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아이유 다녀갔다’ 칸 휩쓴 부산 영화 촬영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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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란히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받은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칸영화제 수상작, 6월 개봉, 유명 감독과 배우들의 만남 외에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 두 편 모두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장 감독들이 촬영지로 선택한 부산 스폿 4곳을 소개한다.

먼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2021년 약 두 달 동안 연산동, 전포동, 다대포해수욕장 등 부산 지역 13곳에서 촬영했다. 지난 5월 10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이주영은 “감독님이 일본 분이신데 어떻게 한국의 이런 장소를 아시나 싶어서 놀라웠다. (중략) 촬영지 전체가 휴양지 느낌이어서 일한다기 보다 쉬러 온 느낌이 들었다”라며 로케이션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01

다대포 해수욕장

다대포 해수욕장은 부산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해수욕장으로도 유명한데, 그 이유는 해변공원에 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 그네 등 휴식 공간이 공원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여유를 즐기기 제격이다. 해안가를 따라 심어진 소나무 사잇길을 지나면 다대포 해수욕장이 펼쳐지는데 솔향과 바닷바람의 조화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2017년 부산 1호선 ‘다대포해수욕장 역’이 완공해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다.

또한 낙동강 하구 최남단에 위치해 수심이 얕고 모래가 부드러워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밀물과 썰물이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고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일출과 일몰로도 유명한데, 특히 일몰 시간에 넓은 백사장에 붉은 석양이 비쳐 화려한 광경이 펼쳐진다.

다대포해수욕장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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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포 삼거리 & 카페거리

영화 <브로커>의 공식 예고편에서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벽화를 등지고 우울한 표정으로 서있는 장면은 유독 시선을 끈다. 이곳은 전포동에 위치한 전포삼거리 버스정류장으로 빛바랜 벽화와 손때묻은 공중전화가 부산의 90년대 모습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동안 영화 혹은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버스정류장이 팬들에게 ‘성지순례’ 장소로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이 공식이 유효할지 궁금해진다.

전포동에서 버스정류장만 둘러보고 떠나기 아쉽다면 전포 카페거리로 이동해 보자. 부산 2호선 전포역을 기점으로 왼쪽에 자리 잡은 카페거리는 원래 ‘공구골목’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자동차 및 기계 공구와 부품을 파는 가게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공구 가게들이 떠난 골목에 2010년 바리스타들이 모여들며 카페거리로 이름이 알려졌다. 2017년 뉴욕타임스 선정 ‘2017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52개 장소’, CNN 선정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2020년부터 2021년 초까지 23개 로케이션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한국해양대학교를 비롯해 부산의 16개 구·군 중 무려 14곳을 담아냈다. 부산 전역의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여행지들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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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헤어질 결심> 공식 예고편에서 박해일과 탕웨이가 대화를 나눈 이곳은 범어사 종루로 추정된다. 범어사 종루는 범어사 내부에 위치한 2층 누각으로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건물이다. 종루에 매달려 있는 이 동종은 높이 127.0cm인 규모가 제법 큰 범종이다. 종은 윤곽선이 아래로 가면서 서서히 넓어지며 원만한 곡선미를 보여 주고 있다. 현존하는 18세기 범종으로는 규모가 제법 큰 편에 속하는 작품이며, 조선 후기 범종의 대표작으로 언급되기도 하는 문화재이다.

종루 외에도 살펴볼 만한 곳은 처음 들어서면 만나는 ‘조계문’이다. 모든 법과 진리가 모두 갖추어져 일체가 통한다는 법리가 담겨 있어 일명 삼해탈문(三解脫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지을 때 건물의 안정을 위해 네 귀퉁이에 기둥을 세우지만, 범어사 일주문인 조계문은 기둥이 일렬로 나란히 늘어선 것이 특징이다.

대웅전을 기준으로 석탑 아래쪽에 숨겨진 대나무 숲길은 전경이 독특하다. 유독 범어사에 많이 자란다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이곳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한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햇빛을 피할 수 있고 근처에 계곡까지 있어 많은 방문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범어사

부산광역시 금정구 범어사로 250 범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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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

캠퍼스 주변이 모두 청정해역으로 둘러싸인 한국해양대학교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섬 캠퍼스’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외 각 기관, 단체들이 견학을 하고 갈 만큼 아름다운 자연 경관 속 친환경 캠퍼스를 뽐내고 있다. 한국해양대학교가 위치한 아치 섬은 영도의 동남쪽에 있는 섬으로 원래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라 불렸다.

편하게 바다를 둘러보고 싶다면 해양대학교 내에서 아치 해변으로 가는 길인 ‘아치 둘레길’을 추천한다. 2018년 8월에 만들어진 이 길은 목재 데크로 다리를 놓아 부산에서 배를 타지 않고도 부산항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길이는 총 656m로, 태종대와 대마도를 한눈에 관망할 수 있는 331m 코스와 부산항과 오륙도를 볼 수 있는 325m 코스로 나눠져 있다. 동해바다 수평선은 물론 태종대와 오륙도를 한번에 둘러볼 수 있어 이색 둘레길로 꼽힌다.

한국해양대학교아치캠퍼스

부산광역시 영도구 태종로 727

여행+ 정미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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