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열리는 둘레길 ‘호랑비 숲길’

전남 나주시 다도면에 위치한 덕룡산 자락은 조용하고도 깊은 숲의 정취를 간직한 지역입니다. 특히 이곳에 자리 잡은 천년 고찰 불회사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히려 소박하고 고요한 분위기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최근, 이 불회사 일대에 조성 중인 ‘호랑비 숲길’은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의미를 지닌 둘레길로, 걷는 이에게 자연과 전설, 그리고 사찰의 고즈넉함을 함께 체험하게 합니다. ‘호랑비 숲길’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호랑이가 이 숲속에 있는 비자나무 군락지로 내려왔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불회사 주지 철인 스님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인간과 자연, 전설이 하나가 되는 길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해 1.5km 구간이 먼저 개통되었고, 올해 1.1km를 추가로 조성하여 오는 6월이면 총 2.6km의 숲길이 완성될 예정입니다. 이 길은 단순히 ‘걷기 좋은 길’이 아닙니다.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비자나무 숲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고, 불회사라는 유서 깊은 사찰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연의 조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이 둘레길은 바쁜 일상에서 쉼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 될 것입니다.

불회사는 백양사의 말사로, 덕룡산 중턱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찰은 동진 태화 원년(366년), 인도 승려 마라난타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조선 태종 2년(1402)과 정조 22년(1789)에도 중창 및 중건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사찰 이름인 ‘불회사’는 ‘부처님의 회상’, 즉 불법과 승가가 함께 하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지금도 그 가르침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입니다. 사찰 주변은 동백숲과 단풍나무로 둘러싸여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특히 이곳은 전남 지역 중에서도 단풍이 가장 늦게 물드는 곳으로 유명한데, 가을이면 붉은 단풍과 녹색 비자나무의 대비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숲 전체가 붉은 바다처럼 펼쳐집니다.

이 풍경을 더 가까이에서, 천천히 걷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호랑비 숲길입니다. 숲길은 불회사 경내에서 시작해 비자나무 군락지를 지나 사찰 주변의 산책로까지 이어집니다.
길 위에는 울창한 숲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곳곳에는 참선하거나 책을 읽기에 좋은 벤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길을 걷다 보면 수령 수백 년 된 비자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나무들은 단지 오래된 나무라는 의미를 넘어, 보호가 필요한 생태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크기 때문에 국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아래를 걷는 기분은 마치 숲의 시간을 함께 걷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오는 6월, 전 구간이 완공될 예정인 ‘호랑비 숲길’은 단순한 둘레길이 아닌, 자연과 문화유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도시의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조용한 숲속의 둘레길을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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