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 4대 문명인 황하 문명의 발상지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문화와 번성의 역사로 수많은 유적을 찾아볼 수 있다. 진시황릉과 만리장성 등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부터 황릉 풍경구와 쓰촨성 판다 서식지 등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갑골문과 본초강목 등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까지 총 61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세계유산 보유국이다.
중국의 문화유산 중 베이징에서 만날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4곳을 추려봤다.
월드클래스 문화 유적을 중심으로 중국의 역사를 알아보자.
01 자금성 : 명·청 시대의 궁궐 Imperial Palace of Ming and Qing Dynasty, 紫禁城 |
자금성은 명과 청 왕조 시대의 궁궐로, 5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중국의 상징적, 정치적 수도역할을 했다. 동서로 760m, 남북으로 960m 총 72만㎡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붉은색 벽과 어우러진 황금빛 기와는 자금성의 상징과도 같은데, 황금색은 황제의 색깔로 부를 상징하는 중국의 대표색이다. 온통 금빛으로 칠해진 자금성의 지붕은 당시 왕조의 권위를 상징한다. 금빛 기와와 붉은 벽 외에도 청백색 석좌, 백색 돌계단 등 화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자금성 내에서는 일명 9999개의 방과 아름다운 황실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현재 고궁박물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수많은 수공예품과 역사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그 역사성을 인정받아 1961년 중국의 전국 중점문물보호물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02 만리장성 The Great Wall, 万里长城 |
중국의 문화유산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중 하나, 만리장성이다. 지구상에서 사람이 건조한 건축물 중 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로, 광대한 대륙의 경치와 어우러진 완벽한 건축물로 꼽힌다.
웅장한 규모와 역사성으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중국 여행 시 꼭 들르는 곳으로 손꼽히는 중국의 상징적인 문화유산이다. 세계적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David Copperfield)가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통과 마술을 선보이고, 할리우드에서 만리장성을 주제로 한 영화 ‘그레이트 월(The Great Wall)’이 제작됐을 정도다.
만리장성은 기원전 220년 진시황이 북방 민족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하여 쌓은 중국의 성벽이다. 한나라 시대(기원전 202년~220년)에 흉노족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하여 만리장성을 더욱 확장하는 등 끊임없는 확장과 보수를 거쳤다. 이러한 축조는 명나라 시대(1368년~1644년)까지 이어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장대한 규모의 군사 시설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동안 오직 전략적 목적으로 유지된 군사 건축물로서 의의가 있다. 또한, 만리장성 축조 과정 중 백성의 고난, 건축 형식의 변모 등을 보여주는 등 만리장성은 복합적이고 통시적인 문화재로서 중요성을 가진다.
역사적, 전략적 중요성과 함께 건축학적 가치를 바탕으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기록되었다.
03 이화원 Summer Palace, 颐和园 |
베이징 하이뎬구(海淀區)에 있는 황실 정원이자 궁전 이화원은 중국 정원 조경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곳이다. 청나라 시대 서태후가 무더운 여름을 보낸 여름 별장으로, 여름 궁전(Summer Palace)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2.9㎢에 달하는 면적 중 2.2㎢, 이화원 면적의 약 ¾을 차지하는 거대한 인공 호수 쿤밍호(昆明湖)가 이화원 관람의 백미다. 여름에는 유람선이 운행되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쿤밍호에서의 뱃놀이를 즐긴다. 쿤밍호를 감싸고 있는 만수산에는 아름다운 누각이 있어, 이화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화원은 휴식 및 유람 구역인 쿤밍호 외에도 생활 거주 구역, 정치 활동 구역 등 3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정치 활동 구역은 황제가 정사를 돌보던 곳으로, 옥좌와 향로, 병풍 등이 진열되어 있다. 생활 거주 구역은 왕실 인물들이 거주하던 생활공간으로, 완서우산을 조망하는 뛰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생활 거주 구역을 연결하는 긴 복도 창랑(长廊)의 천장과 벽에는 만여 점의 그림이 걸려있어 이화원의 명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화원은 인간과 자연이 화합하여 만든 작품으로, 중국 정원 조경술의 창조적인 예술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언덕과 광활한 호수 등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누각, 전각, 궁전 등 인공 조형물이 자아내는 미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04 천단 공원 Temple of Heaven, 天坛 |
천단 공원은 15세기에 지어진 황제의 제례 제단과 제례용 건축물이 모여 있는 정원이다. 자금성의 4배에 이르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공원 내 건축물의 배치는 고대 우주론의 핵심인 ‘땅과 하늘’, ‘인간 세계와 신의 세계’의 관계를 나타낸다. 천단 공원이 가진 상징적 배치에서 2000년 이상 이어진 봉건 왕조의 권위를 유추할 수 있다.
중국 문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우주생성론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적으로, 건축과 경관 설계 방면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특히 천단 공원의 배치와 설계는 수 세기에 걸쳐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유적이다. 1406년 건축을 시작하여 1420년에 완공되었으며 당시에는 천지단(天地壇)으로 불렸다. 이후 1530년 동쪽에 일단(日壇), 북쪽에 지단(地壇), 서쪽에 월단(月壇) 총 3개의 제단을 추가하면서 천단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원구단은 황제가 하늘에 제를 올리기 위한 의식을 거행한 장소로, 매년 동지에 풍작을 감사하는 의식을, 가뭄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곳으로 사용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 기년전(祈年殿)은 황제가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 제단이다. 천안문, 자금성과 함께 베이징의 상징으로 꼽힌다. 3층의 청색 유리 기와지붕과 금빛으로 가득 찬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며, 중국 건축 사상 중요한 건축물로 간주된다.
중국 문명의 우주관을 담고있는 천단 공원의 배치 등 가치가 인정돼 199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글 = 정윤지 여행+ 인턴기자
검수 =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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