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여행을 하며 월출산행을 위해 영암으로 가던 중 전통사찰 성륜사를 들러 곡성 여행까지 하게 되었네요. 원래 목적했던 곳은 아산 조방원 미술관이었는데 정작 미술관은 못 가고 성륜사만 다녀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성륜사
전라남도 곡성군 옥과면 미술관로 287
전라남도 여행 전통사찰 성륜사 곡성 여행 영상 1분 43초.
일주문에 설령산 성륜사(雪靈山聖輪寺)라 적혀 있기에 뒤에 우뚝 솟은 산이 설령산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지도를 찾아보니 설령산 아니고 설산(雪山)이라고 한다. 왜 설산인고 하니 정상부 바위가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덮인 것처럼 보인다 하여 설산이라 불렀다 하는데 내 눈엔 딱히…
여하튼 성륜사에서는 설산을 그대로 부르지 않고 설령산이라 했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다.
일주문을 지나 대략 100m쯤 걸어가면 등장하는 금강문.
일주문 다음으로 세워진 금강문(金剛門)은 금강역사가 지켜서 있으며 불법을 훼방하려는 사악한 세력이나 사찰로 들어오려는 잡신과 악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금강문의 왼쪽에 서 있는 밀적금강과 오른쪽에 서 있는 나라연금강과의 인사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서니 왼쪽으로 종무소와 불교용품 상점이 있다. 곡성 여행을 하며 사찰 탐방에 목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종무소에 들러 알고자 하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
나의 개인적인 욕심으로 전라남도 여행을 시작했던 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성륜사의 주산인 설산을 올라가 볼까 궁리를 해본다. 설산이라 이름 붙은 이유를 직접 올라가 확인해 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이랄까?
종무소 맞은편에 조성된 작은 정원?
석불원이라 명명된 이곳은 아산 조방원 선생의 송덕비(頌德碑)와 기념하기 위한 작은 공원이다.
성륜사는 아산 조방원 선생이 기증한 10만여 평의 땅에 세워진 사찰이기에 만일 조방원 선생이 땅을 기증하지 않았다면 이곳에 자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산 조방원 선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양화가로 ‘남도화의 완성자’, ‘남종화의 마지막 거장’이라 불리는 분이며 국전과 상을 수여받았으며 1999년에는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수여받은 한국 수묵산수의 대가이다. 다시 전라남도 여행을 오게 된다면 설산 산행과 함께 아산 조방원 미술관도 함께 찾아볼까 한다. 현재 리모델링 중이라 방문이 어렵지만 수개 월 뒤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한다.
조금 더 올라 왼쪽으로 범종각.
범종을 달아 놓기에 범종각이라 하고 실제 현판에도 범종각이라 쓰여있지만 구조상 중층으로 되어 있어 범종루가 더 맞는 표현이 아닐까도 싶다.
돌담 너머로 배롱나무가 넓게 가지를 벌리고 뒤로 한옥건축물이 보이니 보기에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이런 맛에 전라남도 여행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북쪽 지방의 정취와는 다르다.
이곳은 육화당이라 쓰여 있는데 정확한 용도는 모르겠고 보아하니 승방이거나 선방이 아닐까 싶다.
승방 등의 요사채라 짐작하는 법성당과 육화당 사잇길로 오르면 정면으로 백련당이 있고 그 왼쪽으로 정운당이 있는데 이곳들 역시 법당이 아닌 승방 등의 요사채라 짐작하고 있다.
백련당을 지나 오른쪽 위로 보이는 지장전을 향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은 지장전 왼쪽은 대웅전.
그러고 보니 이번 곡성 여행 중에 들른 사찰 성륜사의 경사가 꽤 있는 편이다. 당우를 짓기 위해 평탄작업을 하고 계단이나 비탈 길로 다음 단을 만들어 놓았음이 매 층마다 보인다.
지장전(地藏殿)은 장보살(地藏菩薩)을 주불(主佛)로 봉안하고 있기에 지장전이라 하는 것이며 유명계의 심판관인 십왕(시왕 十王)을 봉안하고 있기에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현세 기북신앙과 내세 구원신앙이 합쳐지며
고려 말 이후 분리되어 있던 지장전과 시왕전이 합쳐지며 명부전이 되었다.
명부전은 중앙에 지장보살을 모시고 협시로 지옥을 출입한 승려 도명존자와 전생부터 지장보살과 인연을 맺었다고 하는 무독귀왕을 둔 뒤 그 좌우에 명부시왕을 두는 것이 통례다.
지장보살은 구원을 상징하기에 모든 인간이 구원을 받을 때까지 자신은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루겠다고 하며 천상에서 지옥에 이르는 육도(六道)의 중생을 모두 교화시켜 성불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에 지장전(명부전)은 조상의 천도를 위한 근본 도량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지장전 앞에서 내려다 본 성륜사 전경.
전라남도 여행을 와 이 정도의 풍경을 봐주는 건 당연하다 생각된다. 보기에 참 좋다.
이제 중심 법당인 대웅전 방향으로 오른다.
성륜사 대웅전은 대상그룹의 임창욱 명예회장의 시주로 1990년 9월 대웅전, 1991년 2월 지장전, 1992년 9월 금강선원, 법성당, 정운당, 일주문 등의 불사가 이뤄졌다. 이후 순차적으로 종무소, 벽산당, 금타 대화상의 탑비와 부도탑, 금강문, 청화 대종사의 탑비와 부도탑, 설령각, 적멸보궁이 건립됐다.
저 위에 놓인 건물이 설령각.
설령각의 정확한 용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사찰의 조사전과 동일하지 않을까 추측했었으나…
당우 안을 들여다보니 삼성각을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었다.
의도치 않게 진행된 곡성 여행이었고 미술관의 리모델링 공사와 맞물려 계획에 없던 성륜사 방문이었는데 그 모든 것이 마치 계획된 것처럼 만족스럽다.
위로 오르는 대나무 숲길에 호기심이 생기긴 하지만 위로 오르면 금강선원과 조선당, 성륜사탑전 등이 있음을 알기에 이 정도에서 패스한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숲길로.
숲길을 걸으니 사찰이 아닌 걷기 좋은 길의 곡성 여행이라 생각이 든다.
자그마한 숲길을 잠깐 걷는 것임에도 꽤 좋다.
조금만 더 길었다면 더더욱…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