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기술산업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인 92조원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블리자드를 통해 엑스박스와 구독 게임에도 탄력이 붙으면서 글로벌 게임산업에도 재편이 예고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반독점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합병이 마무리돼야 하는 지분 거래 마감일은 오는 18일까지다.
이는 지난해 1월 인수를 발표한지 1년 9개월 만으로, 앞서 세계 각국 정부에서 MS의 독점을 우려하며 장기화됐다.
하지만 영국 반독점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이 인수 승인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됐다. MS가 15년간 블리자드 게임 판권을 프랑스 게임회사 유비소프트에 매각하겠다는 등 독점 우려 해소 방안을 제시하면서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의 블리자드 인수 거래 중단을 명령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자 항소했으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콜오브듀티 등 유명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한 거대 게임사다. 이번 인수로 MS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중국 텐센트, 일본 소니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를 잇는 3위 기업 규모로 올라설 전망이다.
나아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큰 격차를 보이며 뒤지고 있는 MS 엑스박스가 블리자드 게임을 독점 서비스할 경우 게임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통한 인기 게임 라인업으로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형 게임 서비스 ‘게임패스’를 크게 강화한다는 목표다. 구독형 게임은 일정한 요금을 내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서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으로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사장은 이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오늘은 게임하기 좋은 날”이라며 블리자드와 함께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관점을 기념할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이용자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이야기와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스펜서 사장은 인수 후 블리자드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국내 업계에서도 이번 인수의 파장을 주의깊게 살피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엑스박스가 블리자드 IP를 소유하면서, 글로벌 시장과 콘솔 플랫폼에 진출하는 국내 IP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