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퀸(Julia Queen)의 로맨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은 낭만적인 스토리와 화려한 볼거리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2020년 공개된 시즌1과 작년 공개된 시즌2 모두 흥행해 넷플릭스 역대 시청 시간 순위에서 각각 4위,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며 작품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브리저튼에는 런던과 요크, 그리니치 등 영국의 여러 명소들이 등장한다. 그 중 드라마의 분위기를 가장 잘 담아낸 곳은 단연 ‘바스(Bath)’다. 국내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풍스러운 유럽의 정취를 잘 보존하고 있는 바스는 ‘브리저튼’ 외에도 ‘오만과 편견’과 ‘레 미제라블’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활용된 곳이다. 화려함과 고즈넉함이 공존하는 바스의 명소들을 구경해보자.
화려함과 고즈넉함이 공존하는 도시, 바스
바스는 영국 남서부 서머싯주에 있는 유명한 역사 도시다. 영국에서 유일하게 온천수가 발생하던 곳으로, 약 1세기 중반 로마인들이 공중 목욕탕 ‘로만 바스(Roman Bath)’와 사원을 세우면서 도시가 형성됐다. 바스라는 이름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온천 덕분에 바스는 예로부터 휴양과 사교의 도시로 정평이 났으며 유럽 유명 인사들이 다녀간 곳으로 알려졌다.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이 거주했던 지역으로도 유명하며 그녀의 작품 『설득』 과 『노생거 사원』 등은 바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18세기 영국의 모습이 잘 보존된 바스는 198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바스에는 다양한 극장, 박물관, 유적지 등이 있으며 매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바스의 유명 명소들에 대해 하나씩 소개한다.
로만 바스
Roman Bath
고대 로마인들의 공중 목욕탕으로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역사적인 장소다. 대략 1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로마군이 주둔하던 4세기까지 운영되다가 중세에는 수도원 시설로 활용되었고, 17세기 이후 귀족들을 위한 휴양지로 재개발됐다. 오래전 목욕탕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스파 시설과 박물관 등이 지어져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 명소다.
로만 바스에는 목욕탕, 신전, 분수대, 박물관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박물관에선 로마 시대 유통된 화폐들과 유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를 활용해 목욕탕과 관련한 역사를 접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로마 시대 복장을 입고 있어 여행객들은 마치 고대 로마인이 된 듯한 기분을 즐길 수 있다.
로열 크레센트
Royal Crescent
‘크레센트’란 초승달 모양으로 된 광장 혹은 거리를 칭하는 말로, 로열 크레센트는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크레센트로 손꼽히는 곳이다. 곡선을 그리며 길게 이어진 건물들은 총 30채의 테라스 하우스가 연결된 것으로 현재는 럭셔리 호텔과 박물관 등으로 사용 중이다. 넓은 공원을 앞에 둔 기다란 건물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로열 크레센트는 영국의 건축가 존 우드 더 영거(John Wood the Younger)가 설계했으며 8년에 걸친 공사 끝에 1774년 완공됐다. 존 우드 더 영거는 아버지 존 우드 더 엘더(John Wood the Elder)와 함께 영국의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불린다. 그는 로열 크레센트 외에도 바스의 여러 건축물을 설계했다. 로얄 크레센트는 금빛 석회암을 사용해 따뜻하면서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브리저튼’ 시즌 1, 1화에서 처음 등장하는 거리가 바로 로열 크레센트다. 작중 주인공들이 산책을 하며 사교활동을 하는 장소로 자주 활용됐다. 건물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걷다 보면 마치 18세기 영국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워낙 아름다운 건물이라 영화 ‘설득’과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건물 오른쪽에는 ‘No.1 로열 크레센트’라는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내부는 18세기 가구와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당시 영국인들의 생활상을 구경할 수 있다. 박물관 외부도 매력적으로 꾸며져 있는데, 이곳은 ‘브리저튼’에서 페더링턴(Featheringtons)가의 집으로 활용되었다.
홀번 박물관
Holburne Museum
윌리엄 홀번 경(Sir William Holburne)의 컬렉션을 중심으로 1793년 지어진 박물관으로 전시와 공연 등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순수 예술과 장식 미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박물관이다. 아름다운 건물은 ‘브리저튼’에서 레이디 댄버리(Lady Danbury)의 타운하우스 외관으로 활용됐다. 이외에도 영화 ‘공작 부인’과 ‘배니티 페어’ 등 다수의 작품에서 배경으로 등장했다.
바스 수도원
Bath Abbey
로만 바스 근처에 있는 성공회 교구 교회로 757년 앵글로색슨족의 교회로 설립되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인 만큼 크고 작은 증축을 거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수직적인 고딕풍의 외관과 부채꼴 모양의 천장이 특징인 곳이다. 레이스처럼 보이는 본당 건물 천장은 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제인 오스틴 센터
Jane Austen Centre
영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가 제인 오스틴을 기리는 박물관이다. 제인 오스틴과 바스의 인연은 깊다. 그녀의 부모님이 바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제인은 1801년부터 1806년까지 이곳에서 거주했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바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을 집필하기도 했다.
제인 오스틴 센터는 그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등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카페와 음식점들도 함께 있다. 리젠시 시대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생활양식을 느낄 수 있다.
*리젠시 시대: 1795년부터 1837년까지 조지 3세 통치 후반부와 조지 4세, 윌리엄 4세의 재임기간을 통칭하는 말이다. 조지 3세의 정신병이 악화되며 그의 아들 조지 4세가 섭정을 시작하며 ‘리젠시(Regency)’란 말이 붙었다. 영국의 귀족적인 문화가 성행한 시기로, 화려하고 우아한 건축물과 예술들이 유행했다. 소설 ‘오만과 편견’과 드라마 ‘브리저튼’의 배경이 된 시기이기도 하다.
글= 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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