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확장현실(XR) 헤드셋 ‘메타 퀘스트3’가 10일 국내 시장에 상륙한다. 머리에 착용하는 HMD 방식 XR기기 단점으로 지목된 무게와 착용감 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디스플레이와 처리성능 또한 두배 가까이 향상됐다.
메타 퀘스트3는 내년 출시를 앞둔 애플 비전프로와 더불어 XR 시장 기폭제 역할을 할 ‘게임체인저’로 손꼽힌다. 메타 스토어 조기 입점으로 기반을 다진 국내 VR 게임사 역시 본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대응, 가시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메타 본사에서 진행된 퀘스트3 제품 발표 행사 현장에는 스토익엔터테인먼트와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컴투스로카, 데브유나이티드게임즈(DUG) 등 국내 VR 게임 개발사가 초청됐다. 퀘스트3 글로벌 출시에 맞춰 메타 측과 게임 최적화 대응 및 마케팅 관련 긴밀한 협업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 퀘스트3는 새롭게 개발된 ‘팬 케이크 렌즈’ 적용으로 부피가 전작 대비 40% 이상 줄었다. 눈 앞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쪽 무게중심이 보다 안정적으로 설계돼 착용 시 이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줄였다. 시야가 차단되는 XR 기기의 안전문제 역시 실시간으로 외부 환경을 3D 렌더링해 패스쓰루(투시)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해결했다.
중앙처리장치(CPU) 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전작보다 200% 이상 높아졌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4.2K로 이질감 없이 몰입도 높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향상된 기능을 바탕으로 가상 환경에 현실 정보를 복합적으로 부가하는 혼합현실(MR)에 특화됐다.
하드웨어적 한계로 게임 개발과 외형 성장에 제약을 받았던 VR 게임 업계는 퀘스트3 출시에 큰 기대감을 걸고 있다. 메타 스토어 공식 오픈 이후 입점한 첫 한국 게임 ‘월드워툰즈: 탱크 아레나VR’를 만든 스토익, 지난해 메타와 1인칭슈팅(FPS) VR 게임 공급계약을 체결한 스코넥 등도 퀘스트3에 최적화한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김홍석 스토익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마커 저커버그 메타 대표가 이번 퀘스트3 발표에서 강조한 세 가지는 가상공간과 인공지능(AI), 스마트 글라스였다”며 “퀘스트3를 직접 시연해 본 대부분의 VR 게임·콘텐츠 개발사 역시 관련 시장 확대에 큰 기대를 걸게 됐다”고 말했다.
컴투스 VR 자회사 컴투스로카는 메타 오프라인 쇼케이스 이벤트 ‘메타 커넥트 2023’에 참가해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를 선보였다. 지난해 미라지소프트에서 사명을 변경한 DUG는 오큘러스코리아 출신이 창업, 국내 기업 가운데 오큘러스 플랫폼에 가장 먼저 입점한 VR 전문 게임사다.
‘쿠키런’ 지식재산(IP)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데브시스터즈 역시 연내 첫 VR 액션 게임 ‘쿠키런: 더 다키스트 나이트’ 챕터1을 메타 퀘스트 스토어를 통해 출시할 계획이다. 쿠키런 게임 프랜차이즈 최초로 VR에 도전, IP 성장과 유저 경험 확장에 속도를 낸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메타 퀘스트3 유통을 맡았다.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활용하는 방안도 메타와 함께 논의 중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