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길가에 아무렇게나 자란 풀을 잡초라고 부른다. 하지만 들판이나 논두렁, 도랑가에 무심코 돋아난 잡초들 가운데에는, 손질만 잘하면 제철 밥상을 책임지는 귀한 식재료가 되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민들레는 봄철 나물의 대표 주자로, 쌉싸름한 잎을 데쳐 무치면 특유의 향과 맛이 살아 있는 반찬이 된다. 또한 질긴 생명력으로 어디서든 자라는 질경이는 얇게 썰어 장아찌로 담그면 새콤한 맛과 향긋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이번에 소개할 나물 역시 마찬가지다. 이 식물은 겨울을 제외하면 거의 사철 내내 자생하는 풀로, 습기 많은 풀밭이나 도랑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잎에 주름이 많고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해 마치 배추처럼 보인다 해서 ‘곰보배추’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식물의 정식 이름은 따로 있다. 바로 ‘배암차즈기’다. 잠깐 보고 지나치기 쉬운 이 나물이 어떤 식재료로 쓰이고, 어떻게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배암차즈기’

뱀배추라고도 불리는 배암차즈기는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두해살이풀로, 한국, 일본, 중국 등 온대기후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는 전국 각지에 분포해 있지만,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가장 자주 보인다.
약간 습기가 있는 풀밭이나 도랑 근처, 혹은 논두렁 등에서 잘 자라는 이 풀은 다 자라면 높이 30~70cm까지 자라며, 뿌리에 달린 잎은 방석처럼 퍼져서 겨울을 지내고 꽃이 필 때쯤 스러진다.
줄기에 달린 잎은 마주나고 주름이 많으며 긴 타원형이고 길이 3∼6cm, 너비 1∼2cm이다.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와 잔털이 나며 잎자루는 길이 1∼3cm인데 이 잔털은 네모진 모양을 하고 아래를 향해 난다.
5~7월에는 연한 자주색의 꽃이 피며, 이 꽃은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로부터 긴 꽃대가 자라나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송이의 꽃이 꽃대 주위에 둥글게 달린다. 꽃받침에는 털과 선점이 있으며, 화관은 다른 꿀풀과 식물과 같은 입술 모양이다.
배암차즈기 맛있게 먹는 법

배암차즈기는 살짝 씁쓸하고 매콤한 풀맛이 나는데, 생잎으로 먹으면 은은한 청량감과 꿀풀과 식물 특유의 야생초 향을 느낄 수 있다.
열을 가하면 쓴맛은 줄어들고 부드럽고 순한 감초 같은 단맛이 남는데, 이 맛이 상쾌하면서도 쌉싸름한 풍미와 잘 어우러져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준다.
따라서 특유의 쓴맛을 잘 느끼고 싶은 사람은 샐러드에 넣거나 겉절이로 무쳐 먹는 경우가 많고, 쓴맛을 줄이고 그 풍미 만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 등에 국거리로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배암차즈기는 예로부터 약으로 복용하던 식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즙으로 달여 마시거나 갈아서 분말로 만드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잘 건조한 잎을 빻아 만드는 배암차즈기차는 상쾌하면서도 깊은 내음을 잘 느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호흡기 질환에 효과적인 배암차즈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배암차즈기는 예로부터 한방에서 약으로 사용한 식물로, 염증을 완화하고 기도 점막을 부드럽게 만드는 효능이 있어 기관지염,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배암차즈기에는 강력한 플라보노이드계의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이 덕분에 염증 매개물질 생성을 억제하고 자가면역 질환 악화 예방, 노화 방지, 세포 보손상 억제 등에도 유익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배암차즈기의 뿌리에는 체내의 열을 낮추고 독소 배출을 돕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몸살, 발열 및 열감이 있을 때 체온을 안정시키고 이뇨작용을 통한 해독 기능을 기대해볼 수 있다.
단, 대부분의 나물이 그렇듯 배암차즈기에도 다량의 식이섬유가 있어 과다 섭취 시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당량만을 섭취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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