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철,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어도 불쾌지수가 배로 높아지는 때이다.
따가운 햇살에 푹푹 찌는 더위까지 외출이 꺼려지는 요즘,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놀거리를 찾고 있다면 주목해 보자. 서울의 중심, 종로에서 우리나라의 전통 소리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무료 박물관을 소개한다.
전통문화와 역사의 중심!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
서울의 중심, 광화문에 위치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그 위치에 걸맞게 우리 역사를 빠짐없이 기록한 한국의 대표 박물관이다. 한국인의 생활, 사회, 사건 등 대중문화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 특별전시가 없더라도 방문하기 좋다. 우선 박물관의 상설 체험관으로 향해 우리 전통문화를 시대별로 즐겨보았다.
Point 1. 응답하라 대한민국! 시대별 문화 체험이 가능한 상설 체험관 |
체험관의 입구에는 정체불명의 카드를 뽑는 기계가 있다. 무슨 카드인지 호기심에 뽑았는데 무작위로 배정하는 시대 카드였다. 체험관에 온 이 순간만큼은 이 시대의 사람이 돼 시대별 문화와 사건을 즐기는 방식이다. 대부분 카드의 바코드를 읽혀야 체험을 시작하기 때문에 시대 카드가 없으면 제대로 전시를 즐길 수 없다.
상설 체험관이라 시시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직접 뽑은 카드 속 인물을 ‘부캐’ 삼아 사진을 찍거나 게임을 하고, 증강현실 체험까지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우선 표어와 벽보를 만들어 게시판에 붙이는 체험부터 했다. 시대별 시대상과 중요 표어를 나타내는 종이를 골라 도장을 찍어 나만의 벽보를 만든다.
직접 리모컨을 누르거나 다이얼을 돌려 채널을 선택하는 텔레비전 체험도 있다. 과거에 방영한 인기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을 엿볼 수 있다. 다이얼 텔레비전은 처음 봐 신기한 마음에 이리저리 돌렸다.
마치 DDR게임처럼 노래에 맞춰 바닥에 표시한 버튼을 밟는 리듬 게임도 있다. 카드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그 시대의 유행가가 표시된다. 원하는 노래를 골라 그 노래에 맞춰 색색의 버튼을 밟으면 된다. 바코드 속 인물과 세대 차이가 꽤 나는 바람에 그나마 익숙한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골랐지만, 시대를 거스르는 명곡이니만큼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많은 체험 공간 중에서도 가장 재밌게 즐길만한 체험은 바로 ‘인생네컷’ 체험이다. 직접 그 시대 속 인물이 되어서 사건이나 상황에 처한 모습을 사진 찍을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2002년 월드컵이나 IMF 국가부도 사건, 금강산 여행 등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찍은 사진은 바로 인쇄해 소장할 수도 있고 메일을 입력해 인터넷으로 받아볼 수도 있다.
Point 2. 한류의 모든 것이 이곳에!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체험관 |
상설 체험관에서 계단으로 한 층 내려가면 특별 전시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가 등장한다. 다양한 체험 공간과 함께 한국의 대중문화에 영향을 준 여러 국가의 문화 전시 공간까지 총 4개 공간으로 구성한다. 화려한 미디어아트로 장식한 입구를 지나 우선 체험 공간부터 둘러봤다.
입구 바로 앞에는 노래방과 사진 부스가 있다. 전시관에서 노래방 체험이라니, 듣기만 해도 흥미로워 바로 들어갔다. 대중문화의 역사를 체험하는 전시관답게 옛날 노래를 재해석한 케이팝 노래를 골라 부를 수 있다. 원곡과 리메이크 노래를 조합하면 음악 반주가 시작된다. S.E.S의 노래를 재해석 한 에스파의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 H.O.T의 노래를 재해석 한 엔시티의 ‘캔디’까지 다양한 노래를 불러볼 수 있다.
노래방의 맞은편에는 인기 영화 포스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생 영화 한 컷’ 사진 부스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돼 시대별 유행했던 영화를 엿볼 수 있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사진 부스 옆에는 한류 드라마를 재현한 증강현실 체험 공간이 있다. ‘오징어 게임’이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혹등고래 등 인기 드라마 속 상징물을 증강현실로 구현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 세계인과 함께 케이 팝 춤을 출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지정한 위치에서 춤을 추면 사용자의 모습을 영상에 합성하는 원리다. 커다란 화면에는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만 타이베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글로벌 팬들이 케이 팝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광경이 보인다.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 각 도시의 팬들과 함께 춤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화면 아래에는 춤 동작을 알려주는 영상도 함께 재생되기 때문에 동작을 몰라도 마음껏 춤을 출 수 있다.
체험 공간 옆에는 한국 대중문화 속 미국과 홍콩, 일본과 전체적인 한류의 역사가 나타난 전시 공간이 있다. 유명 홍콩 영화의 삽입곡이나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시설부터 한국 영화에 삽입된 여러 노래들을 LP판을 사용해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쎄시봉’까지 다양하다.
쎄시봉에서 지난해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에 삽입된 ‘안개’라는 곡을 골라 들어봤다.
LP가 돌아가며 노래가 흐르자, 머릿속에서 영화 장면이 재생되는 기분이었다.
대중문화의 역사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방면으로 체험할 수 있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더위를 피하러 가기도 좋지만, 여러 이색 체험을 즐기러 가기에도 좋다. 올여름엔 가족, 친구, 연인 등 누구와 함께 가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으로 나들이 가보자.
글= 장주영A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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