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영산포 등대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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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영산포 등대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알고 있다

글&사진/산마루 240630

나주 영산포 등대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안고 멈춰 섰습니다.

남도의 젖줄 영산강은 350리 굽이 처 흐르다가 비로소 나주에 와서야 강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강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고 배를 띄워 고기를 잡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

기름진 나주평야에서 우리 농민들이 구슬땀 흘려 지은 쌀을 일본으로 방출하기 위해 일제는 영산포를 개발하고 영산강을 오르내리는 어선들의 길잡이를 위해 영산포 등대를 세우게 됩니다.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알고 있던 영산포 등대는 이제 그 역할을 다하였지만 영산강은 새로운 문화의 뱃길이 되어 오늘도 유유히 흘러갑니다.

영산포 등대(영산포 자기 수위표)

1915년 일제는 드넓은 나주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수탈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영산강을 개발하고 뒤이어 영산강 수위를 관측하고자 영산포 등대를 세우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시에도 영산강 자기 수위표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목포에서 영산강까지 48km 수로를 오르내리는 배들의 이정표 역할과 수위 측정 역할을 했던 나주 영산포 등대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안고 멈춰 섰습니다.

내륙에 세워진 유일한 등대였던 나주 영산포 등대는 74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1989년까지 실제 사용하였던 등대입니다.

영산포 등대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영산포 등대와 인연이 깊은 영산포 홍어의 거리를 옆에 두고 오른쪽으로 난 영산강 둔치를 따라 내려가게 됩니다.

영산 포구와 영산포 등대, 그리고 홍어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입니다.

영산 포구에 홍어의 거리가 생겨난 역사는 멀리 고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려 조정에서는 왜구들의 침입으로 힘들어하던 섬사람들을 육지로 강제 이주시키는 쇄환 정책을 실시했고 이때 흑산도에 살던 사람들이 옮겨와 터전을 잡은 곳이 지금의 영산 포구입니다.

영산강 둔치에 접어들어 몇 걸음 이동하면 영산강 제5경이라는 금성상운이라는 표지석과 홍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반겨줍니다.

‘영산강 너른 품에 안긴 홍어 이야기’와 ‘삭힌 홍어 이야기’ 안내판을 통해 알아본 영산포 홍어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고려 조정 당시 쇄환 정책으로 흑산도에서 영강 즉 영산강 포구로 이주해온 흑산도 어부들은 흑산도까지 나가서 홍어를 잡아 영산포구로 배편을 이용해서 실어 나르게 됩니다.

보름이나 걸리는 항해 기간 중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아온 대부분의 고기는 썩거나 상했으나 유독 홍어만 멀쩡해서 먹어 보니 특유의 톡 쏘는 암모니아 냄새가 밴 홍어 맛이 별미였다고 합니다.

영산포 삭힌 홍어의 탄생이 시작된 것입니다

영산포 역사 갤러리

나주를 방문한 첫날 밤사이 내린 비로 영산강이 온통 카페라테 색으로 물들어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안고 멈춰 선 영산포 등대를 생각하니 왠지 애잔함이 가득했습니다.

국가등록문화재인 영산포 등대(영산포 자기 수위표)는 흰색 원통형 콘크리트 구조로 높이는 강바닥에서부터 아파트 3층 정도이며 국내 유일 내륙에 세워진 등대입니다.

당시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자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 또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영산강의 수위 측정을 목적으로 세워진 만큼 등대 기둥에 높이 측정자가 그려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젯밤 내린 빗물이 고여 5m까지 강 수위가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둔치에서 빗물에 잠긴 영산포 등대 모습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안고 멈춰 선 영산포 등대의 또 다른 모습을 보는 듯해서 씁쓸했습니다.

★영산포 등대 주변 가볼만한 곳

◆ 영산강 황포 나루터 황포 돛배 체험

-나주시 영산동 등대길 80

영산포 등대와 맞닿아 있는 황토돛배 체험을 통해 영산강의 문화적 가치와 풍류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황포돛배 체험을 위해서는 먼저 신분증을 제시하고 승선 신고서를 작성 제출하게 됩니다.

▷성인 :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유아~청소년 : 보호자 확인, 건강보험증, 주민등록등본 등

영산 포구 선착을 출발하여 천연염색박물관까지 왕복 10km를 운항하는 영산포 황포돛배 체험 요금은 아래와 같습니다.

▲성인 : 8,000원 ▲청소년 : 7,000원 ▲어린이 4,000원 ▲유아 무료, 단체 할인 있음, 나주 시민, 65세 이상, 장애인 등은 개인 요금의 50% 우대 할인 혜택이 주어집니다.

황포돛배에 몸을 싣고 남도의 젓 줄인 영산강을 유유히 거슬러 오르내리며 낭만을 느껴보는 것도 나주 여행의 또 다른 멋입니다.

◆ 영산포 홍어 거리

-나주시 영산동 251-5

나주는 예로부터 전주와 함께 전라도의 근간을 이룬 고장으로 곰탕과 함께 홍어가 나주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영산강을 옆에 두고 형성된 홍어의 거리에서는 흑산도 홍어의 참 맛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홍어 요리를 내놓는 음식점이 여럿 있어 선택에 어려움을 가질 수 있지만 어느 음식점에서나 홍어 본연의 맛을 선보이고 있으니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에서 홍어 한상을 맛보았다면 뒤편에 있는 일본식 가옥도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영산포 등대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안고 멈춰 섰지만, 남도의 젖줄 영산강을 따라 흐르는 문화의 향연은 끝이 없습니다.

국내 유일하게 내륙에 세워진 영산포 등대도 만나고 황포돛배 체험과 알싸한 홍어 맛까지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나주로의 등대 여행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영산포등대

전라남도 나주시 영산동 659-11

영산포홍어거리

전라남도 나주시 영산동 251-5

영산강황포돛배나루터

전라남도 나주시 등대길 80

나주역 (고속철도)

전라남도 나주시 나주역길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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