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컴백…게임사들, 실적도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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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스타 2023 현장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길게는 8년 만에 지스타 현장에서 게임 팬을 만난 게임사들이 신작을 대거 내놓고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이들의 신작은 지스타 개막 첫날부터 내린 차가운 빗속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우울한 최근 실적을 중장기적으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엿보게 했다.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게임으로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에 무려 8년 만에 컴백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도 취재진을 직접 대면하며 “플레이어가 원하는 바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 개발도 그런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기존 주력 MMORPG의 변화뿐 아니라 장르 다변화를 예고했다. 다른 게임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공식 간담회가 아닌 이상 취재진을 이리저리 피해 다녔는데, 김 대표는 오히려 무대에 올라 짧은 인터뷰를 자처해 주목을 받았다.

엔씨의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THRONE AND LIBERTY)의 론칭 버전을 공개했을 땐 게임팬들의 호평이 실시간으로 쏟아져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3분기 엔씨의 매출은 전년보다 30% 감소한 4231억원, 영업이익은 89% 줄어든 165억원에 그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특히 엔씨는 김택진 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슈팅 게임 ‘LLL’,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등 다양한 장르 신작을 지스타에 선보여 “이곳이 리니지의 엔씨 부스 맞느냐”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은 야심작 3종을 상세히 소개하는 간담회를 잇따라 개최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홍광민 넷마블엔투 PD는 “넷마블엔투 내부에서 RF의 포지션은 회사를 가장 크게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되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김남경 넷마블 사업본부장은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Origin)은 2억, 3억 다운로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박헌준 넷마블에프앤씨 PD는 “전세계 애니메이션 팬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00억원에 그친 웹젠은 이번 지스타 B2C관 참가가 7년 만이었다. 신작 ‘테르비스’를 비롯해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라그나돌’ 등 서브컬처 장르 게임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아낌없이 나타냈다.

부진의 늪에 빠진 펄어비스는 개발중인 신작 ‘붉은사막’을 글로벌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시연하며 “영화 같다”는 호평을 얻어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우수 IP(지식재산권)를 한땀한땀 만들어 롱런하는 게임사다운 행보로 분석된다.

/그래픽=비즈워치

기세 굳히기는 ‘각양각색’

실적이 견조한 게임사들도 ‘기세’를 굳히기 위한 행보에 적극적이었다. 지난 3분기 게임업계 영업이익 2위(상장사 기준)를 찍은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크래프톤이 지스타에 선보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현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게임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이 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몰린 사람들은 2~3시간 기다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2년 연속 맡은 위메이드는 올해의 최고 흥행작 ‘나이트 크로우’가 게임대상을 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긴 했으나, 기세는 예사롭지 않다. 위메이드엑스알의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라운드원스튜디오의 야구 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 등 신작 2종을 선보였고, 블록체인 및 게임 사업을 통한 중장기적 실적 개선을 강하게 자신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우리의 자존심, 기세, 위세를 확고히 할 것”이라며 “내년 글로벌 나이트크로우는 올해와 비교해 몇 배의 성과를 보일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적이 치솟고 있는 그라비티는 다양한 플랫폼,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 등 총 26종의 출품작을 선보여 맑은 날 우산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맏형’ 넥슨은 B2C 참가를 하지 않았으나, 인기 축구 게임 ‘FC 온라인’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내실을 다지는 행보였다. 넥슨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7% 증가한 4202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스타에 참가하기 위한 시연용 게임, 동영상을 만드는 시간에 실제 게임 개발과 출시에 집중해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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