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이 되면 회 한 접시가 유독 당긴다. 더운 날씨 탓에 뜨거운 음식은 손이 잘 가지 않고, 시원한 회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더위도 잠시 잊힌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바다 근처 수산시장을 찾아 활어를 고르고, 즉석에서 손질된 회를 받아 든다. 하지만 회가 눈앞에 오르기까지 어떤 방식으로 손질되는지 직접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거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는 ‘처음 보면 충격받는 수산시장의 손질 실태, 이렇게 팔아도 되는걸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해 이 과정을 자세히 조명했다.

수산물 전문가이자 채널 운영자 김지민 씨는 “수산시장에서 이뤄지는 손질 방식이 충격적이었다는 제보가 왔다”며 문제의 쇼츠 영상을 소개했다. 김 씨는 “살아 있는 광어를 기절도 시키지 않고 바로 손질하고, 회를 뜨기도 전에 껍질을 벗긴다”며 “중간중간 수돗물까지 붓는 장면이 나왔다”고 전했다.
김 씨는 해당 영상에 대해 “’좋아요’ 수가 9.6만 개를 넘었고, 댓글도 600개 이상 달렸다. 반응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영상 속 상인은 비좁은 공간에서 단 하나의 도마와 칼로 손질부터 포 뜨기, 썰기까지 모두 처리했다.
외국인에겐 충격, 국내에선 논쟁… 회 손질을 둘러싼 시선들
영상이 공개되자 국내외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특히 외국인들은 쇼츠 영상 댓글을 통해 “산 채로 머리를 자르는 게 너무 잔인하다”, “먹거리 윤리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김 씨는 “외국에서는 산채 손질을 컬처 쇼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청자들은 회를 뜨기 전에 껍질을 벗기는 부분, 수돗물을 사용해 씻는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일식집처럼 도마를 구분하고 물을 쓰지 않는 것이 정석일 수 있지만, 재래시장은 환경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손님이 고른 활어를 즉시 손질해야 하기 때문에 피를 뺄 시간도, 도마를 따로 쓸 여유도 없다”며 “그래서 대가리만 자른 뒤 물을 계속 부으며 피를 씻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피가 완전히 빠지진 않지만, 미량의 혈액 성분이 생선의 풍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손질 방식, 왜 다르게 보일까
영상에서 또 하나 논란이 된 부분은 손질 도중 수돗물을 사용하는 장면이었다. 김 씨는 “포를 뜬 살에 물이 닿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맛있는 성분이 빠져나간다”며 “그래서 일식집에서는 물을 절대 안 묻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산시장 회는 숙성용이 아니라 즉석에서 먹는 활어회라는 점을 짚었다. 김 씨는 “삼투압은 수 시간에 걸쳐 일어나므로, 회를 바로 썰어 제공하는 시장에서는 맛 변화가 크지 않다”며 “오히려 수돗물이나 정수된 민물은 여름철 비브리오균 예방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껍질을 먼저 벗기는 방식에 대해서도 “도다리나 줄돔처럼 뼈째 썰어야 하는 생선은 껍질을 먼저 벗기는 것이 맞다”며 “작업의 신속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수십 년간 시장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회를 손질해 왔다”며 “외국인 눈에는 낯설고 잔인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문화적 차이”라고 했다. 이어 “물고기는 되고 개는 안 되냐는 질문처럼, 동물 복지의 기준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은 위생, 맛, 손질 방식 등 회 문화 전반을 되짚는 계기가 됐다. 김 씨는 “시장 구조와 현실적인 작업 환경을 감안하면 단순히 비판할 문제는 아니다”며 “앞으로 더 위생적인 방식으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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