚝 떼어다 놓은 듯한 이 건물은 ‘시암상업은행(SCB) 탈랏노이 지점’이다.

이곳은 박물관이 아닌, 현재도 서류가 오가고 돈이 도는 실제 은행 영업점이다. 이곳은 태국 금융 역사상 최초의 민간 은행이자, 그 은행의 제1호 지점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이 있다. 라마 5세 시절인 1907년에 설립된 이래, 1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금융 업무를 수행해 온 이곳은 태국 근대화 시기의 열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당시 유럽에서 대유행하던 보자르 및 네오-바록 양식을 정교하게 도입해 대칭을 이루는 아치형 창문, 우아한 석조 기둥을 완성했다.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태국 건축가 협회로부터 우수 보존 건축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은행 업무 시간(평일 오전 8:30 ~ 오후 3:30)에 방문하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건물 뒤편으로 걸어가면 짜오프라야 강을 마주한 고요한 잔디 정원과 거대한 나무가 숨어 있어, 골목길의 피로를 씻어주는 완벽한 쉼터를 제공한다.

Siam Commercial Bank

1280 Thanon Yotha, Khwaeng Talat Noi,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태국

소울 송왓 (Soul Songwat)

: 향신료 창고의 변신, 크리에이티브 허브

탈랏노이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송왓 로드의 뉴 페이스, ‘소울 송왓’은 최근 방콕의 젊은 예술가들과 미식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핫플레이스다. 옛 차이나타운의 상업적 중심지였던 송왓의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형 복합 문화 공간이다.

과거 송왓 로드는 짜오프라야 강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품과 온갖 향신료, 곡물이 거래되던 거대한 창고 밀집 지역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점차 쇠락해가던 이 거리의 대형 벽돌·목조 창고를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눈여겨보았고, 그 결과물이 바로 소울 송왓이다. 이들은 오래된 창고의 거친 콘크리트 뼈대와 시간의 흔적이 묻은 목조 지붕을 그대로 보존한 채, 현대적인 세련미와 감각적인 조명을 불어넣어 골목형 미니 복합 단지를 구축했다.

내부에는 송왓의 오래된 공기와 멋스럽게 어우러지는 힙한 라인업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에서 뉴욕 스타일의 조각 피자를 즐길 수 있는 ‘Across 100 Pizza’, 카페와 유니크한 굿즈 편집숍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Alice & Co.’, 그리고 골목의 빈티지 감성을 패션으로 승화시킨 ‘House of Vintage’ 등이 입점해 있다. 100년 전통의 찐빵집과 노포 거위 요리점이 이웃해 있는 골목 한복판에서 가장 모던한 방콕의 하이엔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거대한 반전이다.

내부 매장들을 지나 안쪽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가면 강변 데크가 나온다. 특히 붉은 노을이 강물을 물들이는 황혼 무렵에 이곳의 빈백에 누워 즐기는 음료 한 잔은 이곳의 매력을 증명해준다.

Soul Songwat

1300 Song Wat Rd, Khwaeng Samphanthawong,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태국

방콕(태국)=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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